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한 발짝만 빨리 움직여도 그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보통 일반인들은 어떤 상황이 상당기간 진행된 후 언론 등에서 본격적으로 보도되고 나서야 관심을 갖는다. 또 어떤 호재를 만났다하더라도 우물쭈물 의사결정을 미루다가 끝물에 가서야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부자들은 정반대다.

 언론에 보도되기 전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먼저 투자한 후 느긋하게 기다린다. 한참 후 일반인들이 달려들고 이슈가 되면 자신들이 투자한 대상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부자들은 어떻게 경기 변동을 예측하고 시장 흐름을 빨리 파악할 수 있을까? 답을 찾아보면 부자들은 다른 부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 시장은 초기 선두 세력이 입질을 하고 분위기를 형성해야만 움직인다. 즉,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가 움직여야 시장이 움직인다는 얘기다. 자금력이 있는 사람은 결국 부자들이다. 부자들은 본능적으로 부자가 움직여야 시장이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부자들이 다른 부자들의 생각을 아는 방법은 여러 가지 경로가 있다.

 첫 번째는 본인들의 사적인 커뮤니티를 들 수 있다. 필자가 아는 60대 초반 여자 고객의 경우 지금은 분당에 거주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강남의 모 아파트에 살았다. 이때 알게 된 주변사람들 6~7명과 정례적으로 식사모임을 하고 있다. 그 멤버들은 모두 상당한 수준의 자금력을 갖고 있다. 특히 남편들이 대기업 임원, 고위 공무원, 사업가등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흐름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위치에 있다. 이런 관계로 한번 점심식사를 하면 웬만한 경제 보고서 수준의 정보를 듣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재작년 부동산 투자가 호기였을 때 그랬고, 작년의 경우에는 중국 시장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 이 사람들의 특성은 항상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를 대비해 MMF(머니마켓펀드)나 RP(환매조건부채권) 등에 자금을 대기시켜놓았다가 기회다 싶을 때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법을 쓴다.

부자의 정보가 모이는 곳에 돈이 있다

 두 번째는 금융기관의 프라이빗뱅커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청담동 PB센터의 경우 바깥에 간판도 없었고 교통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부자들이 많이 거래하는 곳 중 하나였다. 물론 프라이빗뱅커들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계속 거래를 유지했던 건, 바로 자신과 같은 부자들이 많이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자신과 비슷한 자금력과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에 관심이 있고, 투자를 하고 있는지 빠르게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그 곳이기 때문이다. 즉, 부자들의 정보 집합소인 셈이다. 고객들은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에 앞서 대부분 다른 고객들의 최근 흐름을 파악하고자 한다. 여기서 파악한 다른 부자들의 동향과 자신이 사적 커뮤니티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종합해서 경제나 시중 돈의 흐름을 꿰뚫고자 한다.

 이런 관계로 부자 고객들이 요구하는 프라이빗뱅커에 대한 조건도 꽤나 까다롭다. 출신 학교 (꼭 일류대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라이빗뱅커의 개인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나 관리 자산 규모 (너무 많아도 곤란하고 너무 적어도 곤란) 또는 유력 인사의 자산 관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 등을 살피는 것은 기본이었다. 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이미지 등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지점장이 연결해 주는 프라이빗뱅커를 그대로 본인의 자산관리사로 삼았지만 요즘은 교체해 달라는 요구도 심심찮다. 그만큼 자산 관리를 해주는 프라이빗뱅커의 정보 수집력과 전달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부자들이 많이 보는 언론 매체는 꼭 챙겨본다. 언론은 보거나 읽는 사람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부자들이 보는 신문이나 TV프로그램등은 가능한 꼭 챙겨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일간지나 경제지 같은 것은 반드시 챙겨본다.

 한 고객은 우리나라 부동산 인터넷 매체 중 하나인 B사의 사이트에서 토론장에 올라오는 일반인들의 의견을 보고 부동산 흐름을 파악하기도 했다. 부동산이 조금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그 토론장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경제연구소나 주식, 부동산 쪽의 전문가 한두 명 정도는 사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 고객 중 강남의 대형부동산중개업소의 부동산중개인과 20년 가까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자산을 부동산으로 늘려왔는데 그 정보의 소스가 바로 그 부동산중개인이다. 물론 중개수수료는 듬뿍 지불한다. 그 부동산중개인은 자신이 현장에서 듣는 부동산 흐름을 바로 바로 그 고객에게 전달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물건이 있을 때는 최우선적으로 그 고객을 배려해주고 있다. 또 어떤 CEO고객은 필자에게 연구소 임원이나 거시경제 분야의 연구원과의 식사 약속을 자주 주문하곤 했다. 주로 공식적인 연구소의 리포트 견해보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많이 듣기를 원했다. 아무래도 공식적인 견해는 여러 가지 내·외부 제약을 받지만 솔직한 개인 의견은 경제 동향이나 돈의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면 일반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자들의 방식을 현실적으로 따라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영향력 있는 사적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어렵고 수수료를 많이 주고 좋은 부동산중개인을 만들어 놓기도 쉽지 않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부자를 많이 알고 있는 금융기관의 프라이빗뱅커를 자신의 자산관리사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나에게 부자들의 정보를 줄 수 있는 자산관리사가 누구인지 자세히 살펴보는 게 단발적인 주식이나 펀드 정보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이게 장기적으로 돈 버는 지름 길이다.

김선열 삼성증권 FnHonors 분당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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