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5억 거뜬! “기업으로 키울 거예요”

 “생각을 조금만 바꿔 몸에 좋은 오리고기를 어떻게 하면 대중들이 더 친숙하게 접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고 노력한 결과, 오리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육질이 좋은 마늘오리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마늘오리로 매월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최윤화씨(45)는 겸손으로 일관했다. 지난 4월3일 최씨의 성공 스토리를 듣기위해 찾아간 경기도 포천의 ‘마늘오리’ 식당은 규모가 꽤 컸다.

 최씨는 마늘오리 체인 본점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해서는 한사코 밝히기를 꺼렸다. 그런데 3만9600㎡규모의 개울오리농장에서 매월 벌어들이는 수입은 약 2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개울오리농장보다는 훨씬 소득이 많다고 최씨의 남편인 김원배(52)씨가 귀띔했다.

 200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마늘오리 프랜차이즈 사업은 반응이 좋아현재 전국에 지점이 10개에 이를 만큼 급속도로 성장했다. 울산, 안양, 청주, 당진, 전주 등 주로 지방인데도 매출은 모두 양호한 편이다. 최씨는 프랜차이즈 사업과 식당 경영으로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고 앓는 소리를 했다. 남편 김씨가 개울오리농장을 운영하며 일을 분담하고 있다.

 "처음부터 알고는 이 고생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닥치니까 열심히 한 거죠. 지금도 새로운 상품으로 변화를 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중입니다.”

 세 가지 사업을 병행하면서도 최씨는 오리와 관련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새로운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마늘오리, 한방오리, 유황오리 등으로 특허를 낸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오리 분뇨를 활용한 비료로 특허를 받았다고 소개한다. 이 비료의 질이 우수해 유기농 채소를 기르는 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유기농 채소와 꽃을 테마로 한 소규모 웰빙 레스토랑도 해 볼 생각이에요. 이 사업도 체인화할 계획입니다.”

 식당 한쪽 테이블에서 진행된 인터뷰 도중 졸린 눈을 비비던 최씨는 새로운 사업과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눈빛을 빛냈다.

끊임없는 투자가 성공비결

 최씨의 별명은 ‘오리엄마’다. 이 별명에 맞는 사진을 찍기 위해 개울오리농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5분가량 차를 달려 농장에 도착하자 내내 피곤하다던 최씨의 안색에 생기가 돌았다. 새끼오리를 사육하는 비닐하우스에는 정신없이 열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촬영을 위해 최씨 부부가 안으로 들어가자 구름 떼가 따로 없었다. 그들을 향해 수천 마리의 새끼오리들이 몰려들었다.

 새끼오리 사육장을 거쳐 일반 사육장으로 옮겨진 오리들은 50일간 사육되다가 도축장으로 팔려나간다. 1만8000천 수에 달하는 오리들은 한 달에 대략 1만수가 빠져나가는데 한 마리당 1만원을 받고 있다.

 “처음엔 쑥, 숯 등 오리에게 안 먹여 본 게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찮게 새끼오리에게 마늘즙을 먹였고 그 오리의 질이 뛰어나다는 걸 찾아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처음 오리를 키우기 시작한 후 3년간 최씨 부부는 숱한 시행 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 오리를 키우겠다는 생각을 실천해보려 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무모한 고집으로만 보였다. 주변의 걱정을 증명이라도 하듯 끝까지 자라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오리도 많았다. 그렇게 3년, 인공사육 오리는 질병 예방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오리 사육장의 환경을 개선하고 질 좋은 물을 공급하면서부터 오리들은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줬다.

 김씨는 “오리가 가장 좋아하는 게 물이지만 가장 싫어하는 건 습도인데, 이걸 알아내는 데만도 꼬박 5년 걸렸다”면서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존에는 개울물을 모터펌프로 뽑아서 오리를 먹였는데, 깨끗한 물을 주기 위해 지하 암반수를 찾아내 직수로 공급했다는 것이다. 또 미생물을 이용해 자연적인 항생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오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뽀송하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했다.

 기능성 오리를 키워내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그 과정에서 최씨 부부에게도 몇 가지 시련이 있었다. 최씨의 뇌리에 남은 가장 큰 사건은 포천을 덮쳤던 대홍수로 개울가 오리농장의 오리가 모두 떠내려갔던 일이다.

 “다리에 힘이 탁 풀리더군요. 멍하니 개울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낙심해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나와 보라고 불러 가보니 오리들이 개울물을 헤엄쳐 올라오는 거예요.”

 그 뒤로 최씨는 오리를 직접 죽이지는 못했다고 한다. 살던 집으로 찾아와 무리지어 서있는 오리를 보고 느낀 점이 많았던 것이다.

 사실 애초부터 최씨가 오리 사육에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다. 최씨 부부가 포천으로 귀농해 오리 사육을 시작하게 된건 1994년 가짜 꿀 파동 때문이었다. 당시 서울 경동시장에서 꿀 유통 사업을 하던 그들은 이 사건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게다가 남편 김씨의 교통사고까지 겹쳐 재기불능의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어쩔 수 없이 귀농을 결심하게 된 이들 부부가 당시 가진 재산은 달랑 200만원과 트럭 한 대가 전부였다. 포천 운악산 기슭에 1년 임대료 100만원을 주고 2만3100㎡의 땅을 빌려 그곳에서 오리 사육을 시작했다.

 지금의 성과를 일구기까지 어려운 일을 많이 겪으면서도 때때로 약간의 돈을 만질 수 있었다고 했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사업을 키워나갔을 것이란 예상에 12년간의 자금운용을 질문했다.

 하지만 최씨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달랐다. 현재 연 수십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고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건 끊임없는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보통 사업을 할 땐 어느 정도 돈을 모아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하잖아요. 우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그때 수익이 날 때마다 사육하는 오리를 늘리거나 사육 방법에 변화를 주는 등 늘 일을 벌였기 때문에 중간에 돈을 모을 새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고군분투해서 오리 사육에 성공한 후 바로 직거래 식당을 열어 사업화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생각 때문에 가능했다고 최씨는 말한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로하스 개념을 접목시킨 외식 산업을 브랜드화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건강에 이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이를 확산시키는 게 최종 목표다. 해외로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화하는 게 바로 지금의 과제라고 최씨 부부는 포부를 밝혔다.

태은경 기자 / 사진 : 사진 홍승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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