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국세청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2006년 억대 연봉자의 비율이 전년 대비 29.4% 높아졌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의 통계 결과를 보면 억대 연봉자의 증가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으며 2006년에는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억대 연봉자는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억대 연봉자의 자격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만일 자격이 필요하다면, 어떠한 부분에서의 노력이 필요할까. 

 최근 HR코리아에 등록한 억대 연봉자 100명에 대한 DB분석 결과, 평균연령은 약 42세이며, 학벌 현황은 50%가 국내 학사 출신, 24%가 국내 석사 출신, 약 11%가 국내외 MBA 출신, 나머지 15%가 해외 유학파로 나타났다. 즉, MBA나 해외 유학이 억대 연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억대 연봉자는 해외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통계 결과에서 보듯 억대 연봉자들의 공통분모가 MBA나 해외 유학파는 아니지만 분석 대상의 50% 이상이 공통적으로 해외 연수, 단기간 해외 교육, 해외 근무 등으로 국제적 감각과 해외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개인의 필요에 따라 이수한 교육보다는 비즈니스로 회사에서 지원을 받은 사례가 대다수라는 점이다.

 필자가 아는 모 전자회사 엔지니어였던 조 과장(35)도 이 같은 사례다. 조 과장은 평범한 4년제 대학 출신자로 어학연수나 해외 배낭여행 경험조차 없는, 글로벌과는 거리가 먼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해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5년 전 회사에서 보내주는 해외 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되면서부터다. 원래 팀장이 가기로 했던 행사였지만 팀장이 다른 출장을 가게 되면서 우연히 기회가 주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행사에 참여한 이후 그는 자신의 경쟁자가 회사 내부, 혹은 국내 동종 업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해외 곳곳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서 잡은 첫 목표가 중국 시장 개척이었다고 한다. 중국은 아시아의 중심 국가일 뿐 아니라 앞으로 시장 성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판단에서였다.

 평소 어학공부에 게을렀던 그는 뚜렷한 목표 덕분에 새롭게 중국어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중국 문화와 중국 내 업계 소식에 대해 부지런히 자료를 모았다. 게다가 직접적으로 시장에 대한 이해를 하길 원해 업무 영역을 기술영업으로 전환하는 한편 중국인이 주류인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하는 등 5년이 지난 지금 ‘중국 시장통’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조 과장은 해외 컨퍼런스 참관 기회를 적극 활용해 폭넓은 지식과 소양을 갖추는 토대를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현재 전자회사에서 기술영업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 중국 시장 진출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합류, 중국 주재원으로 파견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계의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해외 시장을 내다보는 감각과 경험을 쌓아 기술영업 전문가로 거듭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조 과장은 하드웨어 부문에 강점을 가진 기술자 이면서 특정 지역에 대한 전문가로 국제적 감각까지 삼박자를 갖춘 글로벌 전문가이기에 젊은 나이임에도 억대 연봉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나도 글로벌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글로벌 인재’를 단순히 학벌이 우수하며 외국어에 능한 인재라는 외부 조건만으로 생각하고는 그렇지 못한 자신을 비관하거나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기업에서 말하는 글로벌 인재는 앞서 언급했던 사례와 같이 외형적 조건보다는 해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에 능동적이고 그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이면서 업계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리더를 말한다. 그렇다면 글로벌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철저한 자기관리와 계획 필요

 첫째, 업계의 전문가가 돼라. 기업에서도 한 분야에 집중해 다양한 경험을 해 본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업계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동종 업계에서의 근무경력이 최소 10년은 돼야 하며, 경제 동향과 산업군의 동향을 끊임없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일정기간 동안의 업계 동향을 꼼꼼히 정리, 도식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산업군을 파악하게 되면 경제 동향과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직무와는 별개로 기회가 된다면 관련된 산업 세미나나 컨퍼런스에서 스피커로 활동할 것을 권한다. 개인의 인맥 형성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기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국제적 감각을 길러라.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려면 당장 업무에 필요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기업과 함께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외국어 점수를 위해 공부하기보다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정서적인 관계까지 맺어나갈 수 있는 수용적 자세가 필요하다. 즉, 외국인들과 직접 접촉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국제적 감각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해외 MBA과정을 밟거나 유학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 봉사활동이나 레저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정보들을 수집하여 네트워크를 넓혀나갈 필요도 있다.

 셋째, 지역 전문가가 되라.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많지만, 특정 지역의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글로벌 전문가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시사한다. 누구든 한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조 과장의 사례와 같이 한 지역을 타깃으로 삼고, 꾸준히 타깃 지역에 대해 연구하고 관심을 가지고 알아 가면 지역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다. 미주, 유럽, 동남아를 모두 섭렵하겠다는 무모한 욕심을 갖기보다는 성장성 있는 지역을 리스트 업(List up)하고 그 중에도 현재 몸담은 업계에서 자신이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는 지역부터 공략 하는 방법을 찾아보길 바란다.

 넷째,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찾아라.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업무에 치밀한 계획과 실천을 꾀해야 한다. 개인의 고유 업무를 국내에 한정지어 생각하고 계획하기보다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고 경쟁력 있는 존재로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전에 베트남 현지 근무를 약 3년간 해온 A씨에게 “당신은 베트남 전문가입니까?”라고 물은 적이 있다. 물론 그는 기술직이기는 했으나 3년이란 시간은 그가 있었던 기술 시장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그는 당황하며 말을 잇지 못했고, 현지 파견됐을 당시부터 미리 계획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만일 그가 베트남 파견 전에 자신의 3년 후를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했더라면 지금의 그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탄생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관리와 계획,노력 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전문가’가 되기 위해 외형적인 조건이나 환경의 변화를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먼저 자신이 업무에서 또는 업계에서 얼마나 자신 있게 ‘전문가’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본 후 외부조건을 충족시켜도 늦지 않다. 세계를 무대로 경쟁한다는 전제하에 먼저 내가 가진 부족함과 문제점을 충족하고 개선하는 것이 글로벌 전문가로서의 내공을 쌓는 비결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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