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동안 당신이 한 일에 대해 얘기해보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경력 5년차인 L연구원은 식은땀을 흘리며 서두만 얘기하다 정작 중요한 ‘성과’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못하고 3분을 다 써버렸다. 면접을 하다 보면 흔히 있는 상황이다. L씨는 이력, 경력기술서상으로는 매우 훌륭한 인재다.  그럼에도 면접관 앞에서 자신의 성과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얘기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사례는 면접에서 볼 수 있는 매우 단편적인 일화다. 그러나 L씨가 인터뷰하는 3분은, 당락을 결정짓는 순간이며 지난 34년간의 L씨를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인 것이다.

필자는 당락에 대한 판단을 그저 평가자의 처분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보다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핵심 메시지를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인지시켜줘야 함을 얘기하고 싶다. 협상의 테이블에서 내가 열쇠를 쥐어야 합격은 물론 억대 연봉으로 가는 길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사례 통해 억대 연봉으로 스카우트

S기업 인사관리부의 P씨. 5년이란 근속년수를 채워 대리로 승진한 그는 직원들 출퇴근 관리, 급여 관리, 고과 업무 등 기존관리 체계 및 시스템에 적용하는 반복적인 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늘 변화에 목말라하던 그가 효율적인 커리어 관리 세미나에 참석해 필자와의 첫 만남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항상 그랬듯 강의 후, 질의는 메일로 달라는 주문을 한 뒤 한 달쯤 됐을까? 필자에게 코칭 신청 메일이 왔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P씨는 자신의 경력관리를 위해 업무성과를 수치화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신청 글에는 경력관리를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떤 방향이 옳은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 필자는 P씨가 변화에 남다른 의지를 가지고 있어 흔쾌히 그를 코칭하기로 했다.

일주일 뒤에 온 P씨의 회신에는 아직 ‘성공’이란 단어를 붙일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회사동료들이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역할이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고민해봐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담겨있었다. 필자는 코칭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는 P씨가 대견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후, 그는 자사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정리해 보냈고 회사가 받아들일 때까지 끊임없이 보완해 제안할 것이라 했다.

2년 후, 그는 자율근퇴제도, 올바른 회식문화제도, 자기개발비 지원 확대 등을 실행에 옮겼고, 진행 시 미진한 부분은 직원들의 의견을 담아 보완하면서 차츰 새로운 제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했다. 자율근퇴제도는 직원들의 업무효율성 제고를 가져왔고, 관리비 및 경비 절감도 컸다. 특히 자율근퇴제도는 출퇴근 교통 혼잡으로 스트레스 받는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직원들이 맛집을 추천해 회식 장소와 메뉴를 결정하면서 ‘술 중심의 회식문화’에서 탈피함으로써 업무 외의 커뮤니케이션문화를 만들었고, 기존 업무에만 관련된 자기개발비는 투자 영역을 확대해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전 부문에 대한 지원으로 확대됐다.

관리부서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규율, 규정에만 집착하며 매일 같은 일과를 보내며 지루했던 과거와는 달리 P씨는 적극적으로 관리업무를 했고 동료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생산성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물론 그의 제안은 상사나 임원들을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제안이 기업의 수익 창출과 연계가 되는지에 대한 결과 분석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P씨는 모기업 인사관리팀장으로 억대 연봉에 스카우트됐다. 그를 스카우트한 기업의 경영철학과 P씨가 생각하는 직장생활철학이 매우 흡사한데다 이 스카우트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그의 ‘성공 스토리’ 덕분이었다. 그의 제안이 특출한 아이디어는 아니었으나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작은 변화도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대기업에 해당되는 회사에 자신의 제안을 상사와 임원이 받아들이도록 모든 변수에 대한 기회비용과 개선에 드는 비용, 효율성에 대한 효과를 2년여 동안 수치로 환산해 실행에 대한 타당성을 설득한 것, 새로운 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 평가 분석 리포트 또한 높이 샀다. 많은 고민과 노력, 실패에도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의지, 동료애로 극복한 그의 감동 사례는 ‘20개의 엑셀파일’ 자료가 뒷받침했다.

성과를 수치화해 부각시켜야

기업은 ‘인재가 기업에 투입되는 순간부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가’의 여부에 관심을 갖는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확실해졌다면 그 분야에서 어떤 경력을 쌓고, 어떤 성과를 도출해 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성실히 일해 왔습니다. 결근도 없었고 자발적으로 야근도 많이 하구요”라는 것은 채용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없다. 자신이 현실적으로 어떤 성과를 도출했으며, 이 성과로 인해 회사의 수익 창출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계량화해 구체적으로 설명할수록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수치화가 어려운 직종일 경우라도 자신의 역할이 기업의 이익 창출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최대한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개월에 한 번씩 자신의 성공사례를 정리

정리하는 습관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지름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어떤 일이든 항상 장애가 있기 마련이며 개인적인 장애, 업무적인 장애, 인간관계 속의 모든 장애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자. 성공사례라고 거창하고 특별한 사례나 결과만을 정리하라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사례나 일반적인 일에도 변화를 모색, 슬기롭게 대처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면 그 또한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 성공사례가 없다면, 반대로 실패한 사례를 정리하도록 한다.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혜를 가져다준다. 과거 없이 현재가 존재할 수 없듯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는 더 나은 현재,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패사례에 대한 정리도 성공사례만큼이나 중요하다. 특히 6개월에 한 번씩 자신의 성공 또는 실패사례에 대해 정리하며 미래 계획에 대한 방향과 전략을 세워보는 것이 앞으로 자신을 관리,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성공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성공 스토리’

우리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누군가를 원망하곤 한다. 그러나 내 삶의 주체는 나라는 것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있듯, 모든 일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는 만고의 진리가 있다. P씨의 사례에서 보듯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평소 자기관리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기회 또한 놓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성공 스토리는 성공해서 작성하는 글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두길 바란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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