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주식시장을 이끄는 ‘황제주’로 다시 귀환하는 걸까?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환점을 돈 삼성전자 주식이 대 호기를 만났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전환점은 바로 삼성그룹의 특검 종결이다. 특검 발표는 일단 삼성의 정관계 로비의혹 등이 무혐의로 결론 내려지면서 마무리됐다. 투자자들에게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삼성특검이 마무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단 심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검 종결을 계기로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에 변환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4월18일 현재 67만2000원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블루칩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삼성전자 주식은 최근 2년 동안 증권가에서 '미운오리새끼’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위상을 잃어가고 있었다. 한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이끄는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하기까지 했다. 2007년까지 코스피가 1400에서 2000포인트까지 상승을 거듭하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2006년 1월부터 2007년말까지 15% 이상 추락세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7년 8월말에는 포스코 주가가 삼성전자 주가를 뒤집는가 하면 한때 국내 시가총액 비중의 20%대 이상을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2007년 10월 7%대까지 떨어지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2007년 10월30일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이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을 면담하러 갔다가 거부당한 일은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이제 증권가에서는 외부적 요인으로 기대감이 충만해진 삼성전자의 펀더멘탈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든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많게는 20%대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주목하고 있다.

특검과 삼성전자 주가 향방

이번 삼성그룹의 특검 마무리는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어떤 영향을 줄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견을 내놓는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작년 하반기 이후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에도 투자가들은 특검이라는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면서 “특검 종결로 삼성전자의 실적 등 펀더멘탈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지연됐던 주요 고정자산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LCD 등에 조 단위의 고정자산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되며, 최근 베트남에 연간 1억 대 생산 규모의 휴대전화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하는 등 지연됐던 해외 비즈니스도 활기를 띨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도원 한화증권 기업분석팀 연구원은 이번 특검 종결 후 삼성전자의 전망을 과거 SK그룹이나 현대자동차가 겪었던 과정에 비유했다. 서 연구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검찰 수사와 판결 마무리 이후 분위기를 쇄신해 글로벌 그룹으로의 도약기를 맞은 것처럼 삼성전자도 위기 극복 후 재도약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영활동이 위축되면서 악재로 작용했던 특검 수사가 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기업가치 향상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송종호 연구원은 “2006년말 발의된 금산법에 의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7.3%)에 대한 의결권 제한(2009년부터 5% 초과분 의결권 제한)시기가 임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

에버랜드의 순환출자 구조가 점차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곧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 강화의 필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 종목으로 군림했던 삼성전자가 2007년까지 지지부진했던 과정은 상당히 길다. 삼성전자는 2006년 1월말 74만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이후 무려 21개월 동안 소외됐다. 2007년 10월25일 50만7000원의 저점을 확인한 후 삼성전자는 지난 5개월 동안 저점은 높아지고 있지만 고점 61만원이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2006년 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코스피 대비 수익률도 낮았다.

다시 랠리가 시작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지루했던 퇴색 기간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3월 28일 61만원을 넘어선 주가는 5일 연속 올라 66만원 선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4월17일 현재 66만1000원이던 주가는 하루 만에 다시 1만원이나 오른 67만원을 기록 중이다. 4월 들어 시가총액도 100조원을 다시 돌파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은 11.12%로 다시 높아졌다. 우선주 시가총액 11조1197억원까지 합하면 삼성전자 전체 시가총액은 111조2832억원이다.

주가 상승이 특검 종결과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의 랠리가 시작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외국계를 포함한 각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는 대우증권이 71만원에서 75만원으로, 한화증권의 경우 68만5000원에서 79만원으로 15%나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85만원으로 21%나 상향 조정했다.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랠리는 계속될까?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 전자가 ‘사두면 언젠간 오른다’는 이른 바, 대형 블루칩으로서의 최고 위상을 굳건히 지켜나갈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실적, 시장 상황이 모두 호재를 맞고 있는 한편 거시적인 경제 환경이나 브랜드 가치 평가 등 외부 요인도 모두 장밋빛이다.

먼저 시장 상황은 호재가 겹쳤다. 삼성전자 사업의 빅3인 LCD 사업과 반도체 사업, 그리고 휴대전화 사업이 동시에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LCD 사업은 LCD TV의 대중화와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이 지속되어 2009년까지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 설명하고 “메모리 반도체 경기는 올 2분기 바닥을 기록하고 3분기부터는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한 “휴대전화 사업은 신흥시장에서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3G시장으로의 대체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호전세도 강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가량 늘어난 1조7211억원으로추정한다. 대우증권은 48% 늘어난 1조7500억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41.1%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 3년간 지속됐던 영업이익 하락세에서 벗어날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전년 대비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2009년에는 올해보다 17.2%가 늘어난 9조8000억원까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환율 약세인 현재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더라도 삼성전자의 EPS(주당순이익)은 2.5%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외부적으로는 그동안 잠재됐던 삼성그룹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번 특검 발표를 계기로 정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다. 이밖에 최근 세계 IT산업 경기의 회복과 IT기업의 대표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했던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도 모처럼 빛을 발하는 계기를 맞았다. 세계적인 브랜드 평가회사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07년 7월 현재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68억5000만달러(한화 15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브랜드 순위는 21위를 차지해 IT하드웨어 업체로는 노키아(5위, 브랜드 가치 337억달러), 인텔(7위, 309억5000만달러), HP(12위, 222억달러)에 이어 4번째다. 특히 일본의 소니(25위), 미국의 델(31위), 애플(33위)에 비해서도 높게 나타나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를 인정받고 있다.

리스크는 없나?

 그렇다면 대형 우량주 투자 1순위로서 삼성전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위험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악화되어 그 여파가 실물경제의 내수까지로 이어져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 시장의 IT제품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서 연구원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징후는 확인되지 않지만 2분기 이후 미국의 소비패턴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소비가 위축되더라도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LCD와 휴대전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무산되고 LCD 경기의 하강이 빨리 나타난다면 2009년 상반기 실적의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사업중 경기 진폭이 상대적으로 큰 반도체와 LCD 산업의 사이클이 모두 불리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2008년 실적 호전 가능성은 높게 예측되는 게 사실이지만 2009년 상반기 실적에 대해서 안심하기에는 아직까지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다.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는 특검 이후 삼성 경영진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또 하나의 위험 요인으로 꼽는다.

태은경 기자 / 사진 : 사진 봉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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