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의 규모는 작다. 전체 직원과 지점도 많지 않다. 2007년말 기준 직원 355명, 지점 15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외형은 소형사지만 질적 평가는 업계 수위를 다툰다. 특히 지난 3월 전체 증권사 중 직원 평균 연봉 수위를 차지했다는 언론보도로 세간에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양증권 측은 과장됐다고 부인했다. 한양증권의 일등 지점은 양유수(46) 지점장이 조타수 역할을 맡고 있는 도곡지점이다.

“시장과 맥을 같이하는 주도주·우량주로 승부” 

실적이 눈부시다. 2005년 대비 예탁자산은 2006년 25%, 2007년에는 20%증가했으며, 회사 내 순위도 2005년 중위권에서 2006년 3위, 2007년 1위의 영예를 누렸다. 양 지점장 포함 11명이 똘똘 뭉친 행복한 성적표다.

 2005년 2월 한양증권 도곡지점 개장과 함께 야전사령관을 맡은 양 지점장은 “특별한 전략이 없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인터뷰, 그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는 최소한 모범답안도 쉽게 내뱉지 않았다. 거품 많은 요즘 시대에 꾸밈이 없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인터뷰가 생경한 양 지점장은 ‘무리하지 않는 정도 영업’을 한양증권 일등 지점의 비결로 들었다. 작금의 변동성이 큰,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에서는 정도 영업만이 살 길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수익률 높게 잡지 않고 느긋하게 투자

 “주식 영업을 하다 보면, 고객 수익률과 영업 사이에서 적지 않은 딜레마를 겪는 게 사실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종목 선정이 중요하죠. 주식시장에는 옷의 유행처럼 분명히 장을 이끄는 주도주가 있습니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과감히 상승하는 주식의 매수에 동참했습니다. 다행히 적중했던 셈이죠. 고객 수익률도, 영업성과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그의 영업 기본은 시장과 맥을 같이하는 주도주·우량주로 시장 평균 수익률 대비 약간의 초과 수익률을 목표로 고객자산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높은 수익률을 좇아 불안한 소형주를 매매하기보다는 주가지수가 떨어질 때 덜 떨어지고, 지수가 올라갈 때 더 올라갈 수 있는 우량주 중심의 매매가 철칙이다.

 반면 코스닥에는 경계의 눈빛이 강하다. “우량주의 경우 매수한 후 주가가 내리더라도 코스닥에 비해 크게 불안하지 않고, 차트나 수급으로 추적과 예측이 가능한 편입니다. 그러나 코스닥 종목의 경우는 다르죠. 변동 폭이 워낙 큰 데다 차트나 수급이 거래소 종목에 비해 신뢰가 떨어집니다.”

 양 지점장은 개미들에게 우량주 중심의 매매를 당부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접근은 절대 금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식으로 돈 버는 투자자들의 공통분모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명했다.

 “느긋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단타로 승부를 내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수익률은 높게 잡지 않고 대박은 아예 꿈꾸지 않아요.”

 그는 투자의 상식만 지켜도 큰 손해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복수로 투자한 종목들 중 안 되는 종목은 과감하게 손절매하고, 되는 종목으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제3자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해 당사자의 주관적 자세에서는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양 지점장은 “누구나 알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상식적으로 실천하기 어렵다”고 혀를 찼다.

다양한 분야 해박한 지식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

 모범답안도 쉽게 나오지 않던 인터뷰는 금세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그의 언변은 역시 일등 지점의 수장다웠다. 솔직한 입담에 막힘없는 청산유수였다. 다양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으로 불리는 그의 별명에 공감이 갔다. 그의 별명은 생존을 위한 투쟁의 산물이었다고 한다. 시시때때로 물어오는 고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공부였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없잖아요. 고객의 호기심이 곧 제 호기심이나 마찬가지죠.”

 ‘고객은 가족’이라는 양 지점장은 “대형사는 주로 명성이나 간판으로 많은 고객들이 밀려들지만 소형사는 직원의 믿음과 신뢰가 밑바탕 되지 않으면 영업하기 힘들다”라고 소형사의 현실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이어 “소형사는 고객과 직원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자랑”이라며 “소형사의 고객 충성도가 대형사보다 높고, (도곡지점과)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이탈하지 않는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는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농토를 일구고 나서 찾아오는 수확처럼, 구슬땀을 흘린 결과물이다. 그는 “은행이나 보험 같은 다른 금융권보다 증권은 고객과 릴레이션십이 더 많이 요구된다”며 직원들에게 주식시장의 트렌드나 시황, 종목의 공시나 리포트와 같은 정보를 꼼꼼히 챙겨 고객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관련 자료 발송을 늘 주문한다. 성실한 전화상담은 필수다.

 ‘부자 동네’로 소문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민들의 투자 스타일은 어떨까.

 “제가 만나본 부자들에게서 한결같이 듣게 되는 말은 ‘이 정도 수익률이면 괜찮죠. 은행이자에 비하면 훨씬 나은걸요’였습니다. 부자들은 건강하고 상식적인 투자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외부의 무한 욕심 시선은 잘못된 편견에 불과하다고 잘랐다. “욕심이 많아서 부를 축적한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그들은 오히려 욕심을 절제할 줄 압니다. 부자들은 자산을 불리는 것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자산을 지키려는 의지가 기본이죠.” 아울러 평상심을 유지하고 여유가 있으며, 기다릴 줄 알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다고 덧붙였다.

“주식 오를 때 악재, 주식 떨어질 때 호재”

 양 지점장의 포부는 옹골차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1956~1965년생)가 은퇴하는 60세 기준 시점인 2015~2020년까지 주식시장은 활황이 예상됩니다. 일본 베이비붐 세대(1930년 전후)의 경우를 보더라도 1990년대까지 승승장구하다가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게 좋은 예죠. 한양증권 도곡지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꾸준히 수익률을 올려주는 것과 더불어 지점 직원들도 억대 세금을 내는 부자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리곤 “그러다보면 저도 좋아지지 않겠느냐”라고 허허 웃으면서 “이미 억대 세금을 내는 직원이 세 명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양 지점장은 세금을 얼마나 냈을까. 돌아온 답변은 그의 좌우명이었다.

 “승자의 입에는 솔직함이, 패자의 입에는 핑계가 가득합니다.”

 그는 인생의 승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솔직함을 최대 무기로 삼을 것을 강조하며 마지막으로 투자 포인트를 남겼다.

 “주식이 오를 때는 악재, 주식이 떨어질때는 호재.”

성강현 기자 / 사진 : 사진 홍승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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