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는 판교의 투기를 우려해 개발 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채 4년이나 허송세월했다. 그 사이 판교 땅값은 오를 대로 올라 토지 수용비만 무려 3조원이 넘게 투입됐다.

성공한 3부작 장편 드라마인가, 실패한 3종 세트인가.’

정부는 최근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국정홍보처 공동 명의로 책자를 펴냈다. 제목은 <투기시대의 종말-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길라잡이>. 이 책자에서 정부는 “10·29, 8·31, 3·30대책은 단기 효과를 노린 단막극이 아니라 일관된 주제의 ‘3부작 장편 드라마’이자, 체질개선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제 투기(投機)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추병직 건교부장관도 지난 10월1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8·31대책은 성공했다고 본다. 점수로 치면 80점 정도는 된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다수 국민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집값은 완결편이라던 ‘3·30대책’에도 계속 뛰고 있다. 그나마 안정됐던 전셋값까지 꿈틀대며 서민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만은 잡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공언(公言)은 공언(空言 : 빈말)이 될 위기에 놓였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3년 2월 출범 이후 평균 한 달에 한 번 꼴로 부동산 대책을 쏟아 냈다. 그런데도, 집값은 잡힐 듯 잡히지 않고 계속 달아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강남 집값 64% 폭등

노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강남 집값만은 꼭 잡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강남 부동산 가격이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세우겠다. 지금 대책으로 부족하면 그 이상 강도 높은 대책을 언제든지 실시할 것이다.”(2003년 10월3일 기자간담회)

“강남이 불패(不敗)라지만 그에 관한 한 대통령도 불패가 될 것이다.”(2003년 11월)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서 기분 좋은 사람들이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투기는 이제 불가능하게, 도저히 발붙일 곳 없게 될 것이고, 재건축 아파트 안 샀던 분들이 ‘안 사길 잘했지’라고 말할 시간이 올 것이다.”(2005년 8월25일 KBS 국민과의 대화)

언뜻 보면 섬뜩함마저 느껴질 정도의 발언이 쏟아졌고, 각종 규제도 강남에 집중됐다. 그러나 시장은 노 대통령의 기대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당 매매가는 2949만원으로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03년 2월(1797만원)보다 무려 64%나 올랐다. 최근 3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4%)의 5.3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 전체로도 아파트 평당 시세는 같은 기간 1013만원에서 1347만원으로 33%나 올랐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도시 근로자 가구가 저축을 통해 강남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33평형은 44년, 25평형은 38.5년이나 걸린다”면서 “도시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도 이젠 강남 아파트는 ‘명품’이라며 손을 든 모습이다. “강남 아파트는 명품이어서 사람들이 사용 가치와 수요 공급은 생각하지 않고 매물이 나오면 사 버린다.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부동산은 민생의 문제와 관련된 것들인데, 그런 명품 부동산은 민생의 문제가 아니므로 좀 제쳐 둬도 된다.”(2006년 9월28일 MBC 100분토론)

정장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최근 국민 700명을 대상으로 ‘8·31대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꼴로 ‘향후 2~3년 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내릴 것’이란 응답은 10명중 2명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 다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동산 대책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37.9%)’이 가장 많이 꼽혔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판교신도시 등에서 보듯 정부가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면서 “자꾸 시장만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무려 53회에 달하는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평균 한 달에 1.3개꼴이다. 이 때문에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조차 무슨 대책이 언제 발표됐는지를 모를 지경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약발이 길어야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2003년 5월 ‘5·23대책’을 시작으로 집값은 반짝 하락과 재상승의 악순환을 반복했다. 그나마 지난 2003년 발표된 ‘10·29대책’은 거의 1년쯤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작년부터 집값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작년 8월 ‘8·31대책’ 카드를 꺼냈고, 이것도 부족해 올해 3월에 ‘3·30대책’을 내놓게 된 것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정부가 처음부터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눈앞의 집값 하락에만 매달려 대증요법을 남발하면서 결국 시장의 불신만 사게 됐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은 결국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혼란에 빠뜨렸다. 한마디로 정부 정책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이다.

오락가락 행정에 국민들 짜증, 불신 키워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은 결국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혼란에 빠뜨렸다. 한마디로 정부 정책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노 대통령은 그동안 “원가 공개는 장사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원가 공개 반대 소신을 굽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원가 공개가) 이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면서  찬성 입장으로 돌변했다. 그러자 건교부도 원가 공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11월 처음 시행됐던 생애최초주택자금 대출은 시행 이후 석 달 만에 3차례 대출 조건이 바뀌면서 무주택 서민을 울렸다. 당초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였던 소득 조건은 부부합산 소득으로, 다시 부부합산 3000만원 이하로 계속 바뀌었다. 금리도 5.2%에서 5.7%로 높아졌다.

발코니 개조 허용도 오락가락했다. 작년 10월 발표 당시 건교부는 올해 초부터 개조를 허용하겠다고 했다가 연말 입주 예정인 아파트 입주자들의 민원이 폭주하자 11일 만에 12월초 시행시기를 앞당겼다. 그러나 안전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면서 발코니 화재 대피 공간을 둬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다. 월세 중개수수료 역시 올 초 슬그머니 인상하려다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비난 여론에 부닥치자 부랴부랴 재조정하겠다며 법석을 떨었다.

김포신도시 역시 작년 6월 국방부 반대로 당초 480만 평에서 155만 평으로 쪼그라들었다가, 8·31대책 수립 과정에서 갑자기 공급 확대론을 들고 나오면서 358만 평으로 늘어나는 일도 벌어졌다. 김우희 저스트알 상무는 “아무리 정부가 좋은 정책을 내놔도 시장에서 믿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만, 그동안 국민들은 너무 잦은 정책 변경에 지겨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DJ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말 당정(黨政)은 집값이 뛰자 판교신도시 건설을 전격 발표했다. 1976년 남단 녹지로 묶인 뒤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금단의 땅에 개발의 문이 열린 것이다. 판교는 지구 지정 당시 강남 대체 주거지로 개발해 치솟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판교는 결과적으로 부동산시장에 열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 상자’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판교는 지구 지정 이후 개발 계획이 수십 차례나 바뀌면서 사실상 ‘누더기’가 되고 말았다. 당초 강남 중대형 수요를 끌어들여 강남에 몰린 수요를 분산시키고, 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발표됐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판교의 투기를 우려해 개발 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채 4년이나 허송세월했다. 그 사이 판교 땅값은 오를 대로 올라 토지 수용비만 무려 3조원이 넘게 투입됐다. 그 결과 판교 분양가는 당초 평당 800만~900만원쯤 될 것이라던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최고 평당 1800만원대까지 2배 이상 치솟고 말았다.

또, 정부는 판교 분양 시기를 당초 작년 3월에서 작년 말로 연기시킨 데 이어 다시 올해 3월과 8월로 변경하는 우(愚)를 범했다. 분양이 늦어지면서 주변 집값은 “판교 분양 가격이 얼마인데?”라며 덩달아 뛰었다. 실제로 분당 아파트값은 작년 초만 해도 평당 1000만원을 겨우 넘었다. 하지만 판교 분양 연기와 분양가 인상으로 이젠 평당 1500만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판교발 집값 상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근 용인과 평촌은 물론 일산으로 확산됐고, 다시 서울 강남까지 불이 붙으며 전 방위로 확산되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정부가 투기 이익이란 빈대를 잡겠다며 악수를 두는 바람에 초가삼간이 다 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의 또 다른 정책 실패는 남발된 지역 개발 정책이다.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相生), 국토 균형 발전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기업도시 건설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결과적으로 그나마 안정됐던 지방 땅값까지 들쑤셔 놓고 말았다.

지난 2001년까지 안정세를 보였던 땅값은 행정도시 공약이 발표된 2002년 8.98% 상승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매년 4~5%씩 뛰었다. 특히 개발 계획이 쏟아진 지역의 땅값은 급등세를 보였다. 행정도시 건설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은 지난 2003년 초 이후 지난 8월까지 무려 63%가 올랐고, 공주도 37%나 상승했다. 공공기관 이전 예정지에 건설될 혁신도시도 마찬가지이다. 충북 진천군 21%, 전남 나주시 20%, 경북 김천시 18% 상승했다. 여기에 서울시까지 강남·북 균형발전을 외치며 뉴타운 개발을 시작하면서 서울 시내 땅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서울 용산 한남뉴타운의 경우, 대지 지분 10평짜리가 1년 만에 2배 이상 뛰면서 평당 3000만원대를 훌쩍 넘어섰을 정도이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외지인의 땅 매입 조건을 강화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한 번 오른 땅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진명기 JMK컨설팅 사장은 “땅값 급등으로 막대한 보상비가 토지 시장에 풀리고, 이 돈이 다시 주변 땅에 재투자되면서 다시 땅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 상승은 아파트 분양가 상승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파트 사업에서 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20~30%에서 이제는 50%대까지 뛰었다. 박정일 대림산업 상무는 “건축비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땅값에 부풀려진 거품이 빠지지 않는 한 분양가 인하는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균형 발전 계획의 취지는 좋았지만 너무 한꺼번에 많은 개발 계획을 쏟아 낸 점을 문제라고 지적한다. 사업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추진됐어야 하는데, 지방의 반발과 표(標)를 의식한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 게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투기 수요만 막으면 된다” 규제 정책에 시장 반란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는 과도한 수요 억제 위주 정책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줄기차게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을 펴 왔다. 대표적인 것이 재건축 규제. 지난 2003년 5·23대책에서 재건축 후(後) 분양제를 도입한 이후 소형 의무건설 비율 확대, 조합원 분양권 전매 금지, 임대주택 의무건설, 개발부담금제 신설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들 정책은 재건축에 따른 각종 개발 이익을 줄이고, 환수해 재건축에 대한 수요를 막겠다는 의도로 시행됐다. 그동안 재건축이 집값 상승을 선도했다는 점에서 집값 상승의 원천을 차단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정책은 근본적인 한계에 부닥쳤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단순한 투기 목적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살기 좋은 주거환경, 우수한 교육 인프라 등에 매력을 느껴 강남에 집을 사고 싶지만, 강남에는 주택의 신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마, 재건축만이 유일한 강남 입성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는 지난 2001년 이후 5년간 신규 공급된 주택의 80% 이상이 재건축으로 지어졌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강남 수요자는 대부분 자금력이 풍부해 일단 사놓으면 언젠간 재건축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조세 정책도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집 부자, 땅 부자를 겨냥한 종합부동산세는 ‘비싼 부동산을 가진 사람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거나 보유세 강화라는 큰 흐름에서 보면 도입 자체를 반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비싼 집을 가지면 세금이 늘어나 수요가 억제되고 집값도 낮아진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처음으로 종부세가 부과됐지만 강남 고가(高價)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종부세 도입과 보유세 강화로 주택시장의 양극화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유세 강화와 1가구2주택 양도세 50% 중과세로 강남에 똘똘한 집 1채만 갖고, 나머지는 팔아 버리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비(非)강남권 아파트와 소형 주택 가격은 떨어진 반면, 인기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는 가격이 요지부동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역대 정권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역대 정부 중 부동산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때는 노태우 정부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3저 호황’을 누리면서 수출이 급증하고, 국민소득도 높아지면서 주택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전셋값이 먼저 요동치고, 매매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부동산값 급등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1992년은 연 평균 집값이 8%쯤 뛰었고, 땅값은 5년간 무려 88%란 기록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시 집값은 자고나면 1000만~2000만원씩 뛰었다. 이에 노태우 대통령은 1988년 8월 ‘8·10대책’이란 이름으로 토지공개념 제도를 우선 도입했다. 기업들의 과도한 비업무용 부동산 소유를 억제하고, 땅값 상승을 막기 위해 토지초과이득세가 신설됐다. 이런 조치는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었다. 그러나 집값이 잡히지 않고 계속 뛰자 이듬해인 1989년 4월 결국 분당, 일산 등 수도권에 5개 신도시를 짓겠다는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택 200만 가구 건설을 잇달아 내놓으며 공급 확대 정책으로 돌아섰다. 이런 정책에도 집값은 노태우 정부 시절 내내 오르기만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급 확대 정책은 결국 김영삼 정부 들어서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1991년 분당 시범단지가 첫 입주하면서 강남 거주자가 대거 분당으로 이동하면서 강남 집값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YS시절 내내 집값은 계속 하향 안정세를 이어갔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집값 안정은 결국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공급 확대 정책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김영삼 정부는 이후 지속적인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지 않고, 준농림지 제도를 도입하면서 민간에 주택 공급을 전적으로 맡기면서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 이 결과 김대중 정부 시절 외환위기가 끝나면서 1999년부터 주택 공급 부족과 경기 부양책이 동반되면서 집값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장기적인 주택 공급 로드맵이 필요

정부는 지난 8·31대책을 발표하면서 투기 수요 억제와 함께 주택 공급 확대 정책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향후 30만 가구의 주택을 짓기 위해 공공택지 1500만 평을 공급할 계획이다. 송파신도시(205만 평)를 추가 개발해 주택 4만6000가구를 2009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한다. 기존 파주신도시와 양주신도시를 대폭 확대하고, 추가적인 택지지구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방침에도 공급 부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중대형 주택 공급에 대한 계획이 불투명하다. 또, 강남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정부는 아직은 재건축 규제를 풀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재건축 규제는 결과적으로 언제 되겠지라는 기대감만 자꾸 키워 집값 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로드맵을 제시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발된 규제도 시장 상황을 재점검해 풀어 줄 것과 묶을 것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부도 건설업체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이 여전히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묶여 실수요자조차 부동산 거래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무차별적인 규제 위주의 정책으로 시장을 이기려고만 해서는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하룡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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