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자동차보험이 시작된 지 4년6개월. 시장은 엄청나게 커졌지만 전문 온라인자보사들의 수익구조는 악화돼 적신호가 켜졌다. 왜 그런 것일까.
 2002년 교보자보가 첫발을 내딛은 온라인자동차보험은 전체 자동차보험(이하 자보) 시장을 빠른 속도로 갉아먹고 있다.

 2005회계 연도 상반기(2005년4~9월) 온라인자보 시장 규모는 3384억원으로 전체 자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4%에 달했다. 이는 2003회계 연도 4.5%, 2004회계 연도 7.2%에 이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온라인자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것은 저렴한 보험료, 다양한 특약상품의 개발, IT산업 인프라 등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온라인자보의 외형성장과 달리 수익은 마이너스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그 곡선이 더욱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전문 온라인자보사들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사업비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한 데다 재계약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자보 영업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온라인자보의 선두업체인 교보자보의 손해율은 2004회계 연도 74.5%에서 2005회계 연도 79.9%로 높아졌고, 사업비율도 23.3%에서 29.1% 오히려 늘었다. 2위인 다음자보는 사업비율을 2004회계 연도 105.4%에서 2005회계 연도에 50.4%로 크게 줄였지만 손해율은 77.6%에서 78.6%로 높아졌다. 3위의 교원나라 자보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교원나라는 2004 회계 연도 사업비율 30.1%, 손해율, 70.4%였으나 2005년에는 각각 25.5%, 77.0%를 나타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것을 합산비율이라고 하는데 이 비율이 몇%냐에 따라 손보사가 상품을 팔아 이익을 내는지 손해를 보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3개사 모두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하면 100%를 훌쩍 넘어버린다.  실제로 상품을 판매해서 얻는 실익이 없다는 뜻이다.

 

 상품 팔아도 손해

 또 초반 승승장구하던 전문 온라인자보사들의 인기도 다소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90%를 나타냈던 전문 온라인자보사의 자동차보험 재계약율은 이제 80%가 채 되지 않고 있다. 교보자보는 2004회계 연도, 2005회계 연도 평균 78.0%의 유지율을 기록했고, 다음자보도 72%의 갱신율을 나타냈다. 교원나라는 교원들만 대상으로 하는 사업특성상 94.3%로 양호한편이다. 이처럼 전문 온라인자보사들의 갱신율이 낮아진 이유는 기존 종합 손해보험사(이하 손보)들이 계속 온라인 시장에 진출, 차별화가 많이 퇴색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교보자보와 다음다이렉트보험 등 온라인자보사의 적자규모는 눈덩이처럼 급증하고 있다.

 교보자보는 지난해 3분기까지 4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폭이 100%증가했다. 투자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같은 16억원을 기록했지만 보험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38억원 적자에서 60억원 적자로 그 폭이 확대됐다. 순손실도 5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급증했다. 매출액은 940억원으로 전년 896억원보다 4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음다이렉트도 3분기까지 34억원의 영업적자와 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동차손해율은 지난해 10월 82.9%에서 11월 92.6%, 12월 94.0%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2.6%포인트에서 17.3%포인트 상승했다.

 교보자보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하락한 것은 손해율 급등에 의한 영업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주 5일제 시행, 특별사면 등으로 교통사고가 크게 증가한 것이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들 온라인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판매비중이 98%로 손해율 급등의 영향을 다른 손보사에 비해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손해율이 높아지면 적자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빈약한 수익구조와 함께 전문 온라인자보사들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악재는 이제 종합 손보사들이 대부분 온라인보험을 판매한다는 점이다. 4월부터 현대해상은 하이카다이렉트라는 온라인 자회사를 만들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 여기에 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호시탐탐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소보험사들이 시장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지만 겸업을 하고 있는 대다수 손보 업체와 대형사들까지 속속 온라인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이들 온라인보험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처럼 교보자보, 다음자보, 교원나라 등 국내 3대 온라인자보사들은 적자폭이 커지고, 설땅이 좁아지자 이를 벗어나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보자보는 최근 장기보험 시장에 진출했지만 설계사 조직이 없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기보험은 오랜 기간 동안 일정한 액수의 자금이 끊임없이 유입되기 때문에 보험영업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종합 손보사들은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를 통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증자도 온라인자보사들의 위기 탈출구로 활용되고 있다.

 다음다이렉트는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짐에 따라 대주주인 다음과 LG화재 등으로 부터 총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다음자보는 지난 2004년 자본금 200억원으로 출발, 100억원씩 세 차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늘렸으나 이번에 1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20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01년 자본금 200억원으로 온라인보험 시장에 첫 진출한 교보자보도 그동안 지속적인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700억원으로 늘렸으며 지급여력비율 120%를 유지하고 있다. 교보자보는 당장 증자는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필요할 경우 대주주를 통한 증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2003년12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교원나라자보는 현재 400억원의 자본금을 100억~200억원 추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급여력비율은 160~200%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경영상태 판단지표로, 손해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순자산을 적정잉여금으로 나눈 것이다. 적정잉여금은 보험 판매 규모 등을 고려해 회사가 보유해야 할 자금으로 매출이 증가하면 잉여금 규모를 그만큼 늘려야 하며, 특히 신생보험사의 경우 매출증가에도 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이 상대적으로 빨리 떨어지게 된다.



 온라인간 가격 경쟁 우려

 온라인보험사들이 출현하기 전 자동차보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 경쟁이었다. 설계사와 판매구조를 생략해 비용을 줄여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겠다는 온라인보험사들의 사업모델이 이제 더 이상 강점을 가질 수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온라인자보를 판매하면서 온라인 상품 간의 가격경쟁 또한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은 준조세 성격이 강하고 보상 범위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이 바로 가격이다. 가격이 저렴하면 소비자들은 회사를 불문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피해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했던 온라인보험사들도 이제는 또 다른 가격경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온라인 업계에서 본격적인 가격경쟁이 시작되면 재정적으로 열세에 있고 기본 체력이 약한 전문 온라인자보사들은 시장에서 생존하기 힘들 정도의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온라인자보 산업은 영국 등 온라인자보 선발국의 경우처럼 수년 내 40%대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이후, 포화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자보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할 경우, 온라인자보 시장에서의 과당경쟁으로 결국 오프라인자보 시장의 가격할인이 불가피해지고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중소형보험사는 중소형사끼리의 합병 또는 대형사와의 M&A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자보 산업 급성장은 보험소비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 보험회사의 새로운 수익 창출 등과 같은 순기능뿐만 아니라 보험료 인하 경쟁으로 인한 오프라인자보의 위축, 온라인 조직 확대에 따른 기존 영업조직과의 갈등, 중복투자 등의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자보가 향후 자동차보험 방카슈랑스 시행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차별화된 상품개발 및 온-오프라인 판매조직의 공생방안, 보험사간 업무제휴 등 다각적인 영업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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