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이드증권이 종합 증권사로 전환되면서 올해부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다. 온라인 증권사라는 차별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공격 경영 중심에는 이석용 사장(53)이 있다. 대주주인 재일교포 사업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5년 동안 CEO를 맡길 정도로 신뢰가 깊은 이 사장을 만나 올해 사업 계획을 들었다.
 “차별화를 바탕으로 크기가 아닌 효율성 면에서 가장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

 지난해 종합 증권사 인가를 취득해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한 이석용 이트레드증권 사장의 일성이다. 그는 “올해가 3년을 목표로 시장 점유율 7% 달성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구체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증권업계에서 차별화를 통해 잠재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주주사인 전 세계 이트레이드증권과 소프트뱅크의 네트워크 관계 사업을 적극 도입해 신사업 부문을 적극적으로 키워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제적 비즈니스와 수익원 다양화가 차별화의 요소가 될 것이다. 먼저 국제적 비즈니스를 위해 주주사를 대폭 활용할 예정이다. 일본 온라인 증권사 1위인 일본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우리나라 주식을 직접 주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에서도 일반인들이 일본 주식을 주문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주식 시장까지 연계한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이를 위해 IT부서에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수수료 경쟁으로 인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다른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성 효율화 위한 모델 만들것

 그는 또 종합 증권사 인가를 계기로 법인·기업금융·자기매매 부문 등 수익의 다원화를 위한 부문을 신설, 확장했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대형사들이 하는 것을 좇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사의 기업금융팀의 책임자급을 영입하기도 했지만 이들과 차별화를 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증권사만큼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운 곳은 없다며 생산성 효율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인 비즈니스를 펼치는 이른바 ‘소수 정예’가 대형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업계의 구조 조정으로 인해 가장 어려운 곳은 바로 중소형 증권사라며 회사의 특징을 살려 전문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본부장과 팀장 대부분이 오프라인 대형 증권사에서 경험을 쌓고 이트레이드증권을 같이 창업한 벤처 정신이 있는 전문가들이라며 이들을  바탕으로 전열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무엇보다도 증권사들 간의 합병을 통한 구조 조정뿐만 아니라 증권사 자체의 지점 폐쇄, 부서 통합, 인원 축소 등 증권업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트레이드증권은 온라인증권사 특유의 ‘규모의 경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 구성이 돼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중반 70여명, 올해 중반까지 100여명 정도로 직원이 불어나지만 아웃소싱,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인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미국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의 금융 관련 사업 아이템을 효율적으로 국내에 정착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의 금융 서비스를 보면 위탁 영업을 위한 메시지가 하나라면 뮤추얼 펀드, 모기지, 은행 및 신용카드 업무 등 종합 금융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활동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스템 개편 대고객 서비스 강화

 그는 이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이 미국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의 종합 금융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요즘처럼 실물경제가 어려워 해외로 직접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내고자 하는 시장 수요에 부응하는 금융 상품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한편 소매 금융 사업 분야의 대고객 서비스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우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이트레이드증권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4개 은행, 포털사이트, 증권 관련 사이트와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자체 시스템도 강화할 예정이다. 증권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와 관련한 전체적인 시스템을 강화해 보다 빠르고 편하게 매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선물 옵션 및 주식 전용 트레이딩 시스템을 고객의 관점에 맞춰 보완 중이며, 고객의 투자 편의를 위해 PDA 서비스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고객에게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 온라인 투자 상담 서비스, 고객 투자 교육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시스템 사용법부터 상품별 투자에 관련한 세세한 부분까지 고객이 원하는 부분은 교육에서부터 투자 상담으로 이어지는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다양하고 차별적인 콘텐츠 제공에도 나선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적인 콘텐츠 개발이 우선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러한 중장기 사업 계획을 통해 향후 위탁 부문 영업 활성화로 인한 수익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트레이드증권을 다양한 수익 구조와 생산성의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주식 시장에 대해 이 사장은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낮아진 시중 금리와 부동산 시장의 경색 등으로 갈 곳을 잃은 400조원 규모의 시중 부동 자금이 매수세력을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적립식 펀드의 인기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가 주식 시장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하고 올해는 개인 투자가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이른바 ‘금융계의 테크노크라트’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들어간 그의 첫 직장은 제일모직이었다. 하지만 기획실 업무를 하면서 맞닥뜨린 회계와 경영 관련 용어들이 그를 ‘금융’으로 이끌었다. 3년 반 동안의 직장 생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경영학석사와 금융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금융계에 첫발을 디딘 것은 럭키투자자문. 영국 현지법인장과 LG투자증권의 전무를 거쳐 99년 이트레이드증권의 사장을 맡아 왔다. 이 사장은 그동안 겟모어증권, 모아증권 등 온라인 증권사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동안 이트레이드를 명실상부한 온라인 증권사로 키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