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 가격이 꽤 많이 오른 시점이어서 지금 투자를 해도 좋을지 망설여지기도 한다. 과연 금을 지금 투자해도 되는 걸까?

약 달러일수록 금은 매력적 상품

장기 투자자 “지금 사도 괜찮다”

금가격은 지난 1979년 2차 오일쇼크 발생 당시 경제적 혼란 및 금리 급등과 함께 215달러 수준에서 1년여 만에 835달러까지 288%가 급등하였다. 이후 경제 안정과 실물보다는 미국의 달러 중심 경제가 이루어지면서 금은 사람들의 관심권에서 장기적으로 멀어졌으나 2000년 초반 중국 경제가 전 세계 중심에 등장하면서 250달러 수준에서 큰 조정 없이 현재 수준까지 상승하여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에도 사실상 금 관련 펀드 또는 예금이 본격적으로 설정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일반인들의 관심도 금 가격이 800달러를 넘어선 높은 가격 수준에서 고조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시점에서 금에 대한 투자를 시작해도 되는지 궁금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장기적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금은 가장 좋은 투자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 이유는 첫째, 금의 가격이 현재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 가격으로 금 가격은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1980년대 초반 최고치를 기록했던 당시 물가가 현재의 절반 수준임을 고려하면 당시 실질 금 가격은 2000달러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통되는 달러의 양이 미국이 보유한 금의 시장가치보다 더 빨리 증가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금 보유량은 지난 1970년 이후 단 한 번도 증가하지 않았고, 금 가격도 2차 오일쇼크가 진정된 후 300달러 수준에서 현재 1000달러까지 2.3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1980년대 이후 미국의 총통화량(M3)은 2조달러에서 10조달러까지 급팽창해 달러의 매력도가 그만큼 반감된 반면 금의 매력도는 그만큼 올라간 상태다.

둘째, 금에 대한 공급은 제한적이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달러를 버려라>의 저자 제임스 터크와 존 루비노에 의하면 인류가 4000년 동안 금을 찾아 다녔지만 채굴량은 약 15만 톤에 불과하고 1492년 이후 세계의 총 금 보유량이 연간 5% 이상 증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현재 금 수요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 약 4000톤으로 추정되는데 금 생산량은 현재 약 2500여 톤에 불과해 수급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2002년 중국은 국민들이 금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한 공산주의 시대의 정책을 폐지했고 인도 역시 2003년 10월 40년간 지속된 금괴무역 금지 조치를 해제시켰다. 이후 양국에서의 금에 대한 수요는 증가 추세에 있다. 중국은 최근 금 보유량을 2009년 4월 이전 600톤 규모에서 1000톤 규모까지 확대했다. 향후 중국은 금 보유량을 약 5000톤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셋째, 금은 달러 약세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상, 그리고 변동성 확대에 대한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점이다. 달러는 인덱스 기준으로 지난 2000년대 초반 최고점을 형성한 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격히 부각되면서 다시 강세 반전하였으나 결국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최근의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달러는 미국의 사상 최고 수준의 부채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통화량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한 가치의 하락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고 이 추세는 미국의 근본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추세적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서 달러 표시 자산인 금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단순한 달러 약세로 인한 금 가격 상승이 아닌 다른 이면으로 보더라도 금은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상품들은 생산 또는 발견된 후 그 즉시 소비되지만 금의 경우는 대부분 저장되어 그 가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에 증시가 급격한 조정세를 보여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진다면 자산 가격이 폭락할 경우 오히려 금의 매력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이것이 2008년 모든 자산들의 가격이 폭락할 때에도 금만큼은 그 변동성이 매우 낮아 하락폭이 적었던 이유다.

금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긍정적으로 평가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아직까지는 금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금 투자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실물 매입 = 환율 변동 리스크를 피하고 실물자산 가격을 정확하게 추종하기 위해서는 실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금을 실물로 매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 목돈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어 소액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진다. 현재 일부 은행에서 금을 실물로 매입할 수 있지만 매입과 동시에 부가가치세를 10% 내야하기 때문에 추가적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

금 채굴 기업에 직접 투자 = 실물 매입 다음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금을 채굴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에는 금을 채굴하는 기업이 없어서다. 그렇다면 해외 금 채굴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연유로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는 순수 금 관련 주식형 펀드보다는 여러 원자재에 고르게 분산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들이 대부분이어서 금에 직접 투자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자재 지수선물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 및 금 예금 =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는 내년부터 해외 펀드 비과세 조치가 종료되고 원자재 가격 변동뿐 아니라 주식시장의 영향도 함께 받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아 파생상품 펀드가 더 유리하다. 다만 파생상품 펀드는 관련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100% 추종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금 예금의 경우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해외 펀드 매매차익 비과세에 해당하는 펀드가 아니라는 장점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에게 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환헤지를 그때그때 진행해야 하는 것은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