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가능성 농후… 단기 급상승 ‘기대난’

2009년 부동산 시장은 말 그대로 혼란 그 자체였다. 상반기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감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폭등세를 보인 반면, 하반기 들어서는 DTI 규제 등으로 상반기에 올랐던 가격이 다시 빠졌다. 매매 시장은 상반기 이후 줄곧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 시장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서민들의 고충이 더욱 커지고 있다. 청약 시장은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요즘,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올 12월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내년 초에는 전반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1~2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신규 공급 물량 부족, 선거 및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에 따른 기대감, 그리고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과거 외환위기 때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회복되는 집값은 2011년에는 국지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적으로 신규 공급 물량 부족 현상이 현실에 나타나는 것은 3~4년 이후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선거, 시장 회복의 ‘방아쇠’

그렇다면 내년에 부동산 시장이 다시 회복되는 그 이유들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우선 내년에는 지자체장 선거가 있다. 선거와 부동산 가격은 아주 밀접하게 움직인다. 선거 공약 때문이다. 때로는 현실 가능성도 없는 단지 1회용짜리의 터무니없는 선거 공약이 남발하기도 한다. 그에 따라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잇따라 상승하게 된다.

지난 1995년 이후 전국 단위의 선거가 8번 치러졌는데 이중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을 제외한 모든 선거 때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올랐다. 선거가 치러진 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6개월 전보다 평균 2.81%가 상승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3.60%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강북 지역 역시 2.80%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제 부문도 회복세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2월11일이면 미분양과 신규분양에 주어지는 양도세 감면 혜택이 끝난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미분양과 신규분양 시장의 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 이 혜택이 끝나는 시점에는 대체 투자처가 필요하다. 그 대상이 바로 기존 아파트 시장이 될 공산이 크다.

기존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에는 올 하반기부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에는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주자라고 말할 수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안전진단 실시로 큰 호재를 맞아 사업진행에 탄력을 받으면서 가격 상승에 불이 짚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내년쯤에는 DTI 규제의 효과가 한풀 꺾일 시기이다. 본래 어떤 규제도 효과는 영원할 수 없다. 대체적으로 규제가 나온 뒤 몇 달간은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고 나면 그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수급 불균형도 큰 원인이다. 보금자리주택 등을 기대하는 대기수요가 많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이주 가구 수도 크게 늘어난다. 이에 따라 소형 물량 부족은 내년에도 크게 문제시되고 이는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입주 물량과 신규분양 물량도 적다.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6.5% 증가한 30만 가구에 이르겠지만 2000~2008년 평균 연간 입주 물량인 32만 가구보다 적은 수준이어서 지역이나 주택 규모별로 수급 불안정이 계속될 것이다.

신규분양 물량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후 건설 업체들이 잇따라 공급 계획을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전체적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주택건축 인곀昇?물량은 총 5만330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2406채)보다 38.9% 줄었다. 특히 서울은 71.0%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11일 가기 전 신규분양 ‘찜’

기존 아파트는 자금이 준비된 상태라면 되도록 올해가 가기 전에 노리는 것이 좋다. 내년에는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금 여력이 없다면 무리하게 매입을 하기보다는 내년 부동산 시장 흐름에 맞춰서 매입 시기를 잡는 것이 현명하다. 내년보다는 2011년에 국지적인 집값 상승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내재되어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이 단기간의 급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 중심으로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내다보는 것이 안전하다.

강남권(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의 재건축 아파트는 입지 여건이 좋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DTI 규제 이후 호가가 많이 빠진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 특히 한강변에 위치해 있어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거나 한강변 초고층 개발의 호재가 있는 아파트는 향후 시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신규분양을 계획하고 있다면, 내년 2월11일 이전에 하는 것이 좋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내년 2월11일 이전까지이기 때문이다. 건설 업체들도 내년 양도세 감면 기간을 적극 이용해 밀어내기식 분양을 할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청약 시장은 지역별로 양극화가 여전히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지역 선택이 중요하다. 청라지구의 경우에는 꾸준히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영종지구는 미달 사태를 보이는 등 지역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미분양 아파트는 매입 시기를 빨리 잡으면 잡을수록 좋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해 미분양이 쏟아져 나왔던 탓에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에도 미분양이 아직 남아 있고,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등에 이어 분양가 할인까지 해주는 단지들도 있어 투자가치 면에서나 투자금액 측면에서나 유리하다.

하지만 저층의 경우에는 향후 매도할 때 어려움이 있으므로 투자 면에서 접근한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 양도세 감면 등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진행했던 미분양 혜택을 없애는 곳도 많다.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라면 중도금 무이자 등 미분양 혜택이 있는 단지들이 상대적으로 이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