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되었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의 결과, 현재는 일단 경기 회복 낙관론이 득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펀드는 어떤 것일까.

중국·선진국 금융주·

원자재 펀드 ‘매력적’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며 침체를 거듭했던 미국 경기는 일단 회복기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소비 부진 및 고용 불안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주택 시장이 하락세를 멈추면서 미국 경기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기관의 대규모 자본 손실과 경기 침체 여파로 상반기에 이머징(신흥국) 증시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해외 펀드시장에서도 변화가 탐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빠른 경기 회복세와 기업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이머징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선진국 증시 강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자금 동향에서도 나타난다. 이머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약화되고 선진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선진국 증시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 되고 기업이익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이머징 증시와의 격차를 점차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 금융주 펀드 관심

선진국 섹터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섹터는 금융업종이다. 금융업종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연초까지 급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3월 이후 반등이 이어지며 지난 6개월간 80%가 넘게 상승했다. 물론 기업실적 개선보다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으로 해석되지만, 금융업종은 미국 증시 업종 중 EPS(주당순이익) 성장 전망도 가장 우수하게 나타나며 향후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 이익 개선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주택 시장의 안정화는 금융업종 이익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 회복 본격화에 대비해 선진국 섹터 중 낙폭이 가장 심했던 금융주 펀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도 펀드 여전히 매력적

요즘 해외 펀드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중국 펀드다. 올해 상반기 급등하며 이머징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중국 증시가 최근에 큰 폭의 조정을 보이면서 수많은 해외 펀드 투자자들의 이목이 중국 증시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증시는 연초 이후 90% 이상 상승 후 조정이 이어지면서 중국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 또한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 증시의 조정은 경기 회복과 이익 개선에 비해 과도한 주가 상승과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 유동성 미세조정 등의 정부 정책 변수, 신규 IPO(증시 상장) 물량과 비유통주 물량 부담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분석해보면 이러한 지나친 불안 심리는 기우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11일에 발표한 중국의 산업 생산, 소비 판매, 신규 대출 등의 경제지표는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중국의 8월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고, 소매 판매도 15.4%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신규 대출도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동성 회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냈다. 이와 같이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고,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전혀 이상이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

중국 정부의 미세한 정책 변화도 과도한 주가 상승의 버블에 대한 경계감으로 볼 수 있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 정책기조를 지속적으로 표방하고 있어 정책적 이슈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중국 증시는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의 조정을 받아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되어 현재의 조정은 중국 펀드 신규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잠재 성장력을 지닌 중국 및 인도 펀드는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둔화되겠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서의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약달러 대안 원자재 펀드

상반기에 큰 폭으로 상승했던 원자재 펀드도 가장 유망한 섹터 중 하나다. 원자재는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달러 약세에 대한 수혜를 받으며 연초 이후 가장 유망한 투자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상반기에는 WTI(미국 텍사스 산 원유) 기준 유가와 비철금속 가격이 투기적 수요에 의해서 상승했다면, 하반기 이후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요인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초 이후 ‘비철금속>에너지>귀금속>농산물’순으로 상승했으나, 상반기에는 상승세가 약했던 금 가격이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는 비철금속, 에너지, 귀금속류 매수 수요가 번갈아 나타나는 순환매 양상을 보이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는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 현상에 대한 매력적인 헤지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과 이로 인한 미국 재정 적자 급증으로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가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투자는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에 대한 가장 매력적인 헤지 수단으로 각광 받으며 투자 매력도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시작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고수익 상품으로서 원자재 펀드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