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주식펀드 수익률도 오랜만에 고공행진 중이다. 그 동안 오랜 수익률 부진의 고통을 참아낸 투자자들의 얼굴엔 엷게나마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일부 성급한 투자자들은 원금 회복이 되자마자 펀드를 환매하기도 했다. 이 같은 수익률 급등기에 펀드 투자자들은 수익 실현에 나설지 혹은 계속 투자를 유지할지 여간 고민스럽지 않다. 하지만 이보다 더 깊은 고민은 새롭게 펀드에 자금을 넣을 것인가 여부일 것이다. 자칫 지금 투자했다가 지난 2007년 말처럼 ‘뒷북투자’가 될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적립식 투자는 V자형

흐름이 오히려 유리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뒷북투자에 대한 고민은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서 냉철하게 생각해 본다면 투자 위험은 어느 때나 마찬가지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10월은 주식투자하기 가장 위험한 달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나머지 위험한 달들은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2월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 어떤 때가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지 예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이는 주가의 향방을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주가가 오를지 혹은 떨어질지 확실하게 알 수만 있다면 투자 고민이 전혀 필요 없을 것이다. 주가가 오른다면 사고, 떨어질 것이라면 팔면 될 테니 말이다. 문제는 아무도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자칫 예측과 다르게 시장이 움직이면 큰 손실을 피할 수 없다.

하락할 위험 고려해 투자해야

투자는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과 비슷하다. 봄에 밭을 갈아 씨앗을 뿌리지만 농작물이 자라나는 여름 동안 어떤 기상 이변이 올지, 혹은 작물이 잘 자라나도록 충분한 햇빛을 받을 수 있을지 어느 누구도 확실히 알 순 없다. 그저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모두 잃지 않도록 미리 대비할 뿐이다.

이렇게 본다면 현명한 투자는 크게 잃을 수 있는 위험을 피하는 것이다. 현재 새로운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불확실한 주가 예측에 근거해 투자하기보다는 예상과 달리 하락할 위험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8월10일 현재 일반 주식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무려 39.17%에 이른다. 개별 펀드에 따라서는 50% 이상 성과를 낸 펀드도 수두룩하다. 해외 펀드 역시 높은 성과를 올렸는데 그 동안 깊은 손실에 빠졌던 중국 펀드가 연초 후 평균 41.61%의 고수익을 기록했다. 브라질 펀드가 77.32%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으며 인도 펀드도 55.70%나 올랐다. 이렇듯 최근 가파르게 수익률이 상승하자 그 동안 자취를 감췄던 펀드투자에 대한 문의도 점차 늘고 있는 분위기다.

막상 수익을 올릴 기회였던 하락기에는 관심이 없다가 가격이 오르고 나서야 투자하려는 것이다. 누구든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유독 주식투자만은 쌀 때 관심이 없다가 비싸졌을 때에서야 관심을 갖게 된다.

이는 원래 ‘공포와 욕심’이라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다. 성공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본능과 반대로 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모든 사람이 성공하기 어렵다. 졸려서 잠이 막 쏟아지는데 이를 이겨내기 어려운 것처럼 본능과 반대로 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다시 주가가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가 투자해야 할까? 막상 주가가 떨어지는 국면에 돌입한다고 해서 투자하기란 역시 쉽지 않다. 계속 떨어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투자하자마자 주가가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펀드에 자금을 넣는 ‘간 큰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이래 저래 쉽지 않다는 얘기다. 주가 향방을 보고 투자하는 한 갈등과 고통의 굴레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과감히 숲 속에서 걸어 나와서 전체를 볼 수 있는 높은 언덕으로 가야 한다.

주가 단기 급등 이후 뒤늦게나마 펀드 투자에 나설 계획인 투자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두 가지 경우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목돈을 가진 투자자라면 목돈을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에 예치하고 매월 일정액이 펀드에 자동이체 되도록 ‘자동 투자 시스템’을 만든다.

적립식 펀드 투자, 적절한 시기

예를 들어 정기예금 만기로 2000만원 목돈이 있는데 이를 펀드로 운용하고 싶다면 우선 목돈을 증권사 CMA에 예치한 다음 적립식 펀드에 매월 50만원씩 투자하도록 자동이체 신청을 한다. 이때 매월 투자금액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이처럼 하는 이유는 어느 시점이 바닥인지 꼭지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투자시점을 분산하는 것이다. 펀드에 자금을 넣는 시점을 나눔으로써 자칫 주가 꼭지에 목돈을 투자하는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둘째, 목돈 없이 소액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면 요즘과 같은 시기가 적립식 펀드 투자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다. 적립식 투자는 매월 일정액씩 나눠 투자함으로써 주가가 쌀 때 더 많은 펀드를 사서 주가가 오르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다. 따라서 주가 흐름이 하락했다가 상승하는 ‘V자’ 모양일 때가 가장 효과가 높다. 만일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주가가 계속 오른다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걱정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투자를 시작한 이후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다시 반등할 때까지 계속 불입한다. 주가가 떨어져 당장 단기적인 성과는 떨어지지만 싼 가격으로 더 많은 펀드를 매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단기적인 수익률 하락을 견뎌내면 반등 이후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는 최근 펀드시장에서도 이미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폭락했던 주가가 다시 급반등하면서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했던 거치식 펀드는 여전히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적립식 펀드는 빠른 원금 회복을 보였다. 오히려 적립식 펀드 투자는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는 효력이 약하다. 결국 주가 하락이라는 투자 위험이 있을 때 그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단기 급등에 따라 투자 부담이 되는 요즘 시기야 말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투자 실행에 앞서 뚜렷한 투자목표와 장기적인 투자계획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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