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효과·다양한 혜택‘양수겸장’

 ‘신용카드, 증권사로 바꿀까 말까?’

회사원 김은정씨(35)는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계한 신용카드를 가입할지 말지 고민 중이다. 증권사들이 앞 다퉈 CMA 연계 신용카드 상품을 새로 출시하며 갖가지 혜택과 부가서비스를 약속해 푸짐한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CMA 신용카드에 직장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자본시장통합법 도입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증권사들이 소액지급결제 기능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새 CMA 신용카드는 기존의 신용카드와 증권 투자에 필요한 증권카드 및 증권 체크카드 개념을 합친 것으로, 높은 이자를 챙기며 증권 투자도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오는 7월 CMA에 소액결제 기능이 도입되면 CMA 신용카드의 편리성과 사용 범위가 훨씬 확대돼 은행권에 머물러 있는 단기 자금의 상당 부분이 CMA로 옮겨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반 신용카드와 쓰임새 똑같아

CMA 금리는 현재 평균 연 2%대이지만 일부 증권사는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신규 고객을 모으기 위해 CMA에 4%대 고금리를 제시하고 나서 증권사간 경쟁은 앞으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CMA 신용카드는 증권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내놓는 만큼 혜택이 푸짐하고 쓰기에도 편리하지만, CMA는 종금형 이외에는 예금자 보호 기능이 없고 은행 대출 시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원래 CMA는 현금카드, 체크카드 기능만 있었기 때문에 잔고 액수만큼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 나온 CMA 신용카드는 잔고보다 가격이 비싼 물건도 살 수 있고 할부 거래도 가능하다. 예컨대 통장 잔고가 0원이어도 100만원짜리 물건을 살 수 있고, 결제일까지 100만원을 채워두면 되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HMC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의 증권사들이 신용카드 기능이 추가된 CMA 상품을 발매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같은 종류의 상품을 준비 중이다.

오는 7월 소액지급결제가 시작되면 CMA 계좌를 통해 직접 주식투자, 자동이체, 송금 등의 서비스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증권사들은 은행들이 공동으로 만든 결제망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독자적인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CMA에 가입할 때 다른 은행 계좌를 만들어 주면서 이 계좌를 통해 거래하도록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 납입은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못한다든지, 일부 카드사에서 CMA를 결제계좌로 인정하지 않는다든지 해 불편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사라져 사실상 CMA와 은행 통장 간에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CMA 신용카드는 이밖에 기존 신용카드와 연계 운영돼 연회비 등 비용은 일반 신용카드와 동일하며, 신용 등급에 따라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현금 서비스 기능도 제공된다.

CMA 신용카드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예금자보호가 미흡하고 은행 대출을 이용할 때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물론 종금형 CMA는 일반 은행처럼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동양종금증권에서 종금형 CMA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CMA는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원금이 깨질 수도 있다. 또 증권사는 대출 기능이 없기 때문에 CMA로 오랫동안 착실하게 거래한 경우에도 은행 대출을 받을 경우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없는 것이 한계다. 은행들이 대출 기능을 활용해 자사 계좌를 보유한 고객에게만 대출 금리를 낮춰주거나 한도를 늘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이나 이사를 위해 목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CMA와 거의 비슷한 고금리를 받으면서 예금자보호, 마이너스 통장 혜택을 챙길 수 있는 은행권 신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또 전문가들은 CMA 신용카드를 만들 때에는 자신이 가진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신용카드는 되도록 하나로 몰아서 써야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신상품 출시 ‘러시’

CMA 신용카드 출시를 계기로 증권사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경품을 내걸고 일제히 마케팅 총력전에 돌입했다. 사실 CMA 카드 고객은 증권사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그러나 CMA는 주식 거래나 펀드 투자 등 `교차 판매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증권사들로서는 신용카드 판촉을 통해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양종금증권은 현대·롯데·삼성 등 3개 카드사와 제휴해 총 5종의 W-CMA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카드별로 특징이 다 다른데, 롯데카드와 제휴해 내놓은 ‘W-CMA 롯데 포인트 플러스 카드’는 CMA 통장 가입자를 위한 혜택인 W멤버십(롯데시네마 1000원 할인, 워커힐면세점 10% 할인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롯데백화점 5% 할인 쿠폰과 전국 롯데 매장에서 롯데 포인트 1~6% 적립 혜택도 있다. W-CMA 신용카드 출시를 기념해 7월31일까지 ‘잡아라 W-CMA 신용카드 페스티벌’을 실시하는데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2500명에게 해외여행 상품권, 백화점 상품권 등을 증정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4050세대를 위해 특급호텔 및 항공권, 골프장 위주로 혜택을 제공하는 ‘명품CMA러브-4050카드’, 주유 시 리터당 80원 적립 혜택이 있는 ‘명품CMA러브-Big Plus GS칼텍스카드’,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많은 ‘명품CMA러브·LOVE카드’ 등 3가지다. 첫 CMA 가입 고객 중 7월 말 기준으로 잔고가 100만원 이상이거나, 월 10만원 이상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지급한다.

우리투자증권의 ‘옥토(Octo) CMA 신용카드’ 7종은 현대와 우리, 롯데, 삼성 등 4개 카드사와 제휴한 것으로, 기존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가 그대로 제공된다. 신한카드·현대카드와 제휴해 대우증권이 내놓은 ‘대우증권 CMA 신용카드’ 5종도 CMA의 장점과 결제 기능,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등을 결합했다. 대우증권 CMA를 보유한 고객은 해당 계좌를 기반으로 새 신용카드가 발급되며, CMA가 없는 사람이 새로 신청하면 CMA가 자동 개설된다.

삼성증권이 삼성카드와 제휴해 만든 ‘삼성CMA+신용카드’는 연 2.5% 금리와 공모주 청약한도 2배 우대 등 CMA의 장점은 물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이용 시 할인 및 적립금 혜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