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금액 대비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바로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아파트다. 분당, 중동 등 1기 신도시는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게다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개발 호재 기대감에 향후 시장이 안정화되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모델링 후 차익 ‘짭짤’…

중형·평지 단지 ‘강추’

분당, 중동 등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기 신도시는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지어졌기 때문에 대부분 아파트가 노후화 돼 재정비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열풍은 재건축 규제 완화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도 재건축 아파트는 시장에 너무 민감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뒤따른다. 따라서 최근에는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리모델링은 규제가 지속적으로 완화되면서 추진하기 쉬워지고 있는 추세다.

사업 가능 연한이 준공 후 15년으로 줄었고, 주민 동의율은 과거 100%에서 현재는 전체 주민 3분의 2 이상으로 낮아졌다. 1층에 필로티를 설치하면 최상층을 1개 층 더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사업 추진 기간도 재건축의 절반에 불과한 2~3년이면 충분하다. 재건축이 조합 설립 이후부터 명의 변경이 금지되는 반면 리모델링은 공사 중이더라도 매매가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여유 공간 넓은 단지 ‘바람직’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라고 해서 무조건 사업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리모델링으로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1차적인 목적 외에 시세 차익까지 노린다면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인 지역의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 리모델링을 하려면 단지마다 차이는 있지만 3.3㎡당 300만~350만원의 공사비가 든다. 현 시세에 총공사비를 합한 금액이 주변 아파트보다 낮아야 완공 후 차익이 생긴다. 리모델링 후 시세 차익을 위해 최근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인 1기 신도시와 서울 양천구 목동 등의 대형 위주 아파트를 매수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단지 내에 여유 공간이 있는 아파트가 좋다. 커뮤니티 시설 등의 편의시설을 추가적으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면적 증가의 필요성이 커 주민 동의가 쉬운 중소형(60~100㎡)이 많은 단지가 유리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리모델링은 500가구 내외의 중형 단지가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평면 구성상 일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신축 당시부터 동간 간격이 넓은 단지라야 리모델링으로 좁혀지는 동간 간격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이나 소형 평형이 없거나 적은 단지도 좋다. 신축이 아니기 때문에 경사지에 있는 단지보다는 평지에 위치한 단지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신도시를 포함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87개 단지, 5만5000가구다. 시장 규모만 8조원에 이른다. 검토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167개 단지, 12만3000가구(17조원 규모)로 늘어난다. 하지만 실제로 리모델링을 준공 또는 착공한 단지는 9개 단지, 1372가구에 불과하다.

1기 신도시에서는 약 20개 아파트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신도시 최초의 리모델링은 중동신도시에서 시작된다. 대림산업이 이르면 오는 9월경 1기 신도시인 부천 중동 반달마을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건설사업관리(CM)는 한미파슨스가 맡는다. 이번 공사는 신도시 최초의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1호선 역세권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건영·동아·선경아파트  단지인 반달마을은 총 2742가구의 대단지로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되면 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신도시의 한아름 2차 역시 최근 시공사가 선정됐다. 한아름 2차는 지난해 1월 추진위를 구성해 주민 설문 과정에서 89%의 높은 동의율을 확보했고 3.3㎡당 공사비 298만3000원을 제시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택했다.

중동·분당 리모델링 분위기 ‘후끈’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현재 76㎡, 99㎡는 각각 102㎡, 135㎡로 늘어난다. 즉, 99㎡의 경우 리모델링 비용이 약 9000만원 정도가 된다. 리모델링 후 현재 시세보다 1억원 이상은 올라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현재 한아름동성 105㎡의 시세는 2억8000만~3억3500만원으로 앞으로 4억3000만원 이상은 해야 한다.

분당신도시에서도 리모델링 분위기가 뜨겁다. 건설사들은 분당신도시가 가진 상징성을 감안해 이 지역 리모델링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분당신도시 이매동 금강아파트는 조만간 있을 창립총회에 앞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리모델링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에는 1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데다 입주민들의 경제력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동의만 얻을 수 있다면 사업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분당신도시의 리모델링은 아직까지 준비 단계다. 추진위를 구성한 단지들은 있지만 조합설립인가 단계까지 진행된 곳은 없기 때문이다. 정자동 한솔 주공5단지는 현재 시공사를 선정한 상태이고,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이매동의 이매금강, 야탑동 매화공무원 1, 2단지는 현재 추진위를 구성한 상태다.

서현동의 시범삼성한신의 경우에는 작년 금융위기 여파로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서는 시세를 회복하고 있다. 105㎡의 경우 올해만 무려 8000만원이 올라 현재 5억7000만~7억원이다. 특히 서현동의 경우에는 학군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리모델링 후 사업 수익성은 얼마나 될까. 아파트단지형 증축 리모델링이 성공한 사례는 쌍용건설이 시공한 서초구 방배동 쌍용예가클래식(옛 궁전아파트)과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방배에버뉴(옛 삼호14동), 용산구 이촌동 로얄 등 5~6곳이다. 특히 방배 예가의 경우 공사 후 편리성이나 수익률 등의 면에서 리모델링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

사업 착수 직전 3억7000만원대였던 92㎡형은 리모델링 후 115㎡로 확대되면서 올해 초 매매가격이 평균 9억원대까지 치솟았다. 148㎡도 같은 기간 4억6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리모델링 이전에는 3.3㎡당 평균가격이 1100만~1200만원대로 주변시세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저렴했지만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는 3.3㎡당 2700만~3000만원대로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