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이 다시 인기다. 지난해 말 원금 손실이 발생한 ELS가 속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때와는 딴판이다. 벌써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릴 정도다. 진화를 거듭하면서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재차 부각되고 있는 ELS 투자 방법을 알아봤다.

상승장 타고  인기몰이…  다양한 상품 ‘진화 중’

ELS투자 7계명

1. 제시 수익률 자체보다 달성 가능성 여부가 중요

2. 어떤 기초자산인지 확인해야

3. 시장 전체 위험도 유념해야

4. 발행 증권사 신용위험도 고려해야

5. 중도상환하면 환매 비용 있음을 명심해야

6. 수익구조의 비대칭성도 염두에 둬야

7. 투자 목적을 먼저 결정한 후 투자해야

ELS 신규 발행이 지난해 말 바닥을 찍은 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35건에 불과했던 신규 발행 종목은 지난 4월에 161건까지 늘어났다. 한창 ELS가 인기를 끌던 지난해 6월의 171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발행 규모도 6647억원을 나타내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만기 전에 목표 수익률을 충족시키며 조기 상환된 ELS가 잇따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14건, 3월 33건에 그쳤던 조기 상환 종목 수는 4월에는 54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 1월 조기 상환된 ELS는 단 두 건에 불과했다. 신규 발행과 조기 상환 건수는 ELS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꼽힌다. ELS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지난해 6월에 조기 상환된 ELS는 모두 98종목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일명 ‘녹인(Knock-In)’ 됐던 ELS 중 14개가 조기 상환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녹인’은 기초자산 종목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며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간에 진입하는 것을 말한다. 만기 때까지 기준가격을 넘지 못할 경우 하락한 만큼 고스란히 원금을 까먹을 뻔 했지만 증시가 되살아난 덕에 목표 수익률을 만족시키고 상환된 것이다.

ELS는 ‘중간 위험, 중간 수익’ 상품

ELS는 특정 주식 또는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손실과 이익이 결정되는 장외파생상품의 하나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 받은 증권회사가 발행하며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발행됐다.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주가연계펀드(ELF)나 은행에서 만드는 주가지수연계예금(ELD)도 유사한 상품으로 꼽힌다.

ELS는 투자자의 시장 전망에 따라 상품 선택이 가능하고, 조기 상환 및 원금보장 수준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기초자산의 상승 또는 하락 시에 발생한 수익을 100% 가져가지 못할 가능성이 큰 데다 구조가 복잡해 오해 및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많은 상품이기도 하다. 또 인덱스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는 물론, 액티브펀드(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서도 투자비용이 큰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언제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많은 사람들이 ELS를 ‘저위험(Low Risk), 고수익(High Return)’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ELS는 ‘중간 위험(Middle Risk), 중간 수익(Middle Return)’ 상품”이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원금 손실이 난 상품들이 속출하며 ELS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탓에 올 들어서는 원금 손실을 최소화한 ELS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슈퍼스텝다운 또는 뉴스텝다운 등의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는 변형 스텝다운형 상품이다. 기존의 스텝다운형 상품이 투자기간 중에 원금 손실 조건 발생 여부를 따지는 것과는 달리, 변형 스텝다운형 상품은 수익 결정 시 만기 때 주가 수준만 고려되기 때문에 안정성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만기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경우, 수익률이 낮은 종목을 기준으로 손실 범위가 정해졌다. 그러나 이제는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기준으로 수익을 결정해 오히려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상품도 나오고 있다. 또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경우, 지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인덱스펀드 형태로 전환되는 구조의 상품도 나왔다. 이 상품은 만기 지수가 처음보다 오르면 상승률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익률 달성 가능성이 가장 중요

전문가들은 ELS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률 달성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실성이 없는 조건을 내세우며 제시 수익률이 높은 ELS가 좋은 상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박진수 동부증권 자산관리컨설팅팀 연구원은 “ELS에 투자할 때는 제시 수익률이 높은 상품보다는 안정성이 담보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제시 수익률이 높을수록 투자 성과는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안정성을 보려면 ELS가 어떤 기초자산으로 구성돼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어느 정도 하방 경직성이 있으면서 안정적인 추이가 예상되는 ELS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최창규 연구위원은 “우리투자증권에서 발행한 ELS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텔레콤으로 구성된 ELS 중 중도상환에 실패한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며 “기초자산 구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주가 급락 등 시장의 위험도 유념해야 한다. 또 ELS는 기본적으로 발행 증권사가 신용위험을 떠안는 구조로 설계된 만큼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중도상환할 경우 환매수수료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진 상품이라 가입 후 수익률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아울러 수익구조의 비대칭성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점이다. 위험을 줄이는 대신 수익을 얻을 기회를 박탈하고 비용이 높은 만큼, 투자 전망이 밝다면 재투자 수익률을 감안할 때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들에 앞서 ELS에 가입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투자 목적이다. 이에 따라 원금보장형을 택할 것인지, 비보장형에 가입할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박진수 연구원은 “ELS도 결국 주식인 만큼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비중을 결정해야 한다”며 “다른 주식과 펀드 등의 비중을 감안해 ELS 투자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