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주 + 전문경영인’ 체제가 이상적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이 있다. 힘든 일이라도 혼자가 아닌 둘이서 힘을 합하면 어려움을 잊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창업도 예외는 아니다. 이른바 동업으로 성공하는 법을 찾아보는 것도 녹록치 않은 창업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창업 시장에서 공동창업, 이른바 ‘동업’은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원인은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 내 탓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이라고 본다. 창업의 목적이 성공적인 독립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동업은 진정한 독립이 아니라는 인식 또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창업 시장에서는 공동창업, 동업이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잘만 하면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둘이서 하는 창업이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초보끼리 동업은 오히려 위험

동업의 형태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자본과 기술력, 노동력을 공동 투자하고 수익에 대해서도 균등 분할하는 일반적인 동업 형태다. 초보 창업자의 경우 자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둘이서 자본금을 합한다면 더 큰 자금으로 아이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동업의 성공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초보 창업자끼리 창업은 자본금을 키워서 아이템 선정, 경쟁력 있는 점포를 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창업 주체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두 명 모두 초보자이므로 시행착오의 가능성이 높다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달리하는 동업의 방법이다. 이를테면 한 사람은 자본금을 투자하고, 또 한 사람은 기술력 및 운영 능력을 투자하는 방법의 동업이다. 비교적 성공 확률이 높은 동업 방법 중 하나다. 이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공정하게 설정하고, 운영수익에 대한 객관적인 지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투자금액에 대한 지분과 운영 노하우에 대한 지분을 공정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정답은 없다. 자본을 100% 투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본투자를 전적으로 책임졌기 때문에 전체 수익에 대한 최소한 절반 이상의 지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운영 노하우를 투자한 전문경영인의 경우 수익모델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핵심 노하우를 투자했기 때문에 운영에 대한 지분을 원할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서로 간의 의사조정을 통한 올바른 동업계약서 작성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는 하나의 수익모델을 두고 두 명 이상이 집단적으로 투자하는 형태의 동업 방법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자사 브랜드의 출점 전략 중 하나로 이 방법을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하나의 가맹점을 운영하는데 1억원 투자자 5명이 모여서 5억원의 자본금을 만들고 전문경영인을 연결시켜서 5억원짜리 가게를 만드는 케이스다. 투자자 5명에 전문경영인 1인이 결합한 창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투자자에 비해 위험성이 크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대형 가맹점포를 신규로 개설할 수 있다는 점, 그로 인해 개설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5명의 투자자, 또는 10명의 투자자 중 한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자칫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우를 범할 수 있는 여지도 없지 않다.

술자리 의기 투합 “다시 생각해 봐”

점포 경영의 수익성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투자자와 운영자의 입장 차를 원만하게 조율하지 못한다면 자칫 불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브랜드의 경우 라이프사이클이 존재한다. 투자원금도 회수하기 전에 브랜드 및 아이템 자체의 가치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올바른 동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공동창업의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단순한 의기 투합형 동업은 지양해야 한다. 술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뜻을 모으는 방법은 실패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아는 사람이니까, 동창이니까, 친한 친구라는 사실 하나만 믿고 동업을 결정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동업일수록 해당 수익모델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다. 수익모델에 대한 시장 경쟁력, 운영 경쟁력, 궁극적으로 투자금액 대비 수익성에 대한 타당성 분석 절차를 거친 후 아이템 선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투자와 운영에 대한 객관적인 역할과 책임, 수익 배분에 대한 공정한 동업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급적이면 동업자끼리 역할을 달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한 가게에 같은 역할의 동업자가 있을 경우 직원들은 두 명의 사장으로 인해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동업 주체는 두 명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판단이다. 동업 주체가 많아질수록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경영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검증된 수익모델을 운영하는 점포 주인이 공동 투자자를 희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검증된 수익모델이라고 하면 현재 운영하는 점포의 수익모델을 다년 간 경험을 통해 검증했으나 투자금액의 한계로 인해 신규 확장이 어려울 경우 파트너를 희망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동업계약서만 잘 작성하고 서로의 역할과 책임 설정만 명확히 한다면 동업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운영자는 재투자 없이도 신규 점포 개설로 인한 부가수익을 올릴 수 있고, 신규 투자자는 검증된 수익모델 및 주체로 인해 투자의 위험 인자를 제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창업 시장은 늘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고 있다. 혼자서 하는 나 홀로 창업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제대로 된 공동창업은 안정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지름길을 제공하기도 한다. 창업 시장은 참 변화무쌍하면서도 재미있는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창업 실패 12가지 원인

1 아이템 및 브랜드 경쟁력 저하가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이다. 

2 목, 상권과 입지 경쟁력, 점포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3 경쟁 점포에 비해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즉 시설 경쟁력이 떨어지면 실패를 부른다.

4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창업 운영 주체 및 구성원의 대 고객 서비스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5 경쟁 점포에 비해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

6 고객관리 및 직원관리, 즉 인적자원관리 능력이 떨어질 경우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7 간판 경쟁력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싸인디자인에서 경쟁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성공은 없다.

8 체계적인 온·오프라인 홍보 마케팅 전략이 부재하다면 성공창업의 길은 멀기만 하다.

9 간접운영의 함정. 믿을 수 있고, 실력 있는 매니저를 고용했으나 실패하는 사람도 많다.

10 비브리오, 광우병, AI파동, 콜레라 등 외부적인 악재 앞에 무릎 꿇은 창업자도 많다.

11 소상공인 창업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창업 주체의 경쟁력 미비에서 비롯된다.

12 부부 간 불화, 자금관리 미숙, 아이템과 상권 입지의 부적합성도 실패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