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강일지구 첫 입주는 3월24일이었다. 강일지구는 전체 1만400여 가구의 대규모 택지지구로 강남권에 위치하고 녹지공간이 풍부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입주는 강일1지구이고, 2지구는 2010년 말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가격저렴…주거환경도 우수

강일지구 시세를 보면 66.16㎡대는 분양가를 포함 2억8000만~2억9000만원, 99.17㎡대는 4억~4억2000만원, 132.2㎡대는 5억8000만~6억원이다. 시세는 설 이후부터 상승 중이다. 연초 부동산 시장 악화로 프리미엄 없이 시작됐던 거래가 최근 66.16㎡대를 기준으로 7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세 문의도 꾸준한 편이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전세가는 저렴한 편이다. 66.16㎡대가 1억2000만원, 99.17㎡대는 1억3000만~1억5000만원, 132.2㎡대는 1억6000만원이다.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단지는 3, 4단지다. 중앙공원을 끼고 있고 상업지구와 가까워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강일지구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동은 8단지 805동이다. 근린공원 조망이 가능하고 앞에 장애물이 없어 시야가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동에 비해 99.17㎡대를 기준으로 2000만원가량 비싸지만 나와 있는 매물이 없다. 또한 단지 옆에 들어서기로 한 변전소 계획이 취소되면서 8단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3단지를 계약했다는 한 매수자는 “1, 2 단지에 더 싼 매물도 있었지만 나중에 매도할 것을 생각해 위치가 좋은 3단지 12층 매물을 계약했다”고 말했다.

강일지구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에서 4억원으로 99.17㎡대를 살 수 있는 곳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강북도 새 아파트는 5억원은 줘야 하는데 강동 변두리지만 4억원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수가 꾸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강일지구 인근 하남 풍산지구의 동일 타입 매매가가 6억원인 것을 고려해도 가격 경쟁력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장점은 입지다. 강동구 끝자락이지만 강남권에 자리 잡고 있고 고덕지구 재건축 단지들과도 맞닿아 있어 주거환경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까지 걸어서 15~20분이 걸리지만 교통여건이 좋아질 전망이다. 강일지구까지 5호선이 연장되는 방안이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강동구청 교통행정과 담당자는 “지하철 연장을 위한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좋다면 2010~2011년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대 비율 57%로 높은 것은 단점

하지만 단점도 있다. 이번에 입주하는 강일1지구는 6410가구 중 3662가구가 임대로써 전체의 57%를 차지한다. 2007년 9월 입주한 송파 장지지구보다 7%포인트 임대 비율이 높다.

임대아파트 비율이 높다는 것은 사실상 고급 주거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시세 상승 또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장지지구가 임대주택이 많아 높은 시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이 강일지구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단점은 다운계약서다. 매도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운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다운계약서를 요구하지 않는 매물이 거의 없어 매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운계약서를 쓰다 발각될 경우 매수자에게 취득세의 3배(주택거래신고지역 5배)까지 과태료가 부과되며, 재매도 시 낮춰준 금액만큼 양도세를 더 납부해야 하는 불이익도 당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tip  ‘빈곤층 전유물’ 임대아파트 인식 바뀌어야

강일1지구 임대아파트 비율은 57%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영 개발의 경우 임대아파트 비율이 50%를 훌쩍 넘기는 것을 감안하면 비율이 높다고 볼 수도 없다.

가장 가까이는 송파신도시 임대아파트 비율이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56%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장지지구 50%, 상계장암지구 52%, 신내2·3지구는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임대아파트 비율이 느는 이유는 정부의 공급물량을 늘린다는 목적과 복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임대아파트 비율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임대아파트에 대한 인식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중형임대, 장기 전세 등 중산층이 선호할 만한 방식으로 전환해 더 이상 빈곤층의 전유물이 아닌 주택의 사용가치를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