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

서브프라임 부실 상각이 본격화되고 경기 침체를 반영한 주요국들의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듯하다. IMF(국제통화기금)도 한국의 2009년 성장률을 -4%로 하향조정했으며 언론에서도 온통 불안한 전망으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 속에 정부도 결국 -2% 성장을 공식 인정했다. 한국 경제는 작년 3분기부터 경기 하강이 진행됐으며, 4분기에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수출의 감소는 불 보듯 뻔하고 이에 따르는 산업생산 감소와 재고율 증가, 고용 부진으로 인한 악순환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향 조정되는 경제성장률, 측정방법 감안해야

IMF의 올해 GDP 성장률 예상치는 1분기 -5.1%, 2분기 -5.9%, 3분기 -5.7%, 4분기 0.9%로 3분기까지는 계속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러한 수치는 전년 대비로 측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플러스 성장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성장에 대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일례로 늘 반에서 1등만 하던 학생이 갑자기 3등 하는 것은 매일 50등 하던 학생이 53등 하는 것보다 선생님이 보기에 충격은 더 할 것이다. 거꾸로 매일 50등 하던 학생이 47등 하는 것은 3등 학생이 1등 하는 것보다 노력을 더 많이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을 일으키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기저효과(Base Effect)’라 얘기한다. 즉, 올 한 해 이례적으로 거시경제가 더 악화될 수도 있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것처럼 3년 이상 지속되어온 고성장 때문에 올해 성장률 수치가 더욱 낮게 발표될 수 있음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경기는 순환주기에 차이가 있을 뿐 수축과 확장을 반복한다(<그림 1> 참조). 2007년부터 GDP 증가액과 성장률(yoy)을 추적해보면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7년도 4분기의 성장률이 연중 가장 높았다. 그 상승세는 2008년 상반기까지 높은 기록을 보이며 이어졌다. 그 후 경기 침체로 2008년 4분기에 GDP가 3분기보다 11조원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7년의 높은 성장률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로 발표되는 GDP 성장률의 마이너스 폭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실적 추정치)대로 전 분기 대비 감소액은 2008년 4분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성장률 수치를 전망해 볼 수 있다. 올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GDP에 작년 4분기 금액인 197조원를 대입해 성장률을 계산하면 1분기 -3.5%, 2분기 -4.3%, 3분기 -5.1%, 4분기에는 0% 성장으로 2009년 한 해 동안 -3.8%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공교롭게도 IMF의 성장률 전망치와 비슷한 수치다. 또한 이 수치는 3분기 이후에는 상승 흐름을 보여준다. 반대로 2010년에는 2009년도 GDP베이스가 떨어져 있어 작은 상승분으로도 높은 성장률이 나올 가능성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올해 경기의 흐름을 ‘상저하고(상반기는 낮고 하반기는 높게)’라 평가하는 예상이 뒤엎어질 수도 있다. 지난해 경기가 ‘상고하저’였던 탓에 나타나는 기저효과로 간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높은 수익률 낼수 있는 가격대

<그림 2>에서 GDP 성장률과 분기별 주가 상승률을 보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6.9%로 곤두박질쳤으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플러스 성장률을 보였던 1997년에는 주가가 고점 대비 50% 하락했다. 그 당시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1998년 1분기에는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고, 경기 저점을 이룬 2분기 이후부터는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경기의 순환과 주가를 보더라도 성장률 최고점 부근에서 주가는 하락, 성장률 저점 부근에서는 오히려 상승하는 선행성을 보였다. 덧붙이자면 주가의 상승률도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는 구간이 된다. 주가의 절대적 수치가 작은 상태에서는 지수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코스피 1000포인트를 기준으로 놓고 500포인트가 오르면 50%의 수익률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2000포인트에서 500포인트 상승은 25%에 불과한 것이다. 이에 글로벌 증시 환경이 최근 급속한 다이어트로 몸무게가 가벼워진 만큼 살이 찌는 속도도 빨라 질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에게 ‘어느 지수대에 진입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그 보다는 청산시점에 실제 들어오는 수익금이 중요한 것이다. 덧붙여 지금 주가는 높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가격대에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