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과 자산운용 등 금융업종 간의 칸막이를 없애는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이 지난 2월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바야흐로 금융권의 무한경쟁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통법 시행으로 인해 금융권 전체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업종들의 겸업이 허용되고 취급 상품에도 제한이 없어졌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투자자 보호가 한층 두터워져 ‘묻지마 식’ 펀드는 원천적으로 힘들어지게 된다. 달라진 펀드투자 환경에서 통할 효과적인 투자법에 대해 살펴봤다.

자통법의 시행과 함께 펀드 투자자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적합성의 원칙이 그 변화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적합성의 원칙이란 금융투자업자가 투자 권유를 할 때 반드시 투자자의 특성에 맞춰 적합한 상품을 권유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 투자자는 은행 또는 증권사 등 판매회사 직원들과 긴 상담을 통해 자신의 연령, 보유자산, 투자 경험 등을 토대로 적합한 펀드를 권유받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판매회사 및 직원들의 능력이 투자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자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투자 성향에 적합한 펀드를 어떻게 추천할 것인지, 해당 펀드와 시장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전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운용할지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 지원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구조의 상품에 대한 속성 및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판매해 고객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사례를 볼 때 판매회사 및 직원들이 펀드 판매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모든 영업점 대상 판매 모니터링 실시

2008년 한국투자교육재단에서 실시한 펀드 판매회사 평가에서 최우수 펀드 판매회사로 선정된 하나은행은 자통법 시행 이전인 2007년부터 펀드 판매직원들의 판매 자격을 6단계로 구분해 판매 가능한 상품의 종류 및 금액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펀드를 포함한 자산관리와 관련된 각종 자격증 취득 또한 권장해왔다. 펀드 투자자가 정한 상·하한 수익률 및 월말 수익률을 문자 메시지 서비스로 제공해왔다. 이메일을 통한 펀드 잔고, 수익률 및 시장동향에 대한 보고서를 월 1회 발송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하나은행이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모든 영업점을 대상으로 펀드 판매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2월부터 664개 전체 영업점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지속적으로 펀드 판매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하나은행의 PB 역사는 1995년부터다. 프라이빗뱅킹(PB) 종가로 14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하나은행은 PB고객에게 호텔 수준의 VIP전용공간, 대여금고 무료 이용, 우대금리 적용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속 및 증여와 관련된 세금 플랜을 만들어주고 있다. 고객의 자산뿐만 아니라 고객의 생활 및 여가까지도 책임진다는 지향점은 하나은행의 PB 전략을 엿보게 한다.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PB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은행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세계적으로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유로머니>가 선정한 ‘베스트 프라이빗뱅킹’에 2005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커가 배치돼 있지 않은 영업점에서는 완전판매 역할을 담당하는 펀드리더제를 도입해 PB고객이 아닌 일반고객도 고위험 상품에 대한 체계적인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펀드리더제는 각 영업점에서 펀드 판매 리더를 한 명씩 지정해 펀드 신상품, 시장 동향, 투자 전략 등의 전문교육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은 펀드와 관련해 본 지점 간 커뮤니케이션의 가교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것은 펀드클리닉 시스템이다. 펀드클리닉은 하나대투증권이 개발하고 하나은행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로, 투자자가 보유한 펀드에 대해 진단하거나 대안펀드를 권고해 주는 것이다. 또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고객의 투자 성향에 적합하게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하나금융그룹 내 포트폴리오위원회의 자사배분(맞춤법) 전략을 기초로 유형 및 지역별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즉, 일대일 맞춤설계와 보유 포트폴리오에 대한 지속적인 진단과 처방이 가능한 것이다.

김성엽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부장은 “판매직원들의 능력과 경험에 차이가 있으므로 엄격하게 관리해 투자자에게 더 나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펀드를 많이 파는 것보다 투자자에게 가장 잘 맞는 펀드를 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 상품인 펀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시장 상황 및 운용 결과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시 찾아온 저금리 시대, 펀드는 효과적인 재테크를 위해 중요한 요소다. 펀드 가입 시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더 나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회사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