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절은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스스로 해야 할 일과 결정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시간을 통해 박현우(28) 이노버스 대표는 연 매출 20억원대의 회사를 이끄는 젊은 CEO가 됐다. 그는 20대 초반 남들이 빤한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을 때, 크고 작은 실패와 성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했다. 이것이 성공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무엇이든 남보다 일찍 시작하고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 1999년 여름, 박 대표에게 ‘열광적인 즐거움’이 찾아왔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선배로부터 뜬금없는 창업 제안을 받은 것이다. 비전에 대한 선포와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박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후 서둘러 명지대 앞 지하에 월세 방 한 칸을 구했다. 각자 집에서 쓰던 컴퓨터를 가져와 나름의 사무실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말이 사무실이지 구색만 갖춘 허름한 곳이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창업 아이템에 대해 토론했고, 가능성 있는 계획들은 빠르게 진행시켰다. 결국 한 달여 만에 100페이지에 달하는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냈다. 첫 사업 아이템은 ‘다마구찌’라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웹으로 구현하는 것. 하지만 가진 것이라곤 아이디어가 전부였다. 이를 상용 서비스로 만들기 위한 기술도 자본도 없었다. 투자처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찾아 나섰지만 사회초년병인 그들에게 쉽게 투자처가 나타날 리 만무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웹노리’라는 업체에서 회신이 왔다. ‘웹노리’는 당시 업계에서 인지도가 있던 업체였던 터라 제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 일을 시작했지만 단꿈은 이내 깨지고 말았다. 세계적인 IT 거품이 꺼지면서 해당 업체의 투자가 힘들어진 것이다. 결국 6개월 만에 그의 첫 사업은 막을 내렸다.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또 누군가는 실패라고 생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갓 20대에 발을 디딘 젊은이에게 그 6개월은 분명 ‘별것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이를 통해 그는 내재돼 있던 그의 비즈니스 기질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스무 살의 무모한 창업은 사업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게 해 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이런 일들은 일찍 도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만약 이런 도전을 서른 살에 하게 됐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고객설득 위해 프레젠테이션 수십 번 하기도

그는 2001년부터 4년 동안 IT업종의 중소기업 두 곳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다. 3년 가까이 일했던 ‘디지털소프트웨어’라는 시스템통합업체에서는 기술영업의 경험을 쌓았다. 그 후 이직했던 ‘아이파트너즈’에서 인터넷마케팅 전략 컨설팅의 실무를 맡았다. 1년 후 국방의 의무기간을 마치면서 ‘아이파트너즈’를 퇴사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2005년 3학년으로 복학한 후에도 인터넷마케팅 전략 업무를 계속해 왔다. 인터넷마케팅 구축 전략에 대한 제안과 프레젠테이션을 전담하는 일종의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그의 이력서를 보고 ‘미디어포스’라는 웹에이전시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해 온 것이다. ‘미디어포스’와는 프로젝트를 자주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일 할 때마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그 때부터 ‘미디어포스’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2년 후 박 대표가 프리랜서를 떠나 조그만 웹 에이전시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때였다. 박 대표의 비범한 능력을 눈 여겨 보았던 ‘미디어포스’의 이사는 그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기존 회사의 구성원들 대부분과 함께 ‘미디어포스’의 자회사인 지금의 ‘이노버스’를 설립해 대표직을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그는 2009년 현재 ‘이노버스’의 수장으로서 창립 2년 만에 연 매출 20억원대의 회사로 일궈냈다. 때로는 며칠 동안 씻지도 못한 채 아이디어 개발에 몰두했으며,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수십 번의 프레젠테이션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게임을 즐기듯 그 상황을 이겨냈다. 힘들지 않은 일이 없었지만 자신이 주체가 되어 일한다는 즐거움으로 고난을 극복해 낸 것이다.

“20대는 ‘시행착오의 나이’라고 할 만큼 경험이 부족합니다. 자신의 실패로 낙담하고 주저하기보다는 끊임없이 꿈꾸고 도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다보면 훗날 그런 경험들이 자신의 재산이 되어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도전하기를 시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