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계열사 인사부의 김 부장은 마케팅팀 인력보충을 위해 경력직을 최근 모집했다. 1차 서류심사를 통해 선정된 10명 중 면접 대상자 3명을 추려냈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 후보자 A는 일류대 경영학과 졸업에 마케팅 전공 석사, 규모가 큰 외국계 기업 근무 경력과 맡았던 프로젝트가 다양했다. 그에 비해 후보자 B와 C는 전 재직회사 지명도와 프로젝트 실적 면에서 약간 처졌다. 김 부장은 이 3명의 후보자에 대해 재직 중이거나 전에 다녔던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일명 ‘평판조회’를 한 것이다. 평판조회 결과 A는 모든 업적을 자신의 것인 양 드러내고 부서 직원들의 능력과 실적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역시 그 나쁜 평판 내용은 최종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쳤고, 결국 최종 입사자는 A가 아니었다.

 ‘평판조회(Reference Check)’란 경력자 채용과정에서 기업이 전 직장의 상사·동료·부하 직원을 통해 지원자의 업무능력 및 근무태도, 조직 적응력, 대인관계, 이직 사유 등을 검증하는 것을 말한다. 이력서나 면접에서 허위와 거짓을 가려낼 수 없기 때문에 후보자의 자질과 인성을 판단하는데 평판조회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평판조회 통해 경력직 지원자 자질 판단

후보자 중 적임자로 점찍어 놓고 마지막 검증을 위한 단계가 평판조회이니 만큼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일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헤드헌팅 회사 및 기업에서 평판조회 시 물어보는 몇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일상습관에서 평판관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라. 글로벌 인재사관학교라고 불리는 GE는 역량이 탁월한 인재라고 하더라도 기업의 가치관과 맞지 않으면 과감히 퇴출시킨다. GE뿐만 아니라 여느 많은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덕과 윤리 기준에 어긋나는 성과를 내는 것은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 기업에도, 개인에게도 치명적인 덫으로 다가올 수 있다.

둘째, 성실한 삶의 자세를 가져라. 자신에게 일이 맡겨지면 끝까지 책임을 완수할 수 있어야 한다. 마무리하지 못한 일에 대해 핑계와 변명이 많고 이유를 대는 사람은 어떤 기업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셋째, 기본 예의에 충실하라. 예의를 갖춘 사람이라면 인간관계 역시 당연히 좋을 것이다. 나아가 그런 사람은 평판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 평범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비결이 될 수 있다.

넷째, 업무 스타일을 체크하라. 업무 스타일을 물어봄으로써 업무성향 파악은 물론 자사의 문화에 동화될 수 있을지, 아니면 적응에 실패할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본인이 시끄럽고 번잡스럽게 일을 벌이는 스타일인지, 조용하고 깔끔하게 일을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스타일인지 점검하라. 

다섯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라. 커뮤니케이션은 팀 업무 수행 시 중요한 요소다.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경우 협업이 불가능하고, 독단적인 행동으로 팀워크를 깨뜨릴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들로 회사를 가득 채워놔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면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력효율은 반감된다. 팀원 간의 화합을 중요시 하면서 자기업무 또한 충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섯째, 사생활 및 자기관리를 하라. 사생활에 대한 평판이 시시콜콜한 신변에 관해 물어본다는 말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중에서 두드러지게 문제가 될 만한 요인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은 사회적 성장속도가 빠른 편이며, 직장생활에서 일에 대한 성취 욕구도 높아 두드러진 성과를 낸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가정관리를 포함한 사생활 및 자기관리에 충실한 인재를 선호한다.

회사 떠날때 깨끗한 뒷처리가 평판의 시작

일곱째, 떠나는 날까지 충성하라. 이직을 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이다. 회사를 그만두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일을 마무리하라. 동료들과 상사에게는 더더욱 깍듯이 예의를 갖춰야 한다. 평소의 행동이 흠잡을 데 없이 좋았어도 떠나는 마지막 날 뒤끝이 안 좋고, 쓰레기를 흘리고 나가는 사람은 그날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각인되게 된다. 깨끗한 뒷정리는 그래서 중요하다.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그들의 입을 통해 평판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취업전문회사의 조사에 의하면 대기업의 약 57%는 사원채용 시 평판조회를 시행하고 있으며, 그 중 95%는 그 결과를 채용의사 결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평판조회는 공식적인 경로건 비공식적인 경로건 이미 일반화됐다. 혹시 전직을 꿈꾸고 있다면 단순히 이력서만으로 평가받으리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평소의 평판관리 습관과 본인의 열정만 더해지면 당신의 성공은 어디서든 실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