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60일 이동평균선에 안착하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극도로 악화됐던 경기지표와 투자심리 등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주식시장도 훈풍을 타고 있다. 하지만 기업실적, 산업 구조조정, 경제성장률 등이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코노미플러스>는 13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2009년 상반기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을 실시해 그 해답을 찾아봤다.

혼돈 지나 치유되는 과도기…

코스피 지수 898~1350 예상

2009년 상반기 증시의 상승 여부에 대해 시장에서는 상반된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상반기 반등할 것이라는 견해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본격화로 시장 회복이 힘들다는 분석이 줄다리기중이다.

국내 13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2009년 상반기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시기는 2009년 상·하반기로 엇갈렸다. 여전히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토러스·굿모닝신한·우리투자·메리츠·하이투자·미래에셋증권 등은 상반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대신·삼성·유진·현대·한국투자·대우증권 등은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 반등 vs 하반기 반등 주장 팽팽

상반기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리서치센터장들은 2008년 추진된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글로벌 공조가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면서 주식시장 분위기를 끌어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환율 안정화,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 등이 꼽혔다.

특히 광범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글로벌 신용경색이 1분기를 정점으로 서서히 해소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이외 지역의 금리 인하가 마무리되는 1분기 말~2분기 초를 전후해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유동성 랠리 조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 경기부양책이 힘을 발휘하고,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잉여 유동성으로 인해 2009년 초부터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본시장통합법과 헤지펀드 규제완화에 따라 금융지주사와 증권사가 수혜를 보고, 국내 건설사의 구조조정으로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 1분기 중 저점을 형성한 이후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맞서 불투명한 경제성장과 기업실적, 실물경기 침체 등이 남아 있어 아직 시장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팽배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외환에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이라는 내우가 겹쳐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물경기의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나 돼야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인한 디레버리징으로 주식시장이 상반기에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 위험으로 인한 한계기업 출현, 경기 하강 리스크, 저조한 기업실적 등으로 상반기에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3분기 이후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반등 시기가 2009년 상·하반기로 엇갈린 가운데 상반기 코스피지수의 최고점은 1500, 최저점은 750으로 예측됐다. 최고치 평균은 1350.7, 최저치 평균은 898.1이었다.

상반기 코스피지수의 최고점에 대해 1400선 이상을 예측한 전문가가 4명(대신, 굿모닝신한, 토러스, 동양종금), 1300~1399를 예측한 전문가는 5명(삼성, 대우, 우리투자, 메리츠, 현대, 유진), 1200~1299를 예측한 전문가가 2명(한국투자, 하이투자)이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 위험과 관련된 지표는 느리지만 완만한 하락으로 주식시장이 위험요인 정상화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외 신용 위험은 수개월 내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집중되며 역버블 해소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적인 신용경색과 환율 불안으로 인해 코스피지수가 750선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어붙어 있는 부동산 시장은 2009년 이후에나 풀릴 것으로 전망됐다. 11명의 리서치센터장들이 2009년 하반기 이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 5명은 2010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풀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는 거래 활성화를 위한 추가 규제완화, 미분양 주택 해소 방안 마련, PF 및 건설사 구조조정,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 추진 등이 제기됐다.

안전 자산 투자 권고

2008년 한국 경제를 끊임없이 괴롭혔던 환율과 유가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 환율은 2009년 상반기에도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원/달러환율의 예상 최고치는 1800원, 최저치는 1000원으로 전망됐다. 대체로 1224.6~1518.3원 사이를 오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반면 유가는 WTI기준 배럴당 35~72.7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돼 2008년의 경우처럼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수출 부진에도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크게 위축되면서 상품 수지 흑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유망 투자 수단은 채권, 주식, 펀드, 예금 순이었다. 경기 침체가 심해 주가가 충분한 조정을 거친 후에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는 2009년 주식시장이 혼돈을 지나 점차 치유와 복원으로 향하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도기에는 안전자산 투자를 통한 ‘생존’이 투자전략의 가장 중요한 명제가 돼야 한다는 충고다.

홍성국 센터장은 “경기 침체가 끝난 이후 주식시장은 강한 랠리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후 사이클에 대비하는 것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며 “상반기까지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하반기 이후 바이앤홀드(Buy & Hold)전략으로 수정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유동성 불안요인이 있는 만큼 시간을 분산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된 상태여서 더 이상 시장을 압박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대외변수 관련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관망자세로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김학주 센터장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금은 결국 금융자산 중에서도 주식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상반기는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가장 클 시기지만 주가는 이런 악재들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탄력적으로 오르기는 힘들지만 2008년 4분기의 주가 저점을 크게 하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 유망 종목에 대한 이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추천업종으로는 음식료·통신·제약·자동차·금융업종 등이 주로 꼽혔다. 2월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은행, 증권 등이 수혜주로 예상되면서 금융업종이, 하반기 본격적인 경기 부양 기대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 관련주도 유망 업종에 포함됐다. 구희진 센터장은 “음식료품 등 필수소비재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이 예상되면서 자동차 업종을 제외한 수출 관련주는 비관적이다. 글로벌 경기의 침체에 따라 수출 관련주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 여전히 유망 투자처

상반기 유망 종목 중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종목은 삼성전자, KT&G, 현대자동차, SK텔레콤, CJ제일제당, KTF, 동아제약, SK에너지 등 8종목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경기 회복 시에 가장 큰 규모로, 가장 빠르게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 투자유망종목으로 꼽혔다. 문기훈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및 LCD산업의 치킨게임에서의 예정된 승자”라며 “각 부문에서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내다 봤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2009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시장 수급구조 개선을 통한 이익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 예상에도 현대자동차는 투자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의 대표적인 수혜주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황상연 센터장은 자동차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현대자동차는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박종현 센터장은 현대자동차는 소형차 생산 비중이 높아 불황기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내수주들 중에서는 경기 비탄력적인 종목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신 서비스와 음식료 업체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 KTF, CJ제일제당 등과 같은 업종 대표주가 꼽힌다. 또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동아제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SK텔레콤·KTF는 시장 안정화 기조 속 수익성 개선효과가, CJ제일제당은 원가 하락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 동아제약은 전문의약품의 수출이 본격화되고, 신약 사업화의 진척이 빨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KT&G는 수출 호조와 판매 단가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면서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됐다.

중국은 여전한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모두 7명의 센터장들이 현 단계 가장 유망한 글로벌 투자처로는 중국을 꼽았다. 이들은 글로벌 침체에도 성장이 가능하고, 2~3년 안에 소비성향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종현 센터장은 “한 자릿수의 성장률 등 경기 둔화는 우려되지만 그동안 주가 낙폭이 큰 데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조치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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