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은행 지점은 고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을 낙점한다. 상주인구나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 길목에 둥지를 트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삼성노블카운티WM센터지점(이하 노블카운티WM)은 배반의 골든벨을 울린다. 금융권의 점포 상식과 맞지 않아서다. 노블카운티WM은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경기도 용인에 만든 최고급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에 입점해 있다. 이곳의 유일한 은행 점포다. 당초 은행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2001년 처음 무인점포로 출발해 공식점포로 승격되고 2007년 8월 WM(Wealth Management)센터로 거듭났다. 실버금융 전문가 권혁채(50) 지점장은 노블카운티WM의 역사와 함께 한 산증인이다.

“과한 욕심은 위험…

  불리기 위한 투자보다 지키는 보장 투자”

최초 입점을 주창한 이는 다름 아닌 권 지점장이다. 그는 본점에서 점포 입지 선정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었다. 덕분에 서울 지리를 훤히 꿰뚫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삼성노블카운티 입성은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무인점포. 하지만 그의 땀과 노력이 공식점포에 이어 WM센터로 확대됐다. 물론 뛰어난 실적이 승승장구의 비결이다. 그런 노고를 인정받은 권 지점장은 인사이동 없이 계속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노블카운티는 말 그대로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곳이다. 주거와 첨단의료 서비스, 요양, 문화, 스포츠·레저 등 안락한 노후생활을 보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선진국형 실버타운이다. 평균 연령은 82세. 노블카운티WM의 타깃은 명확한 셈이다.

“어르신들에게 자산관리란 일반인들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너무 욕심이 과한 경우도 있는데 위험합니다. 더 불리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원금을 잃지 않으며 자산을 지키는 보장의 성격이 강하지요.”

삶의 경험이 풍부한 어르신들과 함께 오래 있으면 배울 게 많고 효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본인 역시 강원도 고향에 계신 노모에게 매일 아침저녁으로 문안 전화를 잊지 않는다.

연세 많은 고객들 배려한 내부시설 감탄사 연발

“제가 효자는 아닌데 ‘효자 집에 효자난다’고 했잖아요. 효를 행하는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그 자식이 배워 부모처럼 효를 행하지 않겠어요. 효만큼 최고의 교육이 또 있겠습니까.”

권 지점장에 따르면 실버기에 조달할 수 있는 자금으로는 저축 및 이자소득, 연금 및 퇴직금, 각종 임대소득, 자녀들의 보조, 근로소득, 사회보조 등이 있을 수 있다.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안전한 상품을 최우선으로 하며, 이자 지급식 상품 및 매월 연금형 상품 등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그는 한국노블월지급식연속분할혼합펀드의 설정제안 및 분배금 펀드 상품 최초 판매의 주인공이다.

실버금융 전문가의 아름다운 노년의 자산관리는 다섯 가지다. 첫째, 안정성과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선택한다. 둘째, 이자 지급식 또는 연금형 상품을 활용한다. 셋째, 절세상품은 기본이다. 넷째, 여유자금을 확보한다. 다섯째, 무엇보다도 건강에 투자한다.

연세 많은 고객들을 배려한 노블카운티WM의 내부시설은 그야말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먼저 지점 내 모든 벽에 핸드레일을 설치한 것이 눈에 다가왔다. 어르신들이 좋아할 전통한옥의 우아한 문살을 사용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눈이 어두운 노인들을 위해 독서확대기 및 돋보기를 곳곳에 비치해 불편함이 없게 만들었다. 조명도 일반 지점에 비해 두 배 이상 밝게 설정했다. 지점에 전시된 그림 등은 유명작가의 작품이 아닌 문화센터에서 활동 중인 어르신들의 손때가 묻은 역작이다. 휠체어 고객들이 많은 점에 착안해 이동하기 쉽도록 모든 문턱을 없앴으며 출입문의 크기도 넓혔다. 모든 가구의 뾰족한 모서리를 둥근 모양으로 만든 것은 기본이다. 혹여 넘어졌을 때의 불상사에 대비한 보이지 않는 세심함이다.

“어르신들은 한 번 다치면 작은 상처라도 쉽게 아물지 않기 때문에 미리미리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고객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생 힘들게 모은 재산을 맡길 때는 믿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법. 권 지점장은 인터뷰 전날인 12월9일, 한 연세 많은 고객을 모시고 삼성의료원에 다녀왔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고객의 손발과 말벗이 되기 위함이었다. 특히 홀로 식사할 모습을 생각하고 바쁜 와중에도 따라 나선 것이다. 이는 삼성노블카운티에 입주한 어르신들이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산관리에도 힘을 쏟지만 고객의 생활이 지금보다 더 수월할 수 있도록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어르신들의 호적등본 대행에서 공과금 수납까지 일일이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편안함 때문인지 쉽게 꺼내기 어려운 유언, 상속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권 지점장은 말 잘하고, 똑똑하며,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반듯한 신사의 이미지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꿈을 향해 지칠 줄 모르는 끈기와 집념, 강인한 의지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리더십의 근간은 솔선수범이다.

“리더십은 전략이 아니라 원칙에 충실하여 진실한 마음으로 솔선수범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불리기 위한 투자 아닌 원금 잃지 않는 자산 보장 중시

현재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중인 그는 기부와 나눔에 관심이 많다. 지점장실 한쪽 벽면에는 해맑은 표정의 아동들 사진이 걸려있다. 처음엔 핏줄이려니 생각했다. 섣부른 오판이었다. 권 지점장은 강원도 태백 소재 조부모가족 아동 세 명을 후원중이다. 한 중증장애인시설을 1996년부터 도와주고 있다. 이외에도 더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부끄럽다”며 끝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간신히 설득해 그의 나눔의 관을 듣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자선과 기부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에서 개인으로, 비정기적에서 정기적으로, 연말연시에서 평상시로, 규칙적으로 소액이라도 많은 사람이 비로소 실천할 때 건전한 기부문화와 밝은 사회의 공동체로 자리 잡게 됩니다.”

성장하는 학생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기성세대가 모범을 보이며, 가정과 학교는 물론 직장과 사회 전역에서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일상적인 생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권 지점장의 나눔의 실천 자세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되다.

첫째, 나눔의 실천은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아낌없이, 정기적으로, 너그럽게, 웃으면서 기쁨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둘째, 나눔의 실천은 자신에게 있는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조건 없이 다 같이 잘 살기 위해 나누는 것이다. 셋째, 나눔의 실천은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면서 그 의미를 깨닫고 보람을 느끼는 행복과 풍요로움의 되돌림이며, 사회공동체와 민주시민의 일원으로서 베푸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성노블카운티 입주회원 전담 관리를 맡고 있는 그에게 은퇴 준비를 물어봤다.

“준비했죠.” 그가 웃으며 덧붙였다. “고향에 살 집은 마련했습니다.”

아름다운 노년(老年)의 자산관리

1. 안정성과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선택한다.  

수익성에 치중하다가 투자금액의 과다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실버기에 가장 중요한 건강까지 잃을 수 있다. 노년기는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2. 이자 지급식 또는 연금형 상품을 활용한다.   

장기적이고 계속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금융권 후순위채(이표채) 또는 연금형, 역모기지형 상품도 좋은 선택이며, 기간이 긴 만큼 안정된 생활 또한 오래간다.

 

3. 절세상품은 기본이다.  

생계형 상품, 세금우대 한도 내 우선 가입과 가족명의 세금우대 한도 내에서 분산 예치한다. 장기 투자형 및 연금보험 가입도 좋은 방법이며, 이는 금융종합과세 및 상속과 증여의 사전준비라고 할 수 있다.

4. 여유자금을 확보한다.      

총 금융자산의 30% 정도는 6개월~1년 내의 단기성 상품에 가입하고, 3~6개월 이상의 생활비에 해당하는 여유자금은 MMF나 MMDA 상품에 예치한다.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의료비, 예비자금에 대한 여유자금의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5. 무엇보다도 건강에 투자한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더라도 건강하지 못하여 인생을 즐길 수가 없다면 그보다도 더 큰 안타까움은 없을 것이다. 항상 규칙적인 생활과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