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용인 위기론이 연일 확산되고 있다. 시세는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매수자는 없고 분양 성적도 좋지 않다고 말이다. ‘진짜일까? 언론의 부풀리기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실제 용인이 위기에 처해 있는지, 위기에 처했다면 얼마나 심각하고 해결 방안은 없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자 용인을 찾았다.

경기 호전되면 단숨 반등 가능성은 충분

일단 용인 지역 분위기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신봉동에 위치한 중개업소를 찾았다. 신봉동을 찾은 이유는 2006년 용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용인 진짜로 많이 아픈가?

최근 용인 지역 아파트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솔직하게 대답해 달라는 질문에 지난 3개월간 본인 중개업소를 포함해 전체 단지에서 단 1건만 계약이 성사될 정도로 매우 어렵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더욱이 그 1건도 2006년에 8~9억원 수준의 매물이었는데 경매로 넘어갈 것을 우려해 5억7000만원이라는 헐값에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즉, 거의 거래가 없는 상태다.

더 심각한건 이 같은 급매물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아파트 시세가 크게 빠져 있다는 것이다. 대형 아파트의 경우 2006년 고점과 비교해 30% 정도 떨어졌고, 중소형 아파트는 15% 정도 시세가 빠져 있지만 이마저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2007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시세가 빠지기 시작했고 2008년 6월 한차례 크게 시세가 폭락해 지금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추가적으로 시세가 더 빠질 수 있냐는 물음에는 “이자 부담이 커 빨리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아 시세를 더 낮출 수 있었다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내렸겠지만 6월 이후 더 이상 시세를 낮춘 매물이 없는 것을 보면 지금이 저점 한계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덧붙여 “한 매도자는 지금 희망 매도가가 은행 대출 금액보다 5000만원 정도 높은 가격으로 여기서 가격을 더 내리면 경매와 별반 차이가 없어 더 이상 낮출 수 없다”고 했다

인터뷰 중 두 명의 고객이 방문했는데, 한 명은 매도가가 너무 낮아져 매도에서 전세로 매물 변경을 원했고, 다른 한 명은 현재 시세가 낮다고 생각해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이었다.

용인 이대로 추락할 것인가?

더 이상의 시세 하락은 없다 하더라도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일까? 용인은 분당을, 분당은 강남을 형님삼아 시세가 오른 대표 지역이다. 그런데 현재 큰 형님 격인 강남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니 용인도 시세를 끌어올릴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또한 계속되는 용인 지역 분양 실패 및 분양가 하락 그리고 믿었던 광교신도시도 생각보다 큰 반응을 얻지 못하는 등 용인 지역 아파트값은 좀처럼 오르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모든 경기는 순환곡선을 그린다. 좋을 땐 항상 좋을 것 같고 나쁠 땐 계속해서 나쁠 것 같지만 부동산 경기 역시 지금까지 계속해서 순환곡선을 그려 왔다. 용인 지역은 아직 광교신도시 개발,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2009년 개통), 신분당선 연장선(2014년 개통) 등의 개발 호재가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침체 현상은 영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 용인 지역은 지금의 침체기를 언제 마무리 짓고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가격지수와 거래량으로 손쉽게 현 상황을 진단하고 예측해 볼 수 있는 벌집순환모형을 활용하기로 했다.

벌집순환모형과 현재 용인은?

벌집순환모형은 부동산 경기 순환을 총 6가지 국면으로 나눴다. 각 국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국면은 경제가 성장하고 향후 경제 전망이 좋다. 그렇다 보니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이 오른다. 2국면은 가격이 정점에 도달하면서 점차 가격에 대한 저항이 생기기 시작하는 때다. 3국면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가격은 약보합세를 형성하고 거래가 감소한다. 4국면은 투자가 위축되며 공급 및 거래가 저조해진다. 특히 고급 주택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 5국면은 가격이 점차 하락함에 따라 수요자들이 하나 둘 찾기 시작한다. 마지막 6국면은 거래가 점차 활발해지면서 장기간 안정된 시장을 형성한다.

그럼 과연 지금의 용인은 몇 국면에 들어선 것일까? 현재 용인은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그렇다 보니 거래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대형 아파트에서 크게 떨어졌다. 따라서 4국면과 흡사하다. 실제 거래량과 가격지수를 담은 그래프를 그려봤을 때에도 2006년 12월에 2국면을 지나 현재는 4국면에 위치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용인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경기는 순환한다. 따라서 4국면에 위치한 용인도 5, 6국면을 지나 시세가 상승하는 1국면으로 재진입할 수 있다. 예전부터 부동산 및 모든 투자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는 원칙이 강조된다. 무릎 및 어깨를 정확히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벌집모형에서 봤을 때 무릎은 5국면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현재 용인은 4국면이다. 따라서 아직 적극적으로 매수하기에는 이르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5국면에 진입했을 때에는 본격적으로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 즉, 용인에 매수 타이밍을 타진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앞으로 거래량 동향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거래량통계는 국토해양부에서 확인 가능하지만 두 달 정도 늦게 발표하므로 중개업소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현재 용인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가격이 크게 낮아진 상태로 5국면에서 바로 6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으며, 예전 시세 상승력이 높은 지역인 만큼 한번 불붙으면 단번에 1국면까지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량 추이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또한 MB정부 들어 1세대1주택 비과세 기준 금액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되고, 종합부동세 부담이 줄어드는 등 중대형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구매를 앞당기는 유인책이 되고 있음을 염두에 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