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자신없을 땐 간접투자가 ‘최선’

공포로만 가득했던 시장이 다시금 탐욕의 국면으로 급하게 치닫고 있다. 어느덧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돌파하고 고객 예탁금이 14조원을 넘어섰으니 말이다.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노라고, 다시는 펀드는 쳐다보지도 않겠노라고 다짐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연이은 주가 상승 소식에 다시금 주식시장으로, 펀드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정 테마와 일부 개별 주식들이 수백 퍼센트씩 상승했다고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원칙을 지키는 투자가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 보다는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 투자인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여 개별 종목 투자에 의한 위험은 줄이고, 지수 상승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TF의 장점은 매매가 편리하고 보수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또한 개별 주식을 선택해야 하는 위험을 줄이고 전체 지수나 특정 섹터 전체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ETF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본적으로 ETF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펀드이므로 HTS(홈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한 직접투자와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그리고 증권사의 랩어카운트(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를 통한 간접 투자의 방법이 있다. 이제 각각의 투자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HTS를 통한 직접 투자

ETF에 투자하기에 앞서 투자자는 ETF와 관련된 세 가지 가격이 있다는 사실을 숙지해야 한다. 바로 이론 NAV(주당 순자산가치), 추적 NAV, 그리고 거래 가격이다. 이론 NAV란 ETF가 추적하는 지수의 가격이며, 추적 NAV는 해당 ETF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격으로 계산된 실질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거래가격은 추적 NAV를 기준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시장에서 실제로 체결되는 가격을 말한다.

이론 NAV: ETF가 추적하는 지수의 실시간 가격

추적 NAV: 10초마다 공표되는 실시간 추정 ETF 가격

거래 가격 : 추적 NAV를 기준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체결 가격

일반 주식의 경우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된다. 그러나 ETF는 유동성 공급자가 해당 ETF의 본질가치라고 할 수 있는 추적 NAV를 기준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공하여 추적 NAV를 중심으로 수요·공급에 의해 거래가격이 결정된다.

만일 ETF의 거래가격이 추적 NAV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거래된다면 그 ETF는 유동성 공급자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품이므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이론 NAV와 추적 NAV의 차이도 눈여겨 봐야 한다. ETF가 추적하는 지수와 추적 NAV의 차이가 크다면 펀드 매니저의 운용 능력을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이론 NAV와 추적 NAV의 차이는 추적 오차율, 추적 NAV와 거래 가격의 차이는 괴리율이라고 부른다. ETF가 벤치마크 지수를 잘 추적하고, 시장에서의 유동성이 풍부할수록 추적 오차율과 괴리율은 작아지게 된다.

증권사 랩어카운트를 통한 간접 투자

HTS를 통한 실시간 매매가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는 은행 특정금전신탁과 증권사 랩어카운트를 통한 ETF 간접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두 방식을 이용한 ETF 간접투자의 장점은 매매 가격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고, 적립식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일부 랩어카운트 상품의 경우, 증권사 운용팀에서 시장 상황에 맞춰 ETF의 비중을 조절, ETF를 통한 자산배분이 가능해지는 장점도 지녔다.

tip   용어설명

현물설정과 해지

보통 펀드는 현금으로 설정하고 해지를 하지만, ETF는 현물로 설정과 해지를 한다. 설정이 이뤄질 때 ETF 운용회사는 현금을 납부 받아 직접 주식을 매수하지 않는다. 포트폴리오 구성 내역에 따라 이미 매수된 주식들을 넘겨 받아 펀드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한다. 해지할 때에도 마찬가지 방식이 적용된다.

PDF(Portfolio Deposit File · ETF 구성 종목)

PDF는 ETF를 구성하는 종목 명과 수량 원화현금 등이 기록된 파일이다. ETF 설정, 환매를 위한 주식 바스켓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운용회사는 ETF의 포트폴리오 구성 내역을 매일 공표한다. 투자자는 각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PDF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AP(지정 판매 회사: Authorized Participant)

ETF의 설정과 해지를 대행하는 증권회사. 기관 투자가들의 ETF 설정과 해지 요청에 따라 PDF에 해당하는 주식을 한꺼번에 매매해야 하기 때문에, 바스켓 주문(여러 종목의 물량이 합쳐진 주문)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 증권회사들로 선정된다.

LP(유동성 공급자: Liquidity Provider)

AP 증권회사 중에서 ETF의 시장 유동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겸하는 증권회사. 각 ETF의 LP사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ETF 가격에서 일정 범위 호가 내에 매수와 매도 물량을 공급함으로써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ETF를 원활히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추적오차(Tracking Error)

ETF가 추적하는 대상지수와 ETF 주식 수익률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펀드가 대상지수 전 구성 종목을 편입할 수 없거나 또는 매매 비용, 운용 보수, 바스켓 유지 비용, 현금 배당 발생 등으로 주식 바스켓과 ETF의 수익률이 일치하지 않을 때 생겨난다.

괴리율

ETF 주가와 NAV(순자산가치)의 차이로 ETF 가격이 ETF 자산가치를 얼마나 충실히 따라가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