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후 소위 펀드에 의한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개념이 들어오면서 펀드시장은 중흥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 시기에 해외 펀드로의 자산 배분이 급속히 이루어졌는데, 특히 브릭스의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해외 펀드시장은 전체 시장의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해외 투자에 대한 환율 변동 위험에 항상 노출'

실제 글로벌 주가 상승기에 해외 분산투자 효과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이 있었음이 분명했다. 4년여의 골디락스(Goldilocks;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음에도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상태) 시대를 마감하며 작년 11월 이후 미국의 금융 시스템의 훼손은 외국인의 신흥국가에서의 엑서더스(Exodus; 탈출)를 발생시켰다. 예측 범위를 벗어난 시장의 하락 속도는 투자자들의 초심을 무색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투자자들은 워렌 버핏의 투자 1원칙, 장기적인 원금 보전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축통화를 가지지 못한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국가에 사는 투자자들은 글로벌 자산 가격 하락이라는 공통분모에 원/달러 상승이라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다.

선물환 계약의 위험

통상적으로 수출업자와 해외 펀드 투자자들은 달러 하락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은행과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가령 이들이 보유한 달러자산의 환전일이 1년 뒤라고 하면 1년 뒤의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비해 지금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1년 뒤 미래의 환율을 고정시키는 계약이다. 즉, 선물환을 체결하게 되면 달러 표시 자산 보유에 대한 환율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1년 뒤에 1000달러를 받게 되는 경우 <그림1>과 같은 경로로 선물환 계약을 체결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보자.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환율이 오르는 만큼 기회손실이 생기지만 하락할 경우에는 환율의 하락에 대한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해외 펀드 가입 시 선물환 계약을 할 때 수출업자(신용위험이 없는 경우)와는 달리 1년 뒤의 1000달러의 가치가 주가 변동에 따라 이익 내지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만약 펀드 기준가가 상승하게 되면 원화의 평가절상 폭이 크지 않는 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펀드 기준가가 하락하고 환율 상승 폭이 커지면 환차손에 의한 추가 부담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0달러가 700달러가 되고 환율이 1000원에서 1400원으로 상승했다고 가정하자. 만기 시점에 손실난 300달러를 시장 환율로 달러를 사서 은행에서 미리 정해진 환율로 원화를 받았다고 하면 ‘300달러 x (1400원-1000원)=12만원’만큼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자산가치를 확정할 수 없는 펀드 상품 같은 경우 해당 투자국의 주가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에 따라 현물 환율과 선물환 계약 환율의 차이만큼 이익과 손실 우려가 상존하는 것이다.

과거 환율과 주가의 추이는 어땠을까. 장기적으로 코스피, 신흥국가, 원/달러 환율 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주가의 상승은 기업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수출 증가로 기업가치 증가 → 외국인 투자 증대 → 달러 공급 증가 → 국가 신용도 상승 → 자국 통화 평가절상이라는 흐름은 자명하다. 반대로 기업가치와 주가가 하락한다면 그 반대의 결과 도출도 가능한 것이다. 국내 해외 펀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신흥국가들의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은 저조하나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에서 1300원까지 올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익이 발생, 손실을 일정 부분 보존했다. 투자자들은 펀드에 투자할 때 손해 볼 것을 가정해 돈을 불입하지는 않는다. 또한 과거 추세 추이를 보더라도 주가 상승에 따라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도 염두에 두어 환율에 대한 헤지 욕구가 그만큼 강했을 것이다. 또한 신흥시장의 통화는 기축통화에 비하여 변동성이 커 선물환 계약을 하는 게 합리적이다.

자국 거래 통화가 달러가 아닌 국가에서는 해외 투자에 대한 환율 변동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환율 변동 위험 때문이라도 국내 통화자산의 포지션은 30% 이상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국내보다 훨씬 많은 투자 기회가 존재하는 해외 펀드 투자를 포기하는 것도 옳지 않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환 계약 체결을 통해 헤지하는 방법 외에 가장 기본적이고 손쉬운 환 헤지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적립식 투자로 환율의 변동성을 줄여라.

외환위기 때 원/달러 환율이 2000원까지 상승한 이후 IT버블 붕괴와 카드채로 신용 위기를 겪었던 국내 투자자들은 환율의 변동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환율이 자산이 될 수도, 부채가 될 수도 있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국내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듯이 해외 펀드에 불입할 때 장기적립투자의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주가의 평균 매입 단가는 물론 환율의 변동성까지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둘째, Local 통화의 다양화로 통화 위험을 분산하자.

하나의 통화에만 투자하면 통화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하지만 여러 통화에 분산투자하면 달러에 대한 각국의 통화가치 방향과 변동성이 서로 달라 통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99년부터 지금까지 10년간 100만원을 전액 달러에 투자한 경우와 원화, 달러, 유로화, 엔화 4가지 통화에 동일한 비율로 분산투자한 것을 비교해 보자. 4가지 통화에 분산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이 전액 달러에 투자했을 때보다 약 8%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투자기간이 10년보다는 단기인 5년인 경우에도 전액 달러에 투자했을 때보다 4가지 통화에 분산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이 좀 더 높았다. 달러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여러 개의 통화에 분산투자했을 때 통화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달러 환율의 고평가가 심하거나 주식의 변동성이 크지 않는 상승 추세에 있다면 선물환 계약 체결을 통해 환율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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