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영웅심리를 가지게 된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나는 주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고,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자신감에 도취되어 가는 것이 심리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실제 결과가 그러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자. 대부분의 투자자가 답변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피하기 위한 주식 격언 중에 ‘매도한 후에 생각하고 생각한 후에 매입하라’는 말이 있다. 매수할 때는 천천히 하는 것이 성급히 매수하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또 매도할 때는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하는 것이 좋다. 보통 주식투자를 실패하는 이유는 적은 수익률을 조금 더 챙기기 위해 망설이다 주식을 제때 팔지 못해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번 주가 급락과정에서도 이를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주식투자는 몸통만을 노리는 투자가 돼야지 최후시세를 노리는 투자, 즉 머리와 꼬리를 노리고 매수하는 것 자체가 이미 현명한 투자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몸통만을 노리는 투자 …

머리와 꼬리 노리는 우에서 탈피해야

현재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 역시 주식이 충분히 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 시장이든 개별종목이든 절대가격을 보면, 이전에 “여기까지만 주가가 빠져줬으면…” 하는 가격수준보다 한참 더 내려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한 증시 격언처럼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좀 더 ‘생각해본 후에 매입’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당장 매수에 나서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몇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유통업체의 실적부진 의미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1월10일 미국 대형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할인점과 백화점 등 일반 유통업체 모두 일제히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의 경기 침체를 보여주는 단면들이다. 물론 최근 몇 달간의 시장을 보면 재료공백기에 경기 침체의 우려로 일시적인 하락을 보이곤 했다.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의 빌미는 후행적으로 발표되는 경기지표의 결과였다. 따라서 일면 평가 절하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유통업체의 실적 부진이 안겨다 주는 경기 침체 우려는 마음에 걸린다. 유통업체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물건을 연결시켜주는 실물경기의 첨병이다. 따라서 유통업체가 인상적인 실적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물건이 돌지 않는 상황을 대변한다. 상황이 이렇다면 굳이 생산자의 재고 상황을 들춰보거나 소비자의 지갑이 얼마나 얇아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지 않아도 현재 상황을 알 수 있다.

주요국이 공조하고 있는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로 꽉 막혀있던 ‘돈 줄’은 어느 정도 풀려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돈 줄’이 아니라 ‘물건 줄’이 막혀가고 있는 것을 걱정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어떤 수단으로 이 부분을 풀 수 있을까를 정책 담당자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주식 매수를 머뭇거리게 하는 이유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이 승리하고 주도권을 잡으면서 구제금융의 정책 방향이 선회하고 있다.

즉, 부실자산매입프로그램(TAFP)의 큰 틀이 기존의 부실자산 매입에서 소비자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11월12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이 대표적이다.

구제금융 자원 중 남은 부분을 신용카드 및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 등을 보증하고 주택 차압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정부는 모기지 원금 및 이자를 줄이거나 만기를 연장함으로써 주택 소유자의 부담을 줄여주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대출자인 미국 금융기관의 부담이 반대로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금융주 하락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시장은 금융위기가 더 불거질 수 있는 악재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결국 단기 증시에 부정적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주택 소유자를 위한 정책 방향 선회가 옳은 선택이라 할지라도 이를 확인하기까지에는 상당한 기다림이 필요할 것이다. 기다림 이전에 미국 금융주 주가는 당장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미국 가계소비를 일으키고 주택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좀 더 많은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부담감도 지우기 어렵다.

미국 주택 가격 안정 시 시황 고민 없이 종목 선택

결국 향후 증시 안정의 필요조건은 미국 주택 가격의 안정이 될 것이다. 따라서 주식투자자는 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 방향에 대한 고민 없이 주식투자를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

미국 주택 가격이 안정될 때 주가는 이미 올라있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웅심리’를 버리자고 했다. 비록 주택 가격 안정을 확인하고 주식투자를 한다면 바닥에서 주식을 살 수는 없겠지만 바닥으로 알았던 주식 가격이 지하로 내려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 상승을 기다리기에 인내심이 부족하다면 적어도 미국 금융주의 하락이 멈추는 것을 확인하고 주식 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부분을 좀 더 생각해보고 매수에 나서자.

공동기획 : Taurus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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