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총수는 현정은 회장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더불어 재계를 대표하는 ‘여성 오너’다. 현 회장은 지난 10월16일 오전, 현대증권 임시 주주총회에서 비상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됐다. 오후엔 현대증권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여성특화 점포를 선보인 부띠크모나코지점 개소식에 이례적으로 각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참석했다. 여성들을 위한 파이낸셜 라운지 개설에는 현 회장의 각별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한다. 단순히 증권사의 신규 점포 설립이 아닌 그룹 차원의 지원을 통해 탄생된 것이다.

시세보다는 기업가치 주목…

저평가된 가치투자로 리스크 최소화

여성고객 중심 금융점포를 표방하지만 수장은 남성이다. 여심(女心) 공략의 초대 사령관 이채규 지점장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고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에 맞는 신감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대증권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고 있다”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온화한 말투와 호감 가는 외모에서 풍기는 신뢰감이 낙점 배경을 엿보게 한다. 믿음을 주는 맏형 스타일이다.

“여성들만의 섬세하고 독특한 금융 니즈 및 소셜 게더링(Social Gathering),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수예공품 같은 차별화된 상품과 세련되고 특별한 공간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띠크모나코는 통상적인 증권사 지점과 달리 1층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내부가 훤히 보이는 통유리로 창을 만들었다.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오는 통유리는 탁 트인 시원함을 느끼게 하며 계절과 날씨에 따라 분위기를 달리해줄 것으로 보인다.

초특급 대박은 엘리시아(Elysia) 라운지다. 천편일률적인 증권사 지점에선 결코 볼 수 없는 카페 같은 아늑한 공간이다. 엘리시아란 ‘축복받은 집’을 뜻한다. 산뜻하면서도 감각적인 색감과 디자인으로 마치 작은 꽃밭에 둘러싸인 느낌이다.

카페 같은 아늑한 공간 ‘엘리시아 라운지’

“홀 중심에 자리한 세월이 지날수록 단단해진다는 홍단풍과 항균, 항취, 습도조절, 음이온 발생효과가 뛰어난 현무암 외벽,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인 허브로 장식된 창가에는 건강한 자연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그리고 홀 천장을 장식하고 있는 바람을 상징한 구름장식 조명과 현무암의 조화는 주요 타깃인 여성(꽃)과 아우러져 하나의 섬, 제주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제주 여성 특유의 강인한 생활력과 지혜로움을 나타낸 것이죠.”

말 그대로 웰빙의 정수를 표현한 셈이다. 그곳은 소모임, 동호회, 반상회 등 언제든 각종 모임 장소로 이용이 가능하다. 증권사에 볼일이 없어도 무방하다. 남성들도 홍일점이 있다면 발걸음을 할 수 있다. 이 지점장은 재테크, 홈인테리어, 패션, 건강, 와인시음회 등 여성을 위한 문화행사를 다채롭게 연다는 계획이다. 매주 수요일 한의사를 초청한 무료건강 검진도 준비하고 있다. 여인을 위한 감성공간답게 차별화된 서비스가 두드러진다. 또 직장여성을 위해 야간에도 금융 서비스(상담·계좌 개설 업무)를 제공한다. 금융 재테크 상담을 원하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 지점장은 부띠크모나코는 맞춤형 명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가게라는 뜻의 부띠크와 모나코라는 단어를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유럽에 위치한 모나코는 샤갈, 피카소, 르네 마그리크 등 유명화가들이 작품세계를 펼친 곳으로 고급스럽고 풍요로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부띠크모나코라는 이름은 고객 맞춤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담고 있어,  최근 화두인 디자인 경영을 금융업에도 접목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은행권 PB센터처럼 자산규모로 출입 제한 No

그는 철저히 열린 금융기관을 지향한다. 부띠크모나코는 비단 지점 고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접근성이 용이하다. 증권사 하면 흔히 어렵고 딱딱하다는 느낌이 강한데 이를 없애고 싶은 것이 이 지점장의 바람. 한마디로 문턱을 낮추고 싶단다. 대신 금융 서비스의 질은 한없이 높일 계획이다.

“젊은 여성들은 경제활동으로 많지는 않더라도 수중에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죠. 하지만 은행권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는 자산규모로 출입을 제한합니다. 우리 지점에선 주머니의 사정과 관계없이 편안한 공간에서 여성 누구나 맞춤형 고품격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활성화된 시중은행의 PB센터는 그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필부필부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준다.

신설 점포인 만큼 야전사령관을 필두로 모두 검증된 인원들로 구성됐다. 이 지점장은 전 직장인 보험회사의 자산운용부에 근무하면서 1200억원을 관리했다. 직급은 대리였지만 권한을 부여받았던 셈이다. 이는 증권사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1999년 현대증권으로 옮겼다. 이후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Youfirst 대상’을 단골로 수상하는 등 출중한 능력을 자랑한다.

금융환경이 극도로 불안한 현 시점에선 그는 “리스크를 줄이는데 우선하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 것”을 적극적으로 당부했다.

“전문가들도 심리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인데 개미 투자자들은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고비만 넘기면 상승 여력이 충분합니다. 참고 기다려 보십시오. 여유가 있으면 오히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모두 욕심을 가질 때 투자를 두려워하고 모두 두려워할 때 투자에 욕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기본 투자 마인드다. 여기에 시세보다는 기업가치를 주목하며 저평가된 가치투자로 리스크 최소화에 힘쓴다. 물론 신용투자, 미수투자는 절대 금물이라고 했다.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 부탁에 그는 “제발 소문만 듣고 움직이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란다”며 “그것을 통해 자신만의 투자법을 찾아야 한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또한 투자 종목을 동업자 마인드로 꾸준히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신설 점포의 수장으로 씨를 뿌린다는 자세로 일한다고 했지만 그의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다. 건실한 풀뿌리를 내리며 현 회장과 그룹의 의지가 투영된 야심찬 첫 작품, 성공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 쓰나미 어려울 때 오픈 오히려 기회

문제는 문을 연 시점. “어려울 때 오픈한 것이 오히려 투자 실패로 속 쓰린 투자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기회가 될 수 있죠. 기존 금융기관에 실망한 고객의 이탈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아픔을 헤아려주며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이 지점장이 중요시하는 리더십 덕목은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이다. 많이 알고, 직접 할 줄 알고, 시킬 줄 알고, 지도하고,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거 바이코리아 열풍 이후 현대증권이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지위가 다소 약화된 점을 아쉬워하며 “최초의 여성 특화 지점을 선보인 현대증권이 앞으로도 신감각 서비스로 업계를 선도하는 증권사로 도약하는데 작지만 큰 힘이 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웃는 얼굴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이채규 지점장이 권하는

평생 실패하지 않는 주식투자 10계명

1. 레버리지를 이용하지 않는다.  

신용, 미수를 이용한 주식 거래는 한번 성공하면 끝까지 계속하는 습관이 되어 결국은 실패로 끝난다.

2. 시한부 자금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시한부 자금은 항상 심리적으로 초조감을 주어 결정적인 순간, 심리를 혼동으로 몰아 결국 잘못된 거래로 유도한다.

 

3. 선물, 옵션 등 투기적 성격이 강한 거래는 하지 않는다.  헤지 목적이 아닌 선물, 옵션 거래는 일반이 깡통이 되는 가장 빠른 직행코스다.

4. 분산해 투자한다.      

한 가지 주식 또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적절히 배분해 투자함으로써 만약의 위험에 항상 대비한다.

5. 모르면 투자하지 않는다. 

투자는 철저히 분석하고 조사하고 난 뒤 해도 늦지 않다.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운으로 성공하는 것과 같은 확률로 치명적인 실패의 가능성이 있다.

6. 경영자가 부도덕한 기업은 제외한다.  

기업은 조직만으로 스스로 성장하지 않고 경영자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두지휘할 때 성장한다. 성장하는 기업을 선택하려면 경영자의 능력이 중요하다.

7. 시세의 변동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우선시한다.   매시간 변하는 주가에 연연해하지 말고 기업의 가치와 사업을 철저히 분석하라.

8. 기업에 대해 투자하는, 즉 동업한다는 마음으로 기업을 선택하라. 주주, 즉 회사의 주인이라는 마인드로 기업의 사업성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따져라.

9. 장기적으로 유망한 기업은 실적이 최악일 때가 절호의 매수 기회다. 성장하는 기업이 미래를 위한 준비과정에서 실적이 나빠져 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될 때 2~3년을 보고 주식에 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10. 주식투자로 얻은 수익의 일정 부분은 반드시 행복을 위해서 사용한다. 인생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고 돈을 버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인생과 행복을 버리려는 것은 아니다.

성강현 기자 / 사진 : 이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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