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일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와 각종 규제개혁을 통한 투자 확대 유도 등을 골자로 한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경제 전반의 활기를 되찾기 위한 이번 대책에서는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도입되었던 각종 규제들을 완화하는 부동산 및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

보다 과감한 규제완화가 없는 한 효과는 제한적

이번에 발표된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에서 재건축 규제완화 대책은 ‘부동산 시장 및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제시되었다. 재건축 규제완화가 구체화됨에 따라 이번 정책의 수혜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대상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줄어들고 호가가 상승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의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아 거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실정이다. 재건축과 관련된 어떤 규제들이 완화되었으며 그 한계점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용적률 및 임대주택 관련 규제완화가 핵심

이번 재건축 규제완화는 크게 소형평형 의무비율 감소와 용적률 상향 조정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제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주택 수급의 안정과 저소득 주민의 입주 기회 확대를 위해 재건축 시 소형 주택을 일정 이상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60㎡ 이상의(이하의 ??) 주택이 전체 재건축 물량의 20% 이상을 차지해야 하며, 60~85㎡는 4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올해 12월부터 재건축을 진행하는 경우 소형주택 의무비율이 ‘85㎡이하 60% 이상’으로 완화되게 된 것이다.

용적률 상향 조정은 재건축 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최대한의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용적률 적용 기준을 완화했다. 용적률은 건축 연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값을 말하는데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고밀도 건축이 가능해진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아파트가 주로 건축되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250%,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300%의 용적률이 적용된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의해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는 200%,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는 250%로, 각각 50%씩 낮은 용적률을 적용하고 있다. 만일 정부의 이번 조치로 인해 서울시의 용적률이 상향 조정되면 고밀도의 재건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임대주택 의무비율제의 전환은 재건축으로 인해 증가된 용적률만큼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을 지어야 했던 것을 정비계획상 용적률 초과분에 대해 일정 비율만큼을 보금자리주택으로 환수하도록 전환한 것이다. 재건축을 규정하고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는 서울 등 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사업을 진행할 경우 증가된 용적률 중 25%를 임대주택으로 짓도록 하고 이를 지방공사나 주택공사 등에 매각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재건축으로 인한 초과이득 환수 방안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다.

 

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재건축 사업성 불투명

이와 같은 재건축 규제완화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 재건축의 사업성은 기본적으로 일반분양을 통해 얻어진 수익으로 조합원에게 새 주택을 제공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조합원은 재건축 시 대지지분의 감소를 비용으로 부담하게 되는데, 만일 수익이 충분치 않다면 여기에 추가적으로 현금을 부담하기도 한다. 이를 ‘조합원 추가 부담금’이라고 한다. 만일 재건축 후의 집값이 현 시세와 조합원 추가 부담금을 합한 가액보다 낮다면 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매각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업 후의 집값이 많이 오르거나 조합원 추가 부담금이 낮아지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

11월3일 발표된 정부 대책은 용적률과 임대주택 의무건설을 완화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함으로써 일반분양 물량을 증가시킬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소형주택 의무비율도 완화함으로써 보다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결국 일반분양을 통한 조합의 수익을 증대시켜 과거 사업성이 나빴던 재건축아파트 단지의 사업성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번 규제완화는 재건축 사업성을 크게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개선방안 중 일부가 법규 등이 개정되어야만 적용이 가능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용적률의 제한과 같은 경우 서울특별시 의회와의 조율이 필수적인 관계로 즉각적인 완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장치로 인해 여전히 조합원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서는 재건축으로 인해 상승된 집값에서 비용 등을 제한 재건축 초과이익에 대해 최고 50%까지 부담금으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원의 부담금 부담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현재 재건축아파트의 값은 재건축 이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발생한 자본시장 위기가 글로벌 실물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경제가 위축되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등의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6년 정도의 재건축 기간이 지난 후의 주택 가격을 현 시점에서 추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재건축아파트 투자는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정부의 규제완화 방안이 불확실성을 불식시킬 정도 과감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재건축의 사업성 개선효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황규완 메리츠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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