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펀드투자 열풍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금융자산 중 상당부분을 펀드에 투자했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 갑작스럽게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펀드 수익률이 크게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고통이 커가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국내 주식형 펀드는 -41%라는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47%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08년 들어서 펀드 손실이 워낙 크다보니 지난 3년간의 수익률도 -11%(국내 주식형 펀드)와 -4%(해외 주식형 펀드)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가지수 1000포인트마다 펀드 큰 손실

주가가 워낙 단기간에 급락하다보니 거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위험관리를 하지 못한 채 큰  손실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손실이 확대된 상태에서 펀드투자를 중단하거나 환매하는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 계속 이어진 주가 하락과 펀드 수익률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투자를 중단하기 시작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과거에도 지금과 비슷한 사례가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를 보면,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을 형성한 시점은 4번 있었다. 투자자들은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상승장마다 펀드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보곤 했다.

이런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그동안 여러 번 반복된 주가 상승과 하락기 동안 투자자들이 보이는 투자 방법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즉,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가 연이어 주가가 급락하면 주식투자를 중단하곤 했다는 점이다. 사실 2007년과 2008년을 되돌아보면 펀드투자 자금의 절반 이상이 주가 고점기에 몰려드는 쏠림현상이 강하게 나타났으며, 중국 펀드나 브릭스 펀드와 같이 한두 가지 유행하는 상품을 지나치게 선호했다는 문제점이 지적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자료에 의하면 현재 금융위기는 전 세계 정부의 위기 완화 노력으로 이미 해결기미를 보이며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연이어 따라오는 경기 침체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지구촌 전체를 휩쓴 자산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2009년 펀드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명심할 점은 경기 예측과 펀드투자 방법이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펀드투자는 수개월이나 1년간의 경기 예측보다는 최소한 수년 이상 장기간 이루어진다. 따라서 비록 지금은 경기 침체나 금융위기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펀드투자를 새로 시작하는 데는 별다른 부담이 없으며, 기존에 투자한 자금 역시 환매하여 손실을 확정하기 보다는 느긋하게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지금과 같은 주가 폭락기에 펀드를 환매하고 나서 다음번 주가 상승까지 기다리겠다는 생각은 좋은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새해에는 어떻게 해야 자산관리에 성공할 것인가?

첫째, 지금은 지나치게 부동산과 은행예금에 쏠려있는 자산을 주식으로 전환하기에 적당한 시기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산배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전 재산의 70~80%를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에서 부동산이 과거처럼 대박을 터트리는 자산이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물론 최근 부동산의 거품 붕괴에서도 많은 점을 깨달을 수 있다. 고령화 시대에 부동산은 절대로 불패신화를 가진 투자처가 아니므로 지금과 같은 주식이 저평가되고 금리가 높은 시점에서 주식과 채권을 많이 편입하여 자산배분을 선진국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둘째, 주가가 하락할 때 투자에 나서는 가치투자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가가 상승하고 나서야 비로소 투자에 나서는 악순환을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겠지만 이번만이라도 주가가 폭락해서 내재가치로부터 형편없이 저평가되어 있는 시장 상황을 잘 이용하도록 하자. 만약 지금과 같은 저평가된 자산을 많이 살 수 있다면 이런 투자자세 역시 계속 반복될 수 있는 현명한 자세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최소한 5년 이상의 장기간을 보고 저평가된 주식펀드에 투자했다가 주가 상승기에 높은 수익을 내는 가치형 투자 자세를 가지기 좋은 시간이다.

셋째, 경제전망 자료를 이용하는 투자방법을 바꿔야 한다. 자산관리는 최소한 5년 이상의 장기간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연구소나 증권사의 경제전망은 연간 단위로 이루어지므로 이러한 경제전망 자료를 자산관리에 그대로 이용하면 곤란하다. 즉, 자산관리는 경제전망과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투자라는 점이 중요하다. 연간단위의 경제전망은 단기간 주식을 매매하거나 단기적으로 고수익률을 노리는 재테크에 사용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너무 경제전망에 의존하면서 자산관리에 나설 필요는 없다. 느긋한 자세로 악화되는 경제전망을 즐기면서 투자를 늘리는 마음자세를 가지면 된다.

적립식 투자 중단 필요 없어

넷째, 적립식 투자의 장점을 다시 새기도록 하자. 적립식 투자는 주가가 하락할 때 싸게 주식을 많이 매수한 다음 다음번 주가 상승기에 큰 수익률을 내는 기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적립식 펀드투자를 중단하거나 해약하고 있다고 한다. 주가가 비싼 고점에서 잔뜩 투자했다가 주가가 싸지는 저점에서 빠져나가는 전형적인 아마추어적인 투자 자세를 보여서는 자산관리에 성공할 수 없다. 적립식 펀드투자는 지금과 같은 장세에서 중단할 필요 없이 계속하면 된다. 특히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한 펀드투자나 변액보험은 이번 주가 하락기를 잘 견디고 나면 분명히 좋은 성과를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