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도 웃는 게 아니에요.” 경력 18년차의 조희선(42) SC제일은행 삼성PB센터장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라는 초대형 악재의 엄습으로 한반도가 후폭풍에 시달리는 그 시점이다. 삼성PB센터는 아직 100일도 되지 않은 새내기 점포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2층에 자리 잡고 9월1일 오픈했다. 광화문과 강남, 부산 PB센터에 이어 SC제일은행의 네 번째 PB센터다.

  금융 악재 쓰나미…

“위기 상황일수록 옥석가릴 기회”

솔직히 경쟁 은행들에 비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많은 은행들이 부자 고객이 많기로 소문난 지역에 PB 전문 지점을 앞 다퉈 개설했기 때문이다. 삼성PB센터가 둥지를 튼 일대도 예외는 아니다. 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의 PB센터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PB센터는 수신금액 기준 10억원 이상 거래 고객을 전담하며 세계적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PB 브랜드인 ‘The Private Bank’를 국내에 그대로 도입했다. 글로벌 금융 아카데미, 1 대 1부동산 컨설팅, 고객 자녀 해외유학 자문, 미술품 자문 등 스탠다드차타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된다. 특히 ‘The Private Bank’는 유로머니가 선정한 ‘2008 Global Best Private Bank’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외 넘나들며 자산관리 서비스 두루 거친 베테랑 PB

삼성PB센터는 수장에 은행권 최초로 여성이 임명돼 큰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인 조 센터장은 검증된 현재형이 아닌 미래를 내다본 믿음의 인사라고 자신을 낮췄다. 겸손모드는 시종일관 이어졌다. 대신 자신과 함께 일하는 이들을 내세우기 바빴다. 결국 지난날의 화려한 발자취도 겨우 귀동냥할 수 있었다.

그는 메릴린치 증권에서 Financial Advisor로 활동하며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맨 땅에 헤딩’하는 자세로 종횡무진, 무려 2000억원을 관리했다. 제 발로 상담하러 오는 고객 단 한 명도 없이 그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집념 어린 노력이 낳은 결과였다. 이어 SCB 소매금융부에서 영업 매출의 80%를 일궈냈다. 순전히 개인 역량이었다.

자산관리자이자 투자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은 조 센터장은 2006년 SC제일은행의 러브콜을 받고 둥지를 옮긴 뒤 강남PB센터에서 PB로 활동해왔다. 즉, 국내외를 넘나들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두루 거친 베테랑 PB다. “국내는 물론 해외 PB 서비스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는 만큼 각각의 좋은 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선진 금융기법과 순발력, 빠른 판단력을 꼽았다. 여기에 다양하고 극단적인 경험을 통해 어느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내공으로 무장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장의 사이클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신속하게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일을 즐긴다고 하지만 그의 어깨에 지워진 책임은 천근만근이다. 100일도 되지 않은 점포의 야전사령관으로 튼튼한 뿌리를 내리며 동시에 검증된, 믿음의 인사에 보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PB의 능력에 따라 고객 자산의 운명 달라진다

시니어 5명, 주니어 3명의 정예부대 야전사령관인 그는 솔선수범보다 훌륭한 리더십은 없다고 했다. 끊임없는 소통과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는 것. 학창시절에는 ‘조서방’이라고 불릴 만큼 씩씩하고 터프했지만 금융권에 들어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쑥스러워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유연성, 감수성 그리고 꼼꼼한 성격이 까다로운 부자 고객들을 사로잡는데 유리했다는 반응도 보였다. 그의 하이 톤의 또렷한 목소리는 중간은 없을 듯한 명료함이 그들을 흡입하는 매력처럼 엿보였다.

금융 악재의 밀물을 그와 삼성PB센터는 후발주자로 뛰어든 약점을 극복할 기회로 받아들였다. 이번 쓰나미(지진해일)를 계기로 고객들이 자산을 지켜주고 불려나갈 진정한 파트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PB의 실력이 드러날 기회로 생각됩니다. PB의 능력에 따라 고객 자산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위기 상황일수록 옥석을 가리게 될 것입니다.”

이는 그가 평소 가슴에 새기는 좋아하는 문구인 ‘골칫거리에 감사하라’와 오버랩 된다.

“우리 모두가 더 많은 골칫거리를 찾아서 문제라기보다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현명한 판단력을 발휘하여 기분 좋게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놀라운 속도로 앞질러 나갈 수 있습니다.”

그는 PB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균형감각이라고 밝혔다. 고객에게는 시장 상황을 자신의 유·불리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진단, 직언해주는 PB가 절실하다고 했다. 소신 없이 다수의 주장에 묻혀가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PB는 자산관리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1998년부터 PB업무를 시작한 그는 고객의 성향, 스타일, 외모 등, 오랜 경험을 통해 부유층의 유형별 특성을 마스터했다고 활짝 웃었다. 물론 고객보다 많이 알아야 하는 지식과 주눅 들지 않는 강한 자신감은 기본이라고 했다. 아울러 부자들이 반드시 지키는 재테크 특징을 알려줬다.

‘본인만의 전문분야가 있고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를 필두로 ‘선 저축, 후 소비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투자공부에 목숨을 건다’, ‘투자를 반복한다’, ‘본인이 알지 못하는 투자를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하지 않는다’, ‘투자도 중요하지만 절세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산 구성을 생계용(말 그대로 생활에 필요한 자금)과 트레이딩용(주식, 채권, 선물 옵션 등 단기투자를 위해 조성한 자금) 그리고 자산 축적용(노후, 자녀 결혼 주택 구입 자금 등 장기투자 목적을 가지고 투자하는 자금)으로 분류한다’, ‘본인에게 맞는 투자 목표와 위험 허용 수준을 알고 있다’, ‘정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모니터링하고 재조정한다’, ‘본인이 믿을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가를 고용한다’등 10가지다.

기업 CEO를 위한 가업 승계, 상속 증여 컨설턴트 특화

호텔에 둥지를 튼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프라이버시를 존중 받기 원하는 부자 고객들을 위한 작지만 큰 배려다. 호텔에 위치한 특성상 은행 방문을 예측하기 어렵다. 오크우드호텔이 위치한 삼성동에는 기업 CEO가 많고, 외국인들이 자주 왕래하는 지역적 특색이 낙점의 요인이기도 하다.

“선진금융기법으로의 무장과 한국인 특유의 밀착상담으로 기업 CEO를 위한 가업 승계, 상속 증여 컨설턴트를 특화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국내에 거주하면서도 간단한 업무를 제외하곤 여전히 우리나라 은행 이용은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그들을 위한 환전, 송금, 보험, 투자 상품 등 외국인 전용 자산관리를 펼칠 계획입니다.”

한편 삼성PB센터는 고풍스런 분위기 속에 한국적 은은함을 추구한 내부 컨셉트가 퍽 인상 깊게 다가왔다. 현대적인 유럽의 우아함과 한국 전통문화 이미지를 살렸다. 특히 우리 전통의 고가구와 옛 소품들이 가득하여 더욱 예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서울, 두바이, 싱가포르, 런던 등 현지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룸들은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부자들이 꼭 지키는 재테크 10계명

1. 본인만의 전문분야가 있고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재테크의 첫 번째 원칙은 본인의 전문분야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종자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2. ‘선 저축, 후 소비’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자금의 용도를 처음부터 확실하게 정하고 그 경계를 명확하게 지킨다.

 

3. 투자공부에 목숨을 건다.    

전문가의 조언을 듣더라도 본인이 기본적인 투자 상식은 알고 있어야 한다.

4. 투자를 반복한다.      

시장이 좋을 때 들어오고, 나쁠 때 떠나는 것은 전형적인 투자 실패의 지름길이다.

5. 본인이 알지 못하는 투자를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하지 않는다. 

상품이나 종목을 알고 투자한 경우는 외부적 요인으로 투자 종목이 고전할 때 인내심을 갖게 하는 무기가 된다.

6. 투자도 중요하지만 절세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투자를 할 때 과세에 대한 정보를 반드시 확인 후 투자한다.

7. 자산 구성을 ‘생계용(말 그대로 생활에 필요한 자금)’과 ‘트레이딩용(주식, 채권, 선물 옵션 등 단기투자를 위해 조성한 자금)’ 그리고 ‘자산 축적용(노후, 자녀 결혼, 주택 구입 자금 등 장기투자 목적을 가지고 투자하는 자금)’으로 분류한다.      

각 자산별로 투자의 형태를 달리하고 시장의 일시적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8. 본인에게 맞는 투자 목표와 위험 허용 수준을 알고 있다.  

본인의 투자 성향과 맞지 않는 상품에 투자하지 않는다.

9. 정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모니터링하고 재조정한다.  

시장 사이클이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일부 포트폴리오를 조정해나간다.

10. 본인이 믿을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가를 고용한다.  

본인의 재테크 성향을 이해하고 본인이 관심 있는 시장이나 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를(투자 전문가, 세무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등등) 가까이 두고 항상 조언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