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성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누가 떠오르는가? 위에 나열한 단어만으로도 ‘박지성’을 생각할 것이다. 하나 또는 몇 개의 단어만으로도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것. 그것이 PI(Personal Identity)다. 재미있는 사실은 박지성이 대외 이미지 관리를 위해 ‘개인 PI 전문컨설팅’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개인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이 아니라 공식석상에서 또는 미디어에서의 모든 활동까지도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지 관리는 기업의 CEO에게 매우 중요하다. 대표자의 이미지가 앞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만큼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GE 사장 제임스 맥너니가 3M의 CEO로 선임된다는 소식에 3M 주가가 이틀 만에 11%나 상승한 것, 국내 안철수연구소가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당시 CEO의 후광효과로 공모가격이 최대 20%까지 상승한 경우가 그러하다.

이처럼 누구나 아는 스포츠 스타, 기업의 대표자 이미지는 소속팀을, 기업을 대표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러나 PI가 꼭 저명인사나 리더에게만 요구되는 사항은 아니다. 조직생활을 하는 직장인도 성공적인 경력 관리와 자기경영을 위해서는 ‘커리어 PI’가 필요하다. ‘커리어PI’란 직장 또는 여타 조직생활에서 보이는 개인의 총체적인 정체성, 이미지다.

직장인도 커리어 PI 필요

요즘 많은 이미지 컨설팅 업체에서 직장인들의 프레젠테이션 기술, 외모, 옷차림, 화법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미지 컨설팅을 받으면 첫인상이나 기본적인 매너에서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편적인 이미지 컨설팅만으로는 하루 8시간 이상 같은 사무실에서 동고동락하는 조직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커리어 PI’는 외형적인 이미지보다 실질적으로 업무를 대하는 태도, 동료 또는 상사와의 관계, 커뮤니케이션 스킬, 업무처리 능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커리어 PI는 업무 성향과 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에 직장에서 보다 성공적인 자기경영을 위해 ‘커리어 PI관리’를 위한 5가지 실천방안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언행일치에 예외는 없다. 언행일치, 도덕시간에 수도 없이 들었던 얘기다. 여기서의 핵심은 부하직원에게도 언행일치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상사에게는 잘 보이기 위해 잘 지켜지는 덕목일 수 있지만, 자신보다 아래인 사람들에게까지 언행일치를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떠한 자리에 있든 한결 같은 언행은 직장에서 개인의 신뢰를 쌓는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커뮤니케이션 기술, 리더십에 대한 소양이 강조되는 것도 이러한 연유다.

둘째, 팀워크를 중시하라. 아름다운 개인주의보다 배려를 기본으로 하는 상생주의를 지향해야 한다. 불투명한 경제전망과 불안한 고용환경은 성과 위주의 직장문화를 조성하고 있지만, 개인이 혼자 힘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왕 주어진 일이라면 좀 더 협조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기를 바란다. ‘열린 자세’는 앞으로 개인의 경력 관리와 직장 내 이미지 관리에 좋은 버팀목이 될 것이다.

셋째, 청렴한 자기관리. 도덕성, 명예, 금전적인 것에서 투명한 이미지는 조직에서 중역의 자리로 갈수록 중요한 덕목이다. 나 자신은 투명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청렴할 것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적 잣대로는 절대 상대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내 자신이 깨끗해야 조직이 깨끗할 수 있고, 나아가 조직의 구성원과 주변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내 자리가 청렴이 요구되는 위치라면, 나 자신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라.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철저함과 원칙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넷째, 자신만의 업무 성향을 만들어라. 홍보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타이밍이 중요하므로 신속성과 정보력이, 프로그래머에게는 분석력과 논리가 요구되듯 업무에 따라 자신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다양하다. 업무 역량은 개인의 업무 성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프로그래머인데 업무 성향이 꼼꼼하다든지, 홍보 담당자인데 스피드하다면 기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데 무리가 없다. 2~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색채 없이 일한다면 몸담은 기업과 조직, 업무에서 어떤 성향의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탐구해보라. 

다섯째, 적을 만들지 말라.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조직이라는 울타리에 적이 많다면 제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사랑받기 힘든 것이 직장이다. 만년 부하직원이란 생각으로 무시하고 함부로 아랫사람을 대한다거나 대인관계에서 ‘호불호’를 명확히 표현하는 직장생활을 한다면 의도하지 않게 적을 만들 수 있다. 오늘의 동업자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행실에 예를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적을 만들지 않는 조직생활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자기관리법’일 것이다.

직장 내에서 신뢰 얻어야 성공 가능

위 다섯 가지 실천방안만 잘 지켜도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필자는 자부한다. 앞서 얘기한 것들은 결국은 직장이란 환경에서 상대방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상대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해야 하고 지켜야 할 사항들은 많다. 그만큼 상대의 신뢰를 얻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한두 번의 선행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고 신뢰가 바탕이 되는 직장생활을 할 때 ‘긍정적인 커리어 PI’는 저절로 따라오는 보너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