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하락 추세를 보여 온 미국달러화가 반등하고 있다. 1유로당 1.6달러까지 가치가 떨어지면서 ‘국제결제통화로서의 수명이 다한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최근 한 달 동안 급격히 반등하면서 ‘달러화의 힘은 아직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저평가 우량주로 두 마리 토끼 잡기…

미국 부동산은 역발상 투자 적기

IT 버블 붕괴 이후 계속된 ‘재정 확장 정책’이라는 달콤한 사탕으로 인해 미국 경제에 경상수지 적자라는 군살이 늘어나 달러화의 하락 추세가 계속되었다. 특히 2007년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달러화 가치 하락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는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2%선까지 인하하고 시장에 대량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책을 세웠다. 이런 와중에도 투자가들은 달러 자산을 팔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달러화의 약세가 국제 투자 자본을 원자재 시장으로 이끌며 가격 상승에 불을 붙였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게 됐고 유로-달러 환율은 역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달러화 약세는 7월 중순부터 반전하기 시작했다. 달러화 자체의 강세적인 요인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 이유가 부각된 데 따른 상대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달러화 강세? 속단은 금물

유로존은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 거의 확실시된 상황이며, 유럽중앙은행의 트리셰 총재는 유로존의 경제가 3분기에도 취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전후 최장기간 지속돼 온 경기 확장이 끝났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으며, 일본 내각부의 거시경제국장은 “일본 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유럽중앙은행과 일본 은행의 시선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제 성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또한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경감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는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달러화 강세를 과거와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 달러화가 ‘타 통화에 대해서 절대적인 강세를 보인다’는 측면보다는 역사적인 저점의 수준까지 과도하게 하락한 달러화가 ‘다시 적절한 밸류에이션을 찾아간다’는 견지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달러화 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인 경상수지 적자는 여전히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은행의 부실자산 상각이 이어지고 있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도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투자를 위해서는 달러화 가치의 상승을 투자의 중심으로 잡기보다는 그 추세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자신의 위험 감수 정도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며 적절한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라 할 수 있다.

달러화 가치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지금이 저평가된 우량 달러화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미국 내 많은 자산들이 적정 가치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량 자산을 사두면 자산가치의 증식과 더불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함께 거둘 수 있다.

“적절한 밸류에이션 찾아가고 있을 뿐”

이러한 자산의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베타(β)계수가 낮고 저평가된 우량주를 들 수 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20%가량 하락했다. 시장 전체의 하락으로 인해 씨티은행이나 메릴린치와 같이 직간접적으로 손실을 입은 금융주 이외에도 생활필수품이나 공공재와 같이 상대적으로 방어 주식 역할을 할 것 같던 유틸리티 관련주 역시 하락 추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베타계수란, 펀드 등락률이 주가 변동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베타 값이 1 이하면 주가 대비 펀드 변동 폭이 좁다는 의미다. 베타계수가 낮은 주식은 생활필수품이나 공공재처럼 우리 삶에 필수적이기에 경기가 하락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하락 압력이 제한적이며 그에 따른 적정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이다. 이처럼 베타가 낮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장기간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한 우수한 펀드를 분할 매수하는 것은 요즘처럼 변동이 큰 시장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위험 관리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좋은 투자 전략인 것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 중심에 있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역발상 투자’도 위험 감수 정도가 큰 투자가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 가격 지표인 케이스/쉴러지수는 작년 7월을 기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부동산 경기는 사이클이 길고, 한 번 하락한 추세가 반전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현재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위험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후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압류당한 주택과 주택 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헐값에 나온 주택 매매에 불이 붙었다. 그러면서 지난 6월에 발표된 미국의 전월 대비 미결 주택 매매 증가율이 예상을 뒤엎고 5.3%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미국 주택 가격은 점차 안정 추세를 보이는 실정이다.

또한 집값이 하락하면서 주택을 구입하기보다는 빌려 쓰려는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도 고려할 점이다.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임대 수요가 높은 부동산을 매수해 단기간의 평가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임대 수입을 올리면서 주택 경기가 살아나기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가라앉는 시점에 미국 부동산은 매력적인 수익을 안겨 줄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펀드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투자가산의 다양성이 크기(투자자산이 다양하기 ??) 때문에 투자 성향과 위험 허용 정도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투자 대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해외 펀드 투자 TIPs

해외 펀드에 투자하고 있던 투자가의 경우, 먼저 해당 펀드가 달러화로 투자하는 펀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와 달러 투자국 비중이 높은 섹터펀드들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만이 아니라 많은 국내 투자가들이 가입해 있는 중국 펀드 중 일부도 미국달러화 상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정부의 투자 제한으로 인해 국내 중국 펀드 대부분이 중국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홍콩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 기업에 홍콩달러로 투자한다. 홍콩달러는 미국달러에 연동돼 있어 미국달러화가 상승할 경우 홍콩달러화도 같이 상승하므로 중국 펀드의 경우 미국달러화 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홍콩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펀드별로 환헤지(선물환 계약)하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먼저 확인이 필요하다. 같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 펀드라도 차이나솔로몬 1호의 경우에는 6월 기준으로 80% 이상 환헤지하고 있으며, 차이나디스커버리의 경우에는 60%가량을 환헤지하고 있다. 국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의 경우 전혀 환헤지하지 않는 펀드도 있다. 또한 국내에서 설정된 펀드는 클래스에 따라 환헤지의 여부와 비율이 정해진 펀드도 있으며, 역외펀드의 경우 환헤지의 여부와 비중을 투자가가 결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펀드도 있어 투자가의 투자 성향에 맞는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환헤지하는 정도에 따라 달러화의 변동에 노출되고 그만큼 달러화 강세 시대에 이익을 거둘 가능성은 높아진다.(환헤지 비율이 낮을수록 달러화 변동에 많이 노출되고 그만큼 달러화 강세 시대에 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많아진다. ??) 하지만 자신이 투자하는 자산과 환율 변동의 위험도 같이 짊어지게 되는 것이므로 자신이 투자한 자산의 위험만 짊어지기 원하는 투자가의 경우라면 환헤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