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요즘 국채 금리는 연 6%에, 우량 회사채 금리는 연 7%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기업들의 채권의 경우 연 8~9%에 이르는 매력적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A라는 중소기업이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에 투자하라면 위험하다고 손사래를 치는 투자가들도 그 기업에 뭔가 호재가 있으니 주식을 좀 사보라고 하면 솔깃해 한다. 물론 이들은 주식이 채권이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좋으니까 언제든지 팔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의 주식이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거래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아무튼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한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비교적 장기간 동안 그 회사에 투자한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사는 경우에는 그 회사에 투자한다는 생각보다는-시세의 움직임을 이용해서-쌀 때 사서 비쌀 때 팔고 나오겠다는 마음을 먹게 마련이다.

그러나 채권과 주식은 서로의 형식은 크게 다르지만 속 내용은 거의 비슷한 투자 수단이다. 예를 들어 어느 중소기업의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는 그 기업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만큼 수익을 잘 내고 있는가를 파악해야 하고, 같은 기업의 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그 기업이 회사채의 이자와 원금을 상환한 후에도 주주에게 수익을 나누어 줄 수 있을 만큼 영업이 잘 되고 있는가를 체크해야만 한다. 따라서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채권을 이해하고 채권에 투자해 보아야 한다. 다소 딱딱한 채권에 대해 공부하기에 앞서 재미 삼아 다음의 퀴즈를 풀어 보자.

Q. 미국 정부가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과 코카콜라 회사의 주식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안전할까?

A. 이 퀴즈를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의 국채가 더 안전할 것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동안 숱하게 보아온-미국에서 만든-각종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면 21세기 중반의 지구에는 지금과 같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미국 정부는 없고 인공지능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하고 각종 첨단 기계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코카콜라와 밀러 맥주를 마시고 있다.

Q. 오늘 채권시장의 금리가 어제보다 1% 상승할 때 우리나라 정부가 어제 발행한 10년 만기 채권의 가격은 얼마나 하락할까?

A. 평상시에는 하루 밤 사이에 금리가 1% 상승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어제 발행된 10년 만기 채권의 가격은 - 할인채의 경우 - 10% 하락한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은 오늘 발행한 10년 만기 채권에 투자할 경우 어제 발행한 채권에 비해 앞으로 10년 동안 연1%씩, 즉 총10%의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를 상승시키려 하거나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발생할 경우 주식시장은 대체로 얼마나 하락할까?

A. 비교적 가까운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해 5월 미국 FRB가 단기금리를 올리려는 정책을 취하자 코스피(KOSPI) 지수는 그 후 한 달 동안 약 18% 하락했다. 올해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시장이 신용경색 조짐이 보인 지난 8월16일과 8월17일에 KOSPI 지수는 각각 6.9%와 3.2%로 총 10.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