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바이코리아 열풍의 주역이었던 장인환(47) KTB자산운용 사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타 펀드매니저’란 명성을 버리고 자산운용사 CEO로서 7년간 경영에만 전념했던 장 사장은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열풍을 준비하고 있다.
 인환 사장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과 함께 ‘광주일고 3인방’(1977년 52회 졸업)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가 자산운용사 CEO로, 그것도 투자의 귀재 권성문 KTB네트워크 사장과 뭉치면서 시장에서는 ‘큰 일 낼 것’이라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과는 달리 7년이 지난 지금, 그는 여전히 자본금 150억 원의 자산운용사 CEO다. 같은 기간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7개의 금융회사를 거느린 자산운용그룹을 일궈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옛 명성과는 달리 지난 7년간 너무 조용했던 것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오늘이 작다고 내일도 작은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뭔가 큰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KTB 전사적인 차원에서 자산운용사 인수합병 또는 증권사 인수를 통해 외형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KTB네트워크의 미국 현지법인 등을 활용한 해외투자도 넓힐 방침이다. 특히 조만간 중국에 KTB네트워크 현지법인을 설립하는데 이는 KTB자산운용의 다각적인 중국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외형을 키워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하겠다는 건가.

 KTB는 종합금융그룹에는 관심이 없다. KTB의 주 업무는 상장 및 비상장 회사에 대한 투자금융인 만큼 인수합병 등도 그 분야에 특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름을 붙인다면 전문투자금융그룹이 되겠다.



 KTB네트워크는 1999년 KTB자산운용 설립 당시, 증권사 설립도 동시에 추진했다. 그것이 바로 최근 온라인증권사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키움닷컴증권이다. 당시 KTB네크워크는 증권사 설립을 위한 인력 및 전산 준비를 마치고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정부당국의 정치적인(?)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KTB네트워크는 인력과 전산설비를 키움닷컴증권의 현 대주주인 다우기술에 넘겼고 증권사 설립의 꿈을 접어야 했다.

 따라서 장 사장의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인수합병 발언은 KTB네트워크의 오랜 숙원이었던 ‘글로벌 투자금융그룹’ 도약이라는 새로운 청사진이 본격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장 사장과 권성문 사장이 최근 인수합병 및 PEF시장은 물론 해외 현지법인 설립 등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도 이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전언이다. 실제로 KT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사모주식펀드인 ‘KTB PEF 2005’를 설립, 800억 원을 투자해 SKM(옛 선경마그네틱)을 인수했는가 하면, 최근에는 200억 원을 투자해 서울에 위치한 중앙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업계 최초로 중국 부동산펀드를 개발하는 등 중국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난 수년간 전 세계를 돌며 시장의 투자가치를 살폈다. 결론은 중국만한 성장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는 거였다. 다소 리스크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만큼 수익률도 높다는 것이다. KTB자산운용은 지난해 만들어진 중국 부동산펀드에 이어 조만간 청도, 북경, 마카오 등지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와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펀드도 내놓을 계획이다.



 장 사장은 지난 7년간 KTB자산운용의 경영에만 전념하면서 개인적인 명성은 다소 줄었지만 KTB자산운용은 건실한 성장은 물론 자산운용업계 프론티어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부동산펀드 분야다. KTB자산운용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오피스건물에 투자하는 실물형 부동산펀드를 내놨고 해외에 직접투자하는 해외 부동산펀드도 선보였다. 심지어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까지 사들여 부동산펀드(아시아 넘버원 코리아퍼스트 부동산펀드)로 만드는 등 부동산펀드 시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연초부터 시장이 들썩이는데, 주식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연초 들어 증시가 급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건강한 조정이다. 2003년 3월 500포인트 대였던 종합주가지수는 이듬해 2004년 8월 700포인트 대였고 2005년에는 1400포인트 대까지 올랐다. 3년간 무려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기술적으로 볼 때 이런 장기 강세장에서는 30%정도 조정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상승 추세는 계속된다고 본다. 올해는 1500, 내년에는 1700~1800포인트까지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KTB자산운용은 리테일 부문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맞다. 지난해까지 주로 기관과 법인중심으로 펀드영업을 했다. 마케팅 전략에 다소 실수가 있었지만 그동안 높은 펀드수익률 레코드를 만들어 놓은 만큼 올해에는 은행, 증권사의 판매망을 이용한 적극적인 리테일영업을 펼칠 예정이다. 1조 원 이상 대형 펀드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장인환 사장의 명함에는 CEO라는 직함과 함께 펀드매니저라는 직함도 나란히 적혀있다. CEO로 경영도 하지만 여전히 펀드매니저로 펀드운용도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KTB자산운용의 전체 운용자산은 4조 원 정도. 이중 기관과 법인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관과 법인들이 KTB자산운용의 펀드를 선호하는 것은 스타 펀드매니저인 장 사장의 타이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 기관투자가는 “공공자금을 맡기기 때문에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누가 운용하느냐도 중요한 선택 요소”라며 “장 사장은 그런 점에서 기관들 사이에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1억 원이 여유자금이 있다면.

 우선 국내·외 주식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에 고수익을 위해 국내주식펀드 50%, 해외주식펀드(중국,일본,인도) 20%에 투자하겠다. 또 채권형펀드 보다 금리가 높고 주식형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부동산펀드에 10%, 예기치 못한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10%, 나머지 10%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MMF에 가입하겠다. 장세만 잘 잡는다면 작년에는 다소 못 미치겠지만 올해도 기대 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본다.

임상연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