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인베이드투자자문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 사진 조선비즈 DB
서울 강남구 인베이드투자자문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 사진 조선비즈 DB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경영학 학사, 서울대 공학 석사, 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 사진 조선비즈 DB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경영학 학사, 서울대 공학 석사, 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 사진 조선비즈 DB

“2022년에도 집값은 10%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지금 12억7000만원쯤 되니까, 14억원이 된다는 얘기죠. 사실 2020년에도 2021년 집값이 10% 오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나고 보니까 19%가 올랐어요. 올해는 10%에서 더 안 오르고 전망이 맞았으면 좋겠네요.”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강남구 인베이드투자자문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우 대표는 올해 집값을 이같이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 대표는 부동산 시장 움직임을 잘 예측해 ‘족집게’라는 평이 따라붙는 인물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거래가와 호가가 하락한다. 그런데도 흔들리지 않고 ‘상승’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은 일문일답.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022년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원래 떨어진다는 사람도 있고, 올라간다는 사람도 있는 게 정상이다. 2021년이 유독 떨어질 요인이 그야말로 하나도 없었던 특이한 사례였다고 할 수 있다. 2022년에는 강화된 대출 규제가 무주택자의 매매 시장 진입과 1주택자 등의 갈아타기를 막는 방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 의견이 갈릴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도 나오고 있어서 ‘집값 하락 신호’로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도 ‘10% 상승’을 예견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먼저 이제는 더 얘기하기도 지루한 수급 문제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을 훌쩍 넘었는데 주택 수는 지방의 빈집까지 깡그리 긁어모아도 2000만 가구에 채 미치지 못한다. 인구가 계속 몰리는 수도권은 말할 것도 없다. ‘4인 가구에 한 채씩’ 필요한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1·2인 가구가 폭증하고 있고, 3·4인 가구라도 지방 근무나 전원주택 마련 등 이유로 복수의 주택을 필요로 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집 살 사람이 아직도 많다는 얘기다. 미분양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막상 매달 나오는 미분양 통계를 보면 수가 늘지 않는다. 대구만 해도 계속 청약 미달이 나오는데 미분양 가구 수는 2000가구 선에서 유지된다. 일반 청약 경쟁률이 0.2 대 1, 이렇게 나와도 선착순 분양에서 물량이 다 소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아래 연령으로 내려갈수록 그 수가 급감하는데, 이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니 인건비가 오르고 물가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 부동산도 당연히, 물가 영향을 받는 자산이다.”

점점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1가구 1주택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다주택자가 되는 순간 각종 중과세에 직면해야 한다. 지금은 상급지로 올라가려는 욕구를 막을 수가 없다. 지방에 수십 채를 가진 다주택자들도 다 팔고 서울 강남에 똘똘한 한 채를 사려고 달려드는 게 현재 상황이다. 신규 수요도 끊임없이 유입된다. 대출이 안 나오는 초고가 주택이라도 살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욜로(You Only Live Once⋅현재 행복이 가장 중요)’라는 얘기가 싹 사라졌다.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어서 욜로했었는데, 코인 등의 등장으로 부자가 될 길이 열려서다. 망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코인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도 끊임없이 나오고, 꼭 코인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경로로 생겨난 ‘뉴 리치’들이 40억원짜리 아파트의 수요자가 되는 것이다.”

똘똘하지 않은 아파트들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대출 금지선인 15억원 아래에서 각자의 입지나 가치에 맞게 가격이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 집값이 10% 오를 거라고 전망하지 않았나. 지금 12억7000만원이니까, 2022년엔 평균 14억원이 된다는 얘기다. 15억원짜리 집을 사는 것과 16억원짜리 집을 사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전자는 자기 자금이 한 7억원쯤 있으면 대출을 일으켜서 구매할 수 있다. 후자는 16억원 전부를 대출 없이 내 돈으로 마련해야 한다. 자본금 차이가 단숨에 9억원이나 벌어지지 않나. 그래서 원래 10억원쯤 했던 집값이 15억원 문턱을 넘고 나면 그때부터는 거래가 잘 안 되고 호가만 계속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대신 그 주변에 있는 조금 가치가 떨어지는 다른 아파트가 15억원 언저리까지 따라 오른다.”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어떤 대책을 써야 하는가.
“다주택자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시장에서 투기를 일삼는 ‘악의 축’으로 호도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주택자가 주택 시장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매우 많다. 그간의 부동산 시장 혼란은 다주택자를 위협하면서 기인한 바가 크다. 다주택자가 많아지면 전셋값이 안정된다. 전세 시장이 안정되면 매매 시장도 따라서 안정된다. 사실 다주택자만큼 좋은 임대인도 드물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진짜 집을 수십 채씩 가진 다주택자들은 전셋값을 잘 올리지도 않는다. 전셋값 더 받아봤자 괜히 간주임대료(전·월세 보증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임대료로 간주해 과세하는 금액)에 대한 소득세만 더 낸다고 생각하는 게 다주택자의 심리다. 자기 집을 전세 주고 다른 곳에 사는 1주택자는 오히려 임차인에게 모질게 대한다. 이 사람들도 지금 사는 집의 전셋값을 올려주지 못하면 쫓겨나는 처지라서다. ‘다주택 금지’는 매매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초고가 아파트 가격이 그만 오르게 하려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를 ‘필요에 따른 여러 채’로 분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1가구 1주택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다들 더 상급지로, 더 넓은 평수로 올라가는 것만 생각한다. 다주택이 가능해지면 세컨드 하우스로 이런 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주택자는 하락장에서 물량을 받아주는 ‘연기금’ 같은 역할도 한다. 세상에 상승장에 집을 사는 다주택자는 없다. 아무도 집을 안 사려고 할 때 나 홀로 집을 사서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고, 그동안 시장에 임대를 공급해주는 게 다주택자다. 규제를 완화해서 다주택자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내 집 마련 고민’에 잠 못 이루는 무주택자에게 조언한다면.
“집값이 계속 올라갈 전망이기 때문에 집을 사는 건 좋다. 다만 좀 가려서 사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좁고, 입지도 안 좋은 아파트를 사면 기대만큼 안 오를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가 아닌 물건, 빌라나 오피스텔을 사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편이다. 면적이 넓은 축인 ‘아파텔’ 정도는 괜찮다고 보지만, 대부분은 명확한 시세가 없고 가치 자체도 떨어지기 때문에 초보자가 잘못 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청약 가점이 높다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 청약 만점 84점이 거의 불가능한 점수인데 요즘에는 숱하게 나오고, 가점 72점도 서울에선 간신히 커트라인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지어진 집을 사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선택이다.”

최상현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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