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한남동 일대. 조선비즈 DB
용산구 한남동 일대. 사진 조선비즈 DB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긴 이태원동과 한남동이 고급 주거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규 임대수요가 줄면서 단독주택이나 빌라를 내놓는 소유주가 늘었고, 기존 건물의 노후화도 진행되면서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눈독을 들이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30여 년간 외국인 렌트전용 고급 아파트로 사용되던 한남동 한남타워가 새 단장을 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10층, 총 60가구 규모로 지어진 이곳은 2020년 한 부동산개발회사가 매입한 후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60가구를 53가구로 줄이고 상가를 입점시켜 주상복합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한때 월평균 임대료 350만~400만원 선에 임대됐던 곳이다. 전용 131.7㎡ 안팎의 대형 평수로 구성돼 고급 아파트로 인기를 끌었지만, 건물이 노후된 데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외국인 임대수요가 줄었다. 결국 2020년부터는 신규 임차인을 받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하던 곳”이라면서 “가구 수를 줄이고 상가를 넣어 주상복합주택을 만들 계획이라고 들었다. 단지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이태원동과 한남동 일대에서는 한남타워처럼 고급 주거시설로 변모하고 있는 단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임차수요가 줄고, 기존 건물도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부동산 중개 전문회사인 에이스렌트의 김재우 대표는 “2020년부터 외국인들의 방문이 줄어들면서 임차수요가 과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서 “임대를 하지 않고 매도한 소유주들도 체감상 과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한남동과 이태원동에서 매매된 주택(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은 각각 205가구, 1019가구로, 2019년과 비교해 각각 10%, 15%씩 늘었다.

주거시설과 함께 인근의 편의시설까지 덩달아 고급빌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8년 폐업한 53년 전통의 대형 사립유치원인 서울 유성유치원 부지에는 고급 빌라인 어반메시 남산이 들어섰다. 전용 66~

147㎡, 총 29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남산이 보이는 위치로 작년 10월 준공됐다.

이태원동 남산체육관 부지도 고급 빌라인 어퍼하우스 남산으로 변신한다. 대수선 방식으로 짓는 이 단지는 기존 높이를 유지하면서 지하 1층~지상 최대 7층 규모로 지어지며, 총 1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용면적은 244.2~270.6㎡, 분양가는 120억원 안팎이다. 

인근 서빙고동에도 고급 빌라가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단독주택이 모여있던 곳을 매입해 짓는 ‘아페르 한강’과 ‘아페르파크’가 그 사례다. 두 단지는 전용 205.84~273.94㎡인 주택으로, 분양가가 60억~90억원에 달한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아페르 한강은 완판됐다.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에 따르면 지난해 이태원동과 한남동에서 건축 및 대수선 신고·허가를 받은 곳은 각각 40곳, 28곳이다. 이태원동의 경우 2020년(18곳)의 두 배를 넘었다. 공동주택으로 신고·허가된 경우가 총 15곳으로, 2020년(6곳)의 2.5배 수준이다. 한남동은 2020년(23곳)보다 5곳, 2019년(16곳)보다 12곳 늘었다.

최대길 한남뉴타운 공인중개사 대표는 “현재 이태원·한남동 일대는 노후 건물이 팔리고 새롭게 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강이 보이는 등 입지가 좋은 곳은 비싼 가격에도 관심을 보이는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최온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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