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에서 빼놓은

은(銀)의 새로운 투자가치

요즘 일본과 유럽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은의 투자 매력은 무엇일까. 최근 들어 금이나 플래티늄에 대해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이 있다고들 하지만 은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의외로 적다. 

현재 순은 가격은 1온스(약 31그램)당 약 10달러 정도지만(* 214페이지 차트 참조: 현재 세계적인 불황 때문에 가격이 두 배 이상 폭락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 34년 전인 1972년 1온스당 순은 가격이 얼마였는지를 알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답은 2.56달러다. 2007년 12월 기준 순은의 평균가격은 약 14달러로 이 기간 동안 약 5.47배 정도가 뛰었음을 알 수 있다. 5.47배라면 상승률치고는 너무 보잘 것 없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5배 정도가 되는 수치다.―덧붙이자면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1972년 평균주가가 4300엔으로 2007년도를 따지자면 약 4배수 정도다. 여기에서 은은 일단 놔두고 다른 귀금속으로 상품성을 따져보기로 하자. 예를 들어 금과 플래티늄은 아래와 같다.

● 금(97.22달러/온스 → 664.92달러/온스)

● 플래티늄(156.04달러/온스 → 1206.61달러/온스)

* 1973년 가격과 2007년 2월 월평균 가격

상기와 같이 이 사이의 상승률은 금이 약 6.84배, 플래티늄은 약 7.73배다. 1973년부터 2007년의 약 34년간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금이나 플래티늄 상승률에 비해 은은 약간 떨어지는 듯하다. 그러나 2002년 이후만 생각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 금(332.61달러/온스 → 664.92달러/온스)

● 플래티늄(596.79달러/온스 → 1206.61달러/온스)

* 2002년 12월 평균가격과 2007년 2월 월평균가격

금은 이 4년간 약 1.99배, 플래티늄은 약 2.02배다. 자 그러면 은은 어떨까?

● 순은(4.658달러/온스 → 13.946달러/온스)

동 기간 은은 약 2.99배로 상승한다. 금이나 플래티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다. 그러면 이들 데이터로 우리들은 무엇을 읽을 수 있고 또 그것을 자산운용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최초의 약 30년간 금이나 플래티늄에 비해 약한(?) 모습을 보였던 순은이 왜 2002년 이후에 상승 기조를 띠었을까? 우선 그 이유의 배경부터 생각해 보기로 하자.

순은의 용도는 현재 다음과 같다. 우리 한국인은 예로부터 순은을 수저 등 실생활에서도 쓰고 귀금속으로도 사용했다. 유럽에서도 일반적으로 서민들의 장식용품으로 인기가 높다. 사진 필름용은 일회용카메라가 이용되고 있어 아직도 28%의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곧 사용도의 감소가 예상된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첫 번째 공업용이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은 이것이 은의 최대 용도로서 휴대전화, MP3P 등 미세가공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는 금 이상으로 숨겨진 원재료다.

이렇게 용도로 따지자면 사진 필름용은 감소해 가고 공업용이 늘어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순은 값을 유지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단지 투자 목적으로 각국의 연기금 등이 ETF를 경유로 순은의 보유를 늘려가고 있다. 단, 그것은 금이나 플래티늄(플래티늄은 ETF라는 것이 없지만)도 마찬가지로 투자 목적이 늘고 있다.

그럼 이 몇 년간 순은 값의 강세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필자는 그 대답을 ‘매장량과 수요 예측’의 관계에 있다고 본다. 2007년 2월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물질·재료연구소가 내놓은 ‘2050년까지의 세계적인 자원 제약의 벽’이라는 보고서를 보았다.

* 참조-http://www.nims.go.jp/jpn/news/press/press178.html

* 독립행정법인 물질·재료연구소:일본의 과학기술청 산하의 2개 연구소가 합병돼 2001년 설립된 독립행정법인

이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까지 많은 종류의 금속이 현재의 매장량으로는 상당수 부족하다. 그 중에는 매장량의 몇 배의 사용량이 예상된다는 금속이 있으며”, “특히 금, 은, 아연, 주석의 누적 사용량(2005년 이후의)은 2020년 시점에서 현재 보유 매장량을 넘을 것이라는 것이 예상된다”고 나와 있다.

말하자면 지금까지도 ‘매장량이 고갈된다’는 정도의 소문은 듣고 있었지만 BRICs 등의 성장을 상정해 놓고 본다면 위기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더욱이 상기 보고서에서는 각 금속별로 ‘매장량’과 ‘사용량’의 예상을 분류해 놓았는데 그에 따르면 앞으로 상당히 불안한 것이, 순은의 ‘매장량’을 1로 치자면 앞으로 2005년부터 2050년까지의 예상 ‘사용량’은 10.3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앞으로 5년 정도 후에 현재 확인된 ‘채굴 가능한 은’은 동이 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2005년부터 2050년까지 평균적으로 은이 사용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얘기다. 은은 가격이 더욱 급등함에 따라서 앞으로 채굴 가능 한도가 늘어날 것이고 또 폐가전에서의 회수기술과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는 기술도 개발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산업계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비관적이 아닐 것이라고 믿지만 최근의 은이나 다른 레어 메탈류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 같은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을 전제로 한 ‘매장량과 수요 예측’의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금이나 플래티늄도 좋겠지만 ‘은’을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도 결코 나쁘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