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워낙 종류가 많고 다양해 막상 선택의 순간이 오면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어떤 펀드가 좋은 펀드인지 알아볼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를 알고 있으면 펀드를 고를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펀드 선택에 앞서 참고할 만한 대표적인 지표들을 소개한다.

수익률·명성 의존 하지 말고

위험관련 지표 고려해 선택해야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최근 2년간 혹독한 손실을 경험한 펀드 투자자들은 최근에야 펀드 투자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고 있다. 달콤한 기대수익률 뒤에 도사리고 있는 손실의 위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확실히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를 선택할 때 운용사나 판매사의 이름이나, 과거 수익률 또는 언론이나 주변의 권유에 의존하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위험과 기대수익은 비례한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채권보다는 위험이 많은 주식의 기대수익이 훨씬 높다. 마찬가지로 같은 주식형 펀드라 하더라도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위험도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비슷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서로 다른 펀드가 있다면 당연히 위험이 적은 펀드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펀드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과거 수익률이나 과거의 명성에 의존하기보다는 이러한 위험 관련 지표를 충분히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위험 관련 지표는 크게 ‘위험지표, 위험조정성과지표, 성과지표’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양한 위험 관련 지표들은 벤치마크, 유형 평균 등과 함께 비교되어 펀드 보고서에 자세히 제공되는데, 특히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유용성이 높은 지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유용한 위험 관련 지표들

먼저 위험지표. 위험지표는 단순히 펀드의 위험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며, ‘표준편차(σ)’, ‘베타(β)’, ‘알 스퀘어(R2)’ 등이 있다.

‘표준편차’는 수익률의 변동성을 의미하는 위험지표다. 일정 기간 동안 펀드의 수익률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측정한 값이다. 표준편차가 클수록 수익이 들쭉날쭉하여 상대적으로 위험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표1]처럼 같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펀드라면 표준편차가 적은 A펀드가 훨씬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으므로 더 좋은 펀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베타’는 민감도로서 시장의 지수 상승률과 펀드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다. 베타가 1보다 크면 시장 수익률의 변화보다 펀드 수익률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 오르면 펀드는 10%를 초과하여 오르고, 마찬가지로 주가가 10% 하락하면 펀드는 10%를 초과하여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증시 상승기에는 베타가 큰 펀드, 하락기에는 베타가 작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음은 위험조정성과지표. 이 지표는 위험지표를 감안해서 펀드의 성과를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샤프 지수(Sharpe ratio)’, ‘트레이너 지수(Traynor ratio)’ 등이 있다.

‘샤프 지수’는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 지표로 표준편차(위험) 1단위당 얼마나 초과수익을 실현하였는지를 나타내는데, 샤프 지수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성과가 우수함을 의미한다.

[표3]에서 수익률은 B펀드가 높지만 위험(표준편차)을 감안한 위험조정성과를 나타내는 샤프 지수를 보면 A펀드가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즉, 수익률만을 높고 보면 B펀드가 우수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하락기에는 더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표준편차)이 조정(반영)된 성과를 바탕으로 펀드를 선택할 경우에는 A펀드가 더 우수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트레이너 지수’는 펀드 수익률의 지수 등락률에 대한 민감도인 베타를 위험의 측정치로 사용한다. 시장 민감도인 베타 1단위당 얼마만큼 더 초과수익을 냈는지를 측정하는 위험조정성과지표다. 역시 베타가 큰 펀드일수록 위험을 감안할 경우 상대적으로 우수한 펀드라 할 수 있다.

‘샤프 지수’나 ‘트레이너 지수’는 평가 기간이 같은 펀드를 대상으로 적용해야 한다. ‘샤프 지수’는 분산투자가 되지 않은 펀드들을 대상으로 할 때 적합하고, ‘트레이너 지수’는 분산투자가 잘 되어 있는 펀드를 대상으로 할 때 유용하다.

끝으로 성과지표. 성과지표는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택이나 매매 타이밍 능력 등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며 ‘젠센의 알파(α)’가 있다.

‘젠센 지수’ 또는 ‘젠센의 알파 지수(Jensen’s Alpha ratio)’ 역시 펀드의 지수 등락률에 대한 민감도인 베타를 위험의 측정치로 사용한다. 이론적인 펀드의 적정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과의 차를 보여주는 지수로, 펀드 매니저가 종목 선정을 얼마나 잘해서 시장 벤치마크보다 초과수익률을 실현하였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젠센 지수’도 클수록 더 좋다. 양(+)의 값은 펀드의 수익이 베타 값이 예견했던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낸 것이고, 음(-)의 값은 펀드의 수익이 베타 값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쁜 수익을 낸 것을 의미한다.

‘정보 지수’도 관심 높아

그 외에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지수로 ‘정보 지수(Information Ratio)’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지표들은 무위험 수익률에 대비한 성과를 측정한다. 이와 달리 ‘정보 지수’는 시장의 상황을 반영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위험 1단위를 감수하는데 보상받는 포트폴리오 초과수익을 측정한다. ‘정보 지수’가 큰 펀드일수록 위험 대비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펀드를 선택하기 전에 알아야 할 대표적인 지표들이 다소 어렵고 딱딱한 내용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위험을 고려하여 펀드를 선택하는 것을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펀드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벤치마크 대비 또는 유형 평균 대비하여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