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AP연합
사진1 AP연합
사진2 EPA연합
사진2 EPA연합
사진3 AFP연합
사진3 AFP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4월 24일(이하 현지시각)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와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5년 만에 다시 한 번 맞붙게 됐다. 우크라이나 사태, 에너지발(發) 물가 폭등, 서민 경제난까지 덮친 상황에서 프랑스 국민은 친세계화 중도주의로 재선을 노리는 ‘엘리트’ 마크롱과 친서민, 친노동자 정책을 내놓은 ‘대선 3수생’ 르펜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4월 10일 프랑스 본토 및 해외 영토 6만7000여 개 투표소에서 치러진 대선 1차 투표 결과, 전진하는공화국(LREM) 후보인 마크롱 대통령이 27.8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르펜 RN 후보가 23.15%의 득표율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결과 발표 직전 파리의 한 대형 전광판에서 두 후보의 출구조사를 예측한 예상 득표율이 나오고 있다(사진1).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득표를 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인다. 

1차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마크롱 대통령은 12일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 뒤 샤토로 달려가 유럽연합(EU), 프랑스,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드는 지지자들 앞에서 “프랑스와 유럽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선택을 해달라”고 연설했다(사진2). 마크롱 대통령은 5년 전 취임 당시 10%를 넘었던 실업률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7.4%로 끌어내리는 성과를 거뒀지만, 2018년 유류세 인상 방침으로 ‘노란 조끼 시위’를, 2019년에는 민간과 공공 부문의 연금 시스템을 통합하는 연금 개혁안으로 대규모 총파업을 겪었다. ‘신선한 개혁가’라는 취임 초기의 이미지가 퇴색하고, 서민과 노동자층의 민심을 잃었다. 

반면 반이민 민족주의를 내세운 르펜 후보는 국내를 돌며 에너지 부가가치세 인하 등 민생과 인플레이션 대처를 공약해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르펜 후보는 지난 2012년 첫 도전에서 득표율 17.9%로 3위였으나 2017년 2위(21.3%)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번에 나온 23.4%의 득표율은 역대 최고다. 총 101개 데파르트망(지역 단위) 중 프랑스 북동부와 남부의 40여 개 지역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앞질렀다. 이곳은 노동자와 서민이 많은 지역이다. 르펜이 4월 12일 노르망디주의 베르농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떠나고 있다(사진3).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