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중국 상하이의 예원 일대 거리. 시 당국은 6월 1일부터 경제·사회를 전면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진 연합뉴스
5월 29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중국 상하이의 예원 일대 거리. 시 당국은 6월 1일부터 경제·사회를 전면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진 연합뉴스


“창장삼각주(상하이와 장쑤성, 저장성 일대)의 건전한 공급망과 산업망 상호 보장 체제를 마련하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지난 4월부터 도시를 봉쇄해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쳐온 중국 상하이시가 6월 1일 0시(한국시각 1일 오전 1시)부터 고위험·중위험 구역 또는 통제·관리통제구역을 제외한 시민들의 주거단지 출입을 제한하지 않고, 모든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경제활동도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구이자, 중국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칭 상하이시 부시장은 5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국내외 물류 수송의 원활한 운용 등 정책 조치를 하고 기업에 대한 방역 및 소독을 위한 보조금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꽉 막혔던 중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줄 8대 분야 총 50개의 경기 부양책도 발표됐다. ‘상하이시의 경제회복과 중흥을 가속화하기 위한 행동 방안’에 따르면 크게 △생산과 조업 재개 △세금 및 임차료 감면 △외국인 투자 장려 △소비진흥 정책 추진 △민생 보장 업무 강화 △비즈니스 환경 개선 등에 대한 경제 부흥책이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선별된 기업들만 업무를 재개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던 심사비준제도(화이트리스트) 폐지다. 자동차, 도소매, 금융, 부동산, 건축업의 조업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고 식당, 문화, 대민 서비스 등 공중밀집 산업 업무도 시작한다.

상하이시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 격인 방산세와 도시 토지사용세 등의 세금도 감면시켜 그동안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커졌던 기업의 부담을 줄인다. 국유 부동산을 빌린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해서는 6개월 동안의 임대료를 면제하며 임차료를 감면해 준 기업의 경우는 감면해 준 임차료 총액의 30%, 최고 300만위안(약 5억8500만원)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밖에 수출세 환급과 해운사의 체선료 감면 및 면제 등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도 포함돼 있다. 상하이 소재 대학의 올해 졸업생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3년 동안 실제로 채용한 인원수에 대해 한 사람당 매년 7800위안(약 152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봉쇄 여파로 피해가 컸던 요식, 소매 판매, 여행, 교통, 문화 오락, 숙박, 컨벤션 산업 분야 기업에는 직원 1인당 600위안(약 11만원)씩, 최대 300만 위안(약 5억8500만원)의 일회성 보조금도 주기로 했다. 수도·전기·가스 요금 3개월 10% 감면, 생활 폐기물 처리비 3개월 면제 등 생활 밀착형 지원책도 내놓았다. 

소비 촉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상하이시는 1994년부터 시행해온 자동차 번호판 발급 제한 규제를 풀기로 했다. 올해 추가 할당된 번호판은 모두 4만 개이며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1만위안(약 195만원)의 보조금도 지원해준다. 상하이시는 이 밖에도 글로벌 기업의 지역 헤드쿼터 및 연구개발센터 유치를 위한 외국인 투자를 장려한다. 

이 밖에 베이징·선전·청두 등의 중국 주요 도시는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 쿠폰을 배포하고 있다. 6월 1일부터 18일까지 중국의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축제’ 기간을 맞아 기업들은 대대적인 세일전을 벌인다.


연결 포인트 1
테슬라 상하이 공장 2교대로
6월엔 정상화 본격화

6월부터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생산이 완전 정상화된다. 최근 상하이 공장의 주간 생산량은 코로나19 봉쇄 이전의 7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5월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상하이 공장 근로자 수가 평소 대비 70% 수준을 회복해 2교대 근무제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 정상화인 3교대 근무의 이전 단계까지 온 것이다. 

지난 3월 상하이시의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3교대로 24시간 풀가동되며 일일 2000대가 넘는 모델3와 모델Y를 생산해왔다. 그러나 3월 말 약 3주간 멈춰서면서 공급망 문제가 겹쳤고 이후 하루 800여 대씩 만드는 데 그쳤다. 테슬라 최대 생산기지인 상하이 공장이 도시 봉쇄 여파로 직격탄을 맞자 테슬라의 지난 4월 중국 내 판매량은 2020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인 1512대에 그쳤다. 지난 3월 6만5814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지난해 테슬라는 전기차 93만6000대 중 절반이 넘는 48만4130대를 이곳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했다. 이 중 약 32만 대는 중국에서 판매됐고 나머지 16만 대는 유럽 등 해외로 수출됐다. 가동 재개 이후 상하이 공장은 근로자들이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접촉 인원을 최소화하고 주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폐쇄루프(Closed loop)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근로자 수가 부족해 교대 없이 근무하다가 최근 2교대 근무가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은 6월 중 3교대로 복귀하며 상하이 공장의 가동이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결 포인트 2
중국 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
경기부양 기대…위안화도 상승 

6월 1일부터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완화 조치에 들어가면서 증시에도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5월 31일 기준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 규모는 138억6500만위안(약 2조703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滬股通)을 통해 78억7100만위안(약 1조5348억원)이 순유입됐고 홍콩을 통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퉁(深股通)을 통해서는 59억9400만위안(약 1조1688억원)이 유입됐다. 

위안화는 이틀 연속으로 가치가 상승(위안화 환율 하락)하고 있다. 같은 날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441위안 내린 6.6607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가 0.66% 상승한 것이다. 이 밖에 중국의 5월 제조업 경기 위축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증시 투자 심리도 자극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으로 전달의 47.4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 PMI도 5월 47.8로 전달의 41.9보다 개선됐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에서 시중의 총유동성을 뜻하는 사회융자총액에서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상태”라며 “이미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30~40% 급락을 통해 연초 이후 미국 긴축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인플레이션, 봉쇄 조치 등 각종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향후 정책 방향성이 밸류에이션 회복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