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6월 15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6월 15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6월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전 세계 주요국 증시가 파랗게 질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급부상하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된 탓이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만516.74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8% 내린 3749.63을 기록했다. 1월 3일 기록한 전고점(4796.56)에서 21% 급락한 것이다. S&P500지수가 종가 기준 약세장(고점 대비 20% 하락)에 진입한 것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은 4.68% 급락한 1만809.23에 장을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30지수는 전날 대비 0.91% 내린 1만3304.39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파리 증시 CAC40지수는 1.2% 하락한 5949.84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은 0.25% 내린 7187.46,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도 0.78% 떨어진 3475.18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등락이 엇갈렸다. 6월 14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57.58포인트(1.32%) 내린 2만6629.86에 장을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빅 스텝(0.5%포인트)’이 아닌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장의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증시는 상승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02% 상승한 3288.91, 선전종합지수는 0.19% 오른 2089.11을 기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한 뒤 중국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MLF는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 자금 금리다. 다만 인민은행은 6월 15일 공고를 통해 2.85%인 현행 MLF 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막상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이 되자 증시는 반등했다. 미 연준은 6월 14~15일 이틀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기존 0.75~ 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03.70포인트(1.00%) 오른 3만668.5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54.51포인트(1.46%) 상승한 3789.99를, 나스닥지수는 270.81포인트(2.50%) 오른 1만1099.15로 장을 마감했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이 물가 안정 의지를 드러내며 오히려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6월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75bp(1bp=0.01%포인트) 인상은 이례적으로 큰 것이며, 이런 규모 움직임은 흔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았고,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 또는 75bp (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7월 FOMC 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연결 포인트 1
WB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상당”
짙어진 경기 침체 공포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초강도 긴축 정책이 맞물리며 전 세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지속적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 12일 38개 회원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8년 9월(9.3%)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다. 또 6월 10일 발표된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8.6% 상승해 1981년 12월 이후 약 41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는 향후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3.3%를 기록했다.

더불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악화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6월 7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4.1%)보다 크게 낮춘 2.9%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현재 상황이 1970년대 말 ‘오일 쇼크’로 인플레이션이 닥친 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해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던 때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국 봉쇄, 공급망 차질,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성장을 내리치고 있다”며 “많은 나라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간의 평균을 넘는 인플레이션과 평균을 밑도는 성장률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고 했다.

OECD도 6월 8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예측한 2022년 세계 경제 성장률(4.5%)보다 1.5%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OECD는 “세계 각국 경제는 급격히 둔화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유사한 속도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했다.

상당수 경제학자도 경기 침체를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월 6∼9일 미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과 경제학자 49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70%가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답했다. 침체 시기는 응답자의 38%가 내년 상반기, 30%는 내년 하반기, 2%는 올해 안에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결 포인트 2
얼어붙은 국내 증시와 코인 시장

미국 금리 인상 공포에 국내 증시와 코인 시장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FOMC를 하루 앞둔 6월 15일 국내 증시는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이 FOMC 결과를 관망하면서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45.59포인트(1.83%) 내린 2447.38에 마감, 전날(2492.97)에 이어 종가 기준 연저점을 새로 썼다. 종가 기준 코스피 기수가 2440대로 하락한 것은 2020년 11월 9일(2447.20)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4.17포인트(2.93%) 하락한 799.41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2020년 10월 30일(796.21)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와 관련,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월 FOMC를 앞두고 0.75%포인트 인상 확률이 시카고상품거래소 패드워치 기준 97.3%까지 급등하면서 경계 심리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코인 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54분 기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6.92% 내린 2721만30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9.04% 하락한 2만818달러(약 27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암호화폐 투자 기업 갤럭시디지털홀딩스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6월 13일 열린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지금은 투자에 대한 낙관적 시선을 거두고 좀 더 보수적인 접근을 할 때”라며 “경기가 더 추락할 수도 있어 아직 많은 자본을 투자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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