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아이라 칼리시  딜로이트 투쉬 토머츠  리미티드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아이라 칼리시 딜로이트 투쉬 토머츠 리미티드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그동안 많은 고객이 “다음 경기침체가 언제 발생할 것이냐” “얼마나 심각할 것이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응당한 질문이다. 하지만 “경기침체기 이후 미국 경제가 어떠한 양상으로 회복될 것이냐”고 물어본 고객은 단 한 명뿐이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경기침체는 1년을 넘긴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침체가 오더라도 곧 경제 회복 시기가 도래해 기업들에 기회와 과제를 함께 안겨줄 것이다. 어떤 기회가 있을까? 

우선 경기침체 시기에 싼값으로 자산을 확보한 후 경제 회복과 함께 수요가 반등하면 재빨리 역량을 확대해 이에 대응할 수 있다. 현금이 두둑한 기업은 경기침체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고 경제 회복 시기를 위한 계획을 짠다. 한편 기업들은 경기침체 시작부터 이후까지 노동력과 자본을 어떻게 적절히 조합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음 경제 회복기에는 어떠한 기회와 과제가 등장하게 될까.

첫째, 향후 1~2년 내 경기침체가 발생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가볍게 지나갈 것이다. 지금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14년 전 같은 금융 시스템상 중대한 리스크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재정 상태가 건전하고 고용 시장도 타이트하다. 다만 경기침체 기간 고용이 급감하지 않는다면 경제 회복이 시작된 후 고용이 급반등할 가능성도 제한된다. 따라서 경제 회복 또한 강력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지난 2년간 노동력 부족 사태를 야기한 요인들(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 이민 제한)이 빠르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수요가 반등해도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노동 절약(labor-saving) 또는 노동력 증강(labor-augmenting) 기술 등 생산성 증대를 위한 투자에 나설 것이다. 따라서 경기침체 후 10년간 장기적 경제 성장세는 예상보다 강력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여건이 동일하다는 전제 아래 생산성 향상 속도가 가팔라지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든다.

셋째, 고(高)인플레이션이 영구적 추세가 됐다는 공포는 근거가 없다. △국제 유가 안정화 또는 하락 △공급망 효율성 개선 △재화에 대한 소비 수요 감소 △임금 상승 압력 완화 등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여럿 있다. 또한 생산성 향상이 가속화되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따라서 현재 가장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는 향후 2년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경기침체 징후를 찾아보기 어렵다. 딜로이트 미국 경제 예측 책임자인 대니얼 바크먼(Daniel Bachman)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美 경기침체 시작되지 않았다

거의 모든 경제 부문에서 경제 활동이 감소했을 때 경기침체라 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미국은 아직 경기침체가 아니다. 경제학자들이 경기침체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삼(Claudia Sahm)이 고안한 ‘삼의 법칙(Sahm Rule)’이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이 지난 12개월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기침체가 시작된 것으로 간주한다. 현재 실업률은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삼의 법칙에 따르면 아직 경기침체가 아니다. 또한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역성장만으로는 미국 공식 경기침체의 척도가 될 수 없다.


연준 행보 경기침체 유발 가능성 없어

연준의 긴축 행보 시작 후 경기침체가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36개월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1차 원인은 통화 정책이 아니다. 전후에 발생한 경기침체는 대부분 ‘쇼크(코로나19 또는 1973년 오일쇼크)’나 ‘금융위기’가 초래했다. 금융위기발 경기침체는 단기 금리 상승으로 촉발될 수 있다. 단기 금리가 상승하면 금융 시장에 숨겨진 위험 요소가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2007~2009년 주택 시장 붕괴, 2001년 닷컴 거품 붕괴, 1990년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사태가 촉발한 경기침체가 대표적 사례다. 현재 숨겨진 위험 요소가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근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들이 스트레스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등, 그러한 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


경기침체 유발하려면 금리를 얼마나 올려야 하나

연준 정책만으로 경기침체가 발생한 가장 최근 사례는 1980~82년의 ‘이중 경기침체(twin downturn)’다. 1980년 상반기 경기침체가 한창이던 당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가 17%를 넘었고, 1980년 말과 1981년 초 다시 19%까지 인상됐다. 

이로 인해 1981~82년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이 시기 물가를 감안한 실질 FFR은 수년간 5%를 웃돌았으며, 1981년에는 9%에 육박했다. 반면 지금은 연준이 아무리 과격한 행보에 나서더라도 명목 FFR이 2023년 말까지 5%를 넘기 힘들어 보인다. 물가 상승률이 2%로 낮아지면, 실질 FFR은 약 3%가 된다. 최근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1982년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과거보다 약해

금리가 오르면 주택 및 비(非)주택 투자에 변동성이 발생해 경제 전반이 영향을 받는다. 설비 및 지식재산 등 단기 투자보다 건물 등 장기 투자가 금리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재 주택 및 비주택 포함 건물 투자액이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7%로 1979년의 약 10%보다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금리 변화에 민감한 투자 부문이 변동성을 보인다고 해도 과거처럼 GDP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소비 지출이 재화에서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금리 향방과 상관없이 소비 내구재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하겠지만,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해도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낙관적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 미국 강력한 고용, 경기 하락 징후 찾기 어려워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가운데 고용 시장이 강력한 양상을 지속했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8.5%로 6월의 9.1%에서 하락했고, 월간으로는 상승을 멈췄다. 또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52만8000개 증가해, 월가 전망치의 두 배에 달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3.5%로 196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 활동의 월간 척도로 간주되는 비국방 자본재 출하는 5월에 증가한 후 6월에 항공기 출하가 줄면서 감소했지만, 변동성이 큰 항공기를 제외하면 증가세를 유지했다. 자동차 판매는 계속 공급망 혼란의 여파에 재고도 거의 바닥이 나고 있어, 향후 수개월간 대리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물가 때문에 소매 판매 지표도 증가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긍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4월 180만 건에서 6월 들어 160만 건으로 감소했다. 신규 주택 착공 선행 지표인 건축 허가 건수도 감소 추세다. 비주택 착공 건수도 5~6월 줄었다. 하지만 건설업 경기는 장기적으로 사무실과 상업용 공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 때문에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시작 때부터 저조한 양상을 보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라 칼리시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