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AP연합
사진1 AP연합
사진2 AP연합
사진2 AP연합
사진3 블룸버그
사진3 블룸버그

중남미에서 ‘좌파 대부(代父)’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이하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퇴임 12년 만에 브라질 사상 첫 3선(選) 대통령으로 복귀한다.

10월 30일(이하 현지시각)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룰라(노동자당)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자유당) 현 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 그는 2023년 1월 1일 3선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대통령직에 첫 취임하고, 재선에 성공해 2011년까지 8년간 연임한 바 있다. 농촌 출신으로, 금속 노동자로 노동 운동을 하며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대통령 퇴임 후 2016년 돈세탁 등 재임 시절 부패 혐의로 구속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으로부터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으며 정계 복귀에 나섰다. 10월 초 치러진 브라질 1차 대선 투표 결과 전·현직 대통령 간 대결로 이어진 이번 대선 결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유효투표 가운데 과반인 50.9%를 득표했지만,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득표율 차이는 1.8%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1989년 브라질에서 대선 직선제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소 득표율 차다. 이날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대로는 룰라 전 대통령의 당선을 기뻐하는 지지자들로 가득 차 북새통을 이뤘다(사진2). 룰라 전 대통령은 당선 연설을 통해 “나는 나에게 투표한 이들뿐 아니라 2억1500만 명 브라질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할 것”이라며 “브라질은 두 개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국민이며, 하나의 위대한 국가”라고 밝혔다(사진1).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1월 1일 대통령 관저에서 2분간의 짧은 연설을 통해 “헌정질서를 계속 준수하겠다”며 “권력이양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선 패배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사진3).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중남미 주요 6개국(멕시코·아르헨티나·페루·칠레·콜롬비아·브라질)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