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엔스 오사카 본사 사옥. 사진 키엔스
키엔스 오사카 본사 사옥. 사진 키엔스
최인한시사일본연구소 소장 전 일본 유통과학대객원교수, 전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최인한시사일본연구소 소장 전 일본 유통과학대객원교수, 전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183만엔(약 2억738만원)으로 일본 제조업 상장사 1위’ ‘신상품 70%가 업계 최초 또는 세계 최초’ ‘9년째 영업이익률 50%가 넘는 고수익 사업 구조’, 일본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 키엔스(KEYENCE)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다. 올 들어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사상 최고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1974년 설립 이후 공장 자동화(FA)에 들어가는 센서와 계측기 등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일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하지 않는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어서 외부에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재계 모임이나 업종별 기업 단체에서도 키엔스 사장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베일에 싸인 기업 키엔스는 어떤 회사일까.


평균 연봉 2183만엔, 상장사 제조 업계 1위

키엔스는 연봉에서 일본 전체 2위, 제조 업계 1위 업체다. 1위는 ‘M&A캐피털파트너스(연봉 2688만엔·약 2억5536만원)’로, 인수합병(M&A) 전문 업체다. 하지만 직원이 150명 정도여서 키엔스(2600명)와는 비교 대상 기업이 아니다. 상위 5위권에 들어간 대기업으로 좁혀도 키엔스의 고임금은 일본에선 아주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재벌 기업인 이토추상사(1580만엔·약 1억5010만원)와 미쓰비시상사(1559만엔·약 1억4810만원)가 4, 5위를 차지했다(경제 주간지 ‘다이아몬드’ 2022년 조사 기준).

키엔스는 실적 연동형 급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매달 보너스를 주며, 정기적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영업이익이 증가하면 임금이 그만큼 증가하도록 연동되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고임금에 대해 “이익을 사원들에게 환원해 주인 의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실적과 직원 급여를 연동시켜 성취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키엔스의 고임금은 높은 생산성(1인당 매출)에 기인한다. 사원이 늘어나도 생산성이 계속 높아지는 덕분에 높은 임금을 유지하고 있다. 직원 수가 2019년 2388명에서 2020년 2511명, 지난해 2607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1인당 매출은 지난해 8427만엔(약 8억56만원)까지 올라가 10년 전 5828만엔(약 5억5366만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키엔스는 공장 자동화(FA) 분야의 핵심 장비인 센서와 측정기, 비즈니스 정보 분석 장비, 화상 처리 기기 등을 제조한다. 사진 키엔스
키엔스는 공장 자동화(FA) 분야의 핵심 장비인 센서와 측정기, 비즈니스 정보 분석 장비, 화상 처리 기기 등을 제조한다. 사진 키엔스

‘3차원 측정기’ 판매 급증…최고 실적 경신

키엔스는 공장 자동화와 스마트 팩토리 전문 기업이다. 코로나19 확산과 디지털화로 세계 각국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공장 자동화 분야의 핵심 장비인 센서와 측정기, 비즈니스 정보 분석 장비, 화상 처리 기기, 전자 현미경 등을 제조한다. 산업용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제품 검사 등 특정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머신 비전 시스템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2022회계연도 중간 결산(4~9월)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4440억엔(약 4조2180억원), 영업이익은 22.3% 늘어난 2414억엔(약 2조2933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7.4% 증가한 1806억엔(약 1조7157억원)에 달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창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영업이익률 50% 이상을 기록한 키엔스는 올해도 이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은 10년 전과 비교해 3.8배, 영업이익은 4.6배 급증했다.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 신뢰도도 높아 11월 현재 시가 총액에서 소니그룹과 3위 자리를 다툰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 증가로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엔화 약세로 실적이 좋아진 게 호실적의 기본 배경이다. 올해는 대형 제품의 크기를 측정하는 ‘3차원 측정기’ 판매가 급증, 수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카타 유(中田有) 키엔스 사장은 실적 전망과 관련, “제조업을 중심으로 인재 확보가 어려워져 국내외에서 공장 자동화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2022회계연도에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엔화 약세에 대해 “단기적 관점에서 회사 수익에 긍정적”이라면서도 “길게 보면 달러 강세가 세계 경기를 냉각시키지 않을지 우려도 된다”고 지적했다.


세계 시장 대상, 직접 판매의 강력한 영업력

키엔스가 일본 최고 연봉을 주면서도 영업이익률 50%를 지키는 고수익 구조 비결은 무엇일까. 사원 수가 급증해도 9년째 영업이익률 50%를 넘긴 것은 그만큼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새로 생산하는 제품의 70% 정도가 업계 최초 또는 세계 최초일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판매가가 높아도 팔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키엔스는 자체 생산 공장을 두지 않고, 위탁 생산을 하고 있다. 대부분 제품은 외부 공장에서 생산한다. 생산 공장이 없기 때문에 고정 비용이 들지 않고, 유연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대신 제품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위탁 공장의 경우 키엔스 제품만을 생산하도록 하고 있다.

강력한 영업 조직도 고수익을 내는 기본 요인이다.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판매 자회사를 통해 자사 영업사원이 직접 제품을 판매한다. 전 세계 46개국, 230여 개 거점에 글로벌 영업 체계를 구축해 현지 기업과 직접 거래하고 있다. 중간 유통 마진이 없어 그만큼 높은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 이 회사는 창립 초기부터 대리점을 두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 측은 경쟁력 원천인 영업사원 채용과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채로 입사한 영업사원들은 일정 기간 생산 공장 현장에서 근무해 제품 특성과 강점을 아주 잘 안다. 이들은 단순한 영업사원을 넘어서 거래처의 컨설턴트 수준의 역할을 담당한다. 거래하는 기업의 잠재 수요를 파악해 본사에 신제품 개발을 제안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장 자동화와 로봇화가 확산하는 추세여서 키엔스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나카타 유 사장은 최근 중간 결산 설명회에서 장기 전략과 관련, “현재 53%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더 높이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새로운 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고 밝혔다.


plus point

나카타 유 키엔스 사장의 경영 메시지
“경영 목표는 부가 가치 창조
직접 판매 강화로 매출 극대화”

나카타 유 키엔스 사장. 사진 키엔스
나카타 유 키엔스 사장. 사진 키엔스

나카타 유 키엔스 사장은 최우선 경영 목표로 본업의 부가 가치 창조를 항상 강조한다. 다음은 나카타 사장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중장기 경영 전략.

“1974년 창립 이후 키엔스는 부가 가치 창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신상품의 70%가 업계 최초, 세계 최초라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세계 각국에서 우리 제품을 쓰는 덕분에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높은 평가도 받고 있다.

회사 경영에서 ‘아주 당연한 것을 반드시 실천하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 이런 기본 방침 위에 항상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다 보면, 그 수단이 목적이 되고 아주 당연한 것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무엇에 도움 되는가’를 늘 생각하고, 본래 목적을 잊지 않도록 항상 다짐한다.

우리 회사의 최우선 과제는 부가 가치가 높은 제품을 계속해서 창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조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미처 알지 못했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가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과제는 해외 판매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다. 현재 해외 매출이 시장 잠재력에 비해 낮다고 판단한다. 성장 여력이 큰 해외 시장에서 키엔스의 비즈니스 모델인 ‘직접 판매 체제’를 더욱 철저하게 구축하면, 매출을 더 늘릴 수 있다. 앞으로 사원 개개인이 창출한 부가 가치가 사회에 도움 되도록 전 사원과 힘을 합쳐 일할 것이다.”

최인한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