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근 코로나19로 사망한 시무라 켄, 조 디피, 앨런 메릴, 마크 블럼. 사진 연합뉴스, 조 디피 인스타그램, 로라 메릴 페이스북, 미국 배우·방송인 조합 트위터
왼쪽부터 최근 코로나19로 사망한 시무라 켄, 조 디피, 앨런 메릴, 마크 블럼. 사진 연합뉴스, 조 디피 인스타그램, 로라 메릴 페이스북, 미국 배우·방송인 조합 트위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위축되기는커녕 날로 강해지면서 해외 유명인의 사망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인기 가수와 배우는 물론 일본 코미디계의 대부도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세상을 떠났다. 대중 스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코로나19의 비교적 낮은 치사율에 안도하던 대중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교도통신·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국민 코미디언’ 시무라 켄(70)이 3월 29일 오후 11시 10분쯤 도쿄 시내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시무라는 중증 폐렴 증세로 3월 20일 입원해 치료받았으나 9일 만에 눈을 감았다. 시무라의 소속사는 그가 사망하기 나흘 전인 25일에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도쿄 출신인 시무라는 1974년부터 코미디 밴드 ‘더 드리프터스’의 멤버로 활약하며 TV·영화·공연장을 넘나들었다. 한국인에게는 영화 ‘철도원’에 나온 배우로 익숙하다.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 TBS의 인기 프로그램 ‘비교하는 비교 여행’ 진행자로도 이름을 날렸는데, 2011년에는 KBS ‘개그콘서트’의 ‘달인’ 팀을 프로그램에 초청했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되지 않았다면 시무라는 오는 7월 성화 주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국민 코미디언의 별세 소식을 접한 일본 열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 다르빗슈 유를 비롯해 엑스 재팬 멤버 요시키,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 가수 와다 아키코 등도 시무라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같은 날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는 인기 컨트리 가수 조 디피(61)가 유명을 달리해 수많은 팬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3월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공개한 후 불과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 1990년대 미국 컨트리 음악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인 디피는 ‘이프 더 데빌 댄스드(1991)’ ‘서드 록 프롬 더 선(1994)’ ‘픽업 맨(1994)’ ‘비거 댄 더 비틀스(1995)’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1998년에는 ‘세임 올드 트레인’으로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컨트리 컬래버레이션 보컬’상을 받기도 했다. 디피의 부인인 타라 디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는 팬과 친구, 가족을 사랑하며 진정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며 “부디 조 디피의 음악을 계속 들어달라”고 적었다.

3월 29일의 슬픔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노래 ‘아이 러브 록 앤 롤’의 원작자인 미국 가수 앨런 메릴(67)도 이날 세상을 떠났다. 메릴의 사망 소식은 그의 딸 로라 메릴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전해졌다. 로라는 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며 “사람들이 죽어간다. 당신과 다른 사람을 위해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3월 26일에는 인기 드라마 ‘로 앤 오더’에 출연한 미국 배우 마크 블럼(70)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은 바 있다. 블럼은 ‘크로커다일 던디(1986)’ ‘하우 히 펠 인 러브(2015)’ 등의 영화에도 나왔다. 1985년 영화 ‘마돈나의 수잔을 찾아서’에 블럼과 함께 출연했던 가수 마돈나는 그를 추모하며 “이 바이러스가 농담이 아니라는 걸 상기시킨다. 격리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월 1일 열린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월 1일 열린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연결 포인트 1
시무라 죽음에 들끓는 일본 여론

국민 코미디언 시무라 켄을 잃은 일본에서는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늦깎이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시무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는 “아베 신조 총리의 무책임이 시무라를 죽였다”는 식의 자극적인 글이 연거푸 올라왔다.

일본은 이웃 중국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질 때도 검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과도한 검사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열이 나흘 동안 지속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병원을 찾지 말라고 권고했다. 또 코로나19 검사도 의사의 요청이 있을 때만 실시하도록 통제했다.

이런 소극적인 대응이 시무라의 죽음을 계기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부랴부랴 확산 방지에 나선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중국·미국·유럽·동남아 등의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입국 거부 대책을 세웠다. 70개 이상의 국가·지역이 일본의 입국 거부 대상에 올랐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재택근무와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미국 배우 잭 블랙은 수영복 차림으로 춤추는 영상을 SNS에 공개했다. 사진 잭 블랙 인스타그램
미국 배우 잭 블랙은 수영복 차림으로 춤추는 영상을 SNS에 공개했다. 사진 잭 블랙 인스타그램

연결 포인트 2
격리 생활 공유하는 스타들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자발적 격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세계적으로 커지는 추세다.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유명인들도 SNS 등을 통해 ‘집에 머물러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에 출연한 미국 배우 톰 홀랜드는 SNS로 자가 격리 일상을 전하며 팔굽혀펴기를 선보였다. 실내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자는 ‘푸시업 챌린지’에 동참한 것이다.

배우 잭 블랙은 수영복 차림으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영상을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포츠 선수도 격리 일상을 공유하며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했다.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는 자택 침실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축구공처럼 발로 다루는 시범을 보였다. 이는 ‘20초 동안 손을 씻으라’는 의미에서 휴지를 20초 동안 떨어트리지 않고 리프팅하는 캠페인이다. 메시를 비롯해 마커스 래시포드, 존 테리 등 전·현직 축구 선수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인도 정부의 봉쇄 조치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귀향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AP연합
인도 정부의 봉쇄 조치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귀향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3
여전한 코로나19 확산세

많은 사람의 노력에도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 특히 최근에는 20억 인구가 사는 남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무섭게 불어나고 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13억 명)는 3월 25일 국가 봉쇄령을 발동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급증하는 확진자를 지켜보고 있다. 미국·이탈리아·스페인·러시아·이란 등에서도 연일 환자가 쏟아져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력한 봉쇄 정책을 내놓는 국가가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4월 3일까지 예정했던 봉쇄 조치를 열흘가량 연장했고, 네팔은 봉쇄 해제 시점을 일주일 늦췄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우간다·콩고민주공화국·나이지리아 등 수십 개국이 이동 통제에 나섰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국가 간 장벽의 장기화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량난 우려도 그중 하나다. 현재 인도·태국·베트남·캄보디아 등 주요 쌀 생산국이 쌀 수출을 중단했다. 홍콩 등에서는 쌀 사재기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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