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사진 EPA연합
사진1. 사진 EPA연합
사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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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의 악재로 국민 분노가 극에 달했던 레바논이 8월 4일(이하 현지시각)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 참사(사진1)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폭발 사고의 원인은 베이루트 항구의 한 창고에 장기간 보관돼 있던 질산암모늄이다. 그 양이 무려 2750t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레바논 정부는 인화성 물질을 아무렇게나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8월 11일까지 170명 이상이 사망하고 6000여 명이 다쳤다. 성난 민심은 남성과 여성은 물론 노인과 어린이까지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했다. 베이루트 곳곳에서는 연일 거친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사진2). 이런 가운데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7월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국민 분노는 더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결국 디아브 총리는 8월 10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참사의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한다고 발표했다(사진3). 그러나 레바논의 어수선한 정국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차기 내각 구성을 위한 의회 협상부터 난항이 예상되는데다 민심도 새 내각이 아닌 완전한 정권 교체를 원하고 있어서다. 쑥대밭이 된 베이루트 항구가 레바논 곡물 수입의 85%를 담당해왔다는 점도 문제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조만간 레바논에서 빵이 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밀가루 5만t 지원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