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이 세계 자동차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인가.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나는 중국이 자동차 수출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생산 능력이 세계시장에 공급 과잉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다.

 중국은 2005년 10월까지의 자동차 수출량이 자동차를 생산한 이후 처음으로 수입량을 초과,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이 수출한 자동차는 13만500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33.6%나 증가했다. 수입은 12만8000대로 1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 수출국’을 향한 중국의 노력은 전방위적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 자동차 브랜드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시장 개척, 대출, 보험, 기술개발, 정보 서비스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2005년 7월에는 완성차 및 부품 수출기지 10여곳을 지정했다. 웨이젠궈(魏建國) 상무부 부부장이 12월7일 지리(吉利)그룹의 자동차공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중국은 완벽한 자동차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해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었다”고 스스로 평가할 정도이다. 여기에다 자동차 수출기업(부품업체 포함)도 100여개를 선정해 금융과 세제 등에서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외국 완성차업체들과 부품업체들도 중국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자동차산업 인프라가 크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고질적인 약점이던 핵심 부품과 고품질 자동차 강판 생산 능력의 부족, 숙련된 노동력 부족, 품질에 대한 신뢰 결여 등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외국 자동차업체를 인수합병(M&A)하면서 선진 기술과 품질을 속성으로 따라잡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도면과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된다는 논란의 배경은 중국 자동차산업의 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고민도 적지 않다. 주력 수출 차종은 트럭 등 상용차 위주이고,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6.3%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수출 차의 평균 단가는 8336달러인 데 비해, 수입차는 3만달러로 금액상으로는 여전히 역조다. 수출하는 지역도 시리아, 알제리, 베트남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 머물러 있다. 중국 자동차에 대한 세계시장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가 말레이시아에 CKD(부품조립생산) 방식으로 수출하려던 승용차가 말레이시아정부의 자국 자동차 보호정책에 묶여 공장 가동이 불투명해졌다. 러시아도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시장을 뚫기에는 아직까지 품질과 기술 장벽이 너무 높은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국내의 자동차 생산은 이미 과잉 상태로 접어들었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은 1993년 22만대에서 지난해에는 234만대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증가 추세 때문에 중국은 이르면 2007년 독일을 따라잡고,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미국 IBM기업가치연구소와 미시간대 교통연구소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그러나 마카이(馬凱)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장은 “현재 건설하고 있는 자동차공장의 생산 규모가 220만대이고, 설립 계획 단계인 800만대 생산 규모의 설비까지 감안하면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 급증이 세계적인 공급 과잉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