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사진 AP연합
사진1. 사진 AP연합
사진2. 사진 EPA연합
사진2. 사진 EPA연합
사진3. 사진 EPA연합
사진3. 사진 EPA연합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거리 뱃길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막힌 지 7일 만에 뚫렸다(사진1). 배 한 척이 글로벌 물류망을 흔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3월 29일(이하 현지시각)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예인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완전 부양에 성공했다. 수에즈 운하도 양방향 통행을 재개했다. 대만 에버기븐호는 길이 400m, 너비 59m에 무게는 22만4000t에 달한다. 최대 2만 개에 이르는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으며, 운항 당시에는 1만830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있었다. 애초 초속 50m 이상의 돌풍 때문에 좌초된 것(사진2)으로 분석됐지만, 수에즈 운하관리청(SCA)은 “기술 또는 사람으로 인한 오류가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혀, 정확한 좌초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에버기븐호 부양 작업은 쉽지 않았다. 뱃머리가 박힌 제방의 흙과 모래 2만7000t을 파낸 뒤 평형수 9000t을 빼 무게를 줄였다. 3월 27일과 28일에는 만조 시각에 맞춰 14척의 예인선을 동원해 선체를 이동하는 데 성공했고, 29일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성공적으로 배가 떠올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사진3).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교역량의 약 12%를 담당한다. 원유 100만 배럴, 전체 액화천연가스의 약 8%가 매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 라비 SCA 청장은 이번 사고로 “이집트가 하루 1500만달러(약 170억원)의 손실을 본다”고 전하기도 했다.

운하는 뚫렸지만, 정체 해소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수에즈 운하 정체 현상이 해소되려면 나흘은 더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보상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마하브 마미시 이집트 대통령 항만개발·수에즈운하 담당 보좌관은 “이번 사고의 책임은 에버기븐호의 선장에게 있다”고 말했다.